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땅에 평화가 있기를 기원합니다. ~ 평화를 만들어가는 음악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화해, 음악이 만들어낸 기적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오랜 역사 속에서 서로 반목하는 사이다. 두 민족 사이에는 감정의 골이 깊이 패여 있어서 서로 한 자리에 앉는다는 것은 감히 생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이스라엘 출신의 세계적인 명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과 팔레스타인 출신인 석학 에드워드 사이드는 민족적인 원한으로 인해 뜻을 같이 할 수 없는 입장이었다. 그럼에도 두 사람은 오랜 우정을 이어가고 있었고, 양국의 평화를 위한 큰 그림을 그려나갔으니 바로 <다니엘 바렌보임과 서동시집 오케스트라>가 그것이다.


1999년에 시작한 '서동시집 오케스트라(The West-Eastern Divan Orchestra)'는 바렌보임에게 '평화의 지휘자'라는 별칭을 안겨 주었다. 이 오케스트라는 서로 반목하는 사이인 이스라엘과 시리아, 레바논 및 팔레스타인 등 중동 출신 젊은이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남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다. 2011년 광복절에는 임진각에서 평화 콘서트를 열어 분단국가인 한반도에 화합과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하였다.

마음의 장벽을 뛰어넘은 아름다운 하모니
오케스트라의 이름인 '서동시집'은 괴테의 시에서 따왔다. 동양과 서양이 균형 잡힌 시각으로 서로를 바라보고 교류해야 한다고 괴테는 서동시집에서 말했다. 바렌보임 역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서로를 편견 없이 바라보고 교류해야 한다고 보았다.
서로 불구대천의 원수인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출신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함께 앉아 하나의 소리를 내기 위해 서로에게 귀를 기울이고 눈을 맞추는 순간을 카메라는 포착한다. 그것은 국적, 종교, 문화, 생각이 다른 젊은이들이 아름다운 하모니를 완성해가며 서로에 대해 가지고 있었던 왜곡된 이미지를 벗고 진짜를 발견해가는 과정이기도 하였다. (중략)
이 영화는 음악을 통해 서로 다른 생각과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이 이해하고 화해(knowledge is beginning)하며 끝내는 자신뿐만 아니라 세상을 변화시킨다는 것을 보여준다. '음악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는 없겠지만 화해의 시작이 될 수는 있다'고 바렌보임은 말했다. 음악이 서로를 이해하고 화해시킬 수 있는 수단이라는 바렌보임의 이 믿음은 단원들에게도 전해져 그들을 바꾸어 놓았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음악가에게 발탁되어 배울 수 있다는 생각으로 워크숍에 참여한 연주자들은 점차 이 수업이 음악 이상의 의미가 있음을 알게 된다. 그들은 자신이 점점 변하고 있음을 느낀다. 그리고 즐거운 마음으로 그 변화를 받아들인다.

이해와 화해(knowledge is beginning) 
"팔레스타인 사람은 모두 배관공이거나 정비공인 줄 알았"던 이스라엘 연주자와 "이스라엘 사람들은 인간으로도 안 보였다"는 팔레스타인 연주자가 한 자리에 모여 연주를 한다. 그들이 서로 부딪혔을 건 안 봐도 뻔하다. 그들은 음악으로 증오의 장벽을 부술 수 있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가 못했다. 민감한 정치 문제가 나올 때면 카메라 앞에서 '스톱'을 외치기 바쁘다. 그런 그들이 분쟁지역인 팔레스타인의 수도 '라말라'에서 공연을 한다. 이스라엘 출신 단원들에게는 엄청난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지만 그들은 용기를 내어 적지인 라말라로 가서 공연을 함께 했고, 이를 본 팔레스타인의 한 소녀는 '이스라엘에서 온 것들 중 군대와 탱크가 아닌 것은 최초였다'고 말했다고 한다.

발췌> 오마이스타, 다큐영화 <다니엘 바렌보임과 서동시집 오케스트라>를 보고, 이승숙. 17.0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