목어와 목탁 이야기

인문학과스토리텔링 2017.12.16 12:20 Posted by 文 寸 문촌

불가에는 공부하다 죽어라라는 말도 있다. 그만치 수행에 용맹 정진할 것을 가르친다. 그런데 옛날에 한 젊은 스님은 출가하여 수행을 열심히 하지 않고 틈만 나면 햇살 좋은 곳에서 졸았다. 스승의 야단과 질타에도 게을러 낮잠을 일삼다가 불행하게도 그만 일찍 병이 들어 죽었다. 그는 죽은 뒤에 이 세상에서 지은 업장으로 물고기로 환생하였다. 그러나 괴이하게도 물고기 등짝에 한그루의 나무가 자라고 있었다. 풍랑이 칠 때마다 나무가 흔들려 등의 살이 찢어지고 피를 흘리는 심한 고통을 늘 겪었다. 몇 년을 그렇게 지내면서 참회와 눈물로 세월을 보내고 있었는데 마침 스승이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가고 있었다. 물고기는 스승 앞에 가서 눈물을 흘리며 살려달라고 애원하였다. 스승은 이를 가엾게 여겨서 수륙재(水陸齊)를 베풀고 물고기를 해탈하게 하였다. 이때 물고기 등짝에서 자란 나무를 베어다가 목어로 만들어서 많은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주기 위해 절에 걸어두었다는 전설이 전해져 온다.

절에 가면 법당 근처에 범종각을 두고 그 안에 불전사물이라 하여 범종, 법고, 운판, 목어를 매달아 놓는다. 예불을 드리기 전에 불전사물을 울려 의식을 알리며 동시에 지옥 중생과 물짐승, 들짐승, 날짐승의 제도한다. 템플스테이 기회가 있다면 꼭 새벽예불 때 범종각에 불전사물 울리는 소리를 들으며 기도해보길 권한다. 가슴 벅찬 경건함과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인제, 만해마을에서의 목어

하루 일하지 않으면 하루 먹지 않는다(一日不作 一日不食)고 말씀하시며, 선불교의 규범을 정한 백장스님의 청규(淸規)에 따르면, 물고기는 잠을 잘 때도 눈을 감지 않으므로 수행하는 사람은 밤낮으로 쉬지 말고 열심히 정진하라는 뜻으로 목어를 만들었다한다. 목어를 울리면 물속에 사는 모든 중생들과 수중 고혼(孤魂)들이 제도된다고 한다. 목어의 형태도 처음에는 단순한 물고기 형태에서 차츰 머리가 용을 닮은 형상으로 변하여 지금은 입에 여의주를 문 형태를 취한 것도 있다. 또한 목어의 형태가 둥근 것으로 변해 경()을 읽을 때 박자를 맞추는 데 사용되었는데 이것이 목탁(木鐸)이다. 수행하고 중생을 제도하는 스님들이 지니고 다니는 가장 대표적인 불구(佛具)이다.


목어를 닮은 목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