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으로 지켜오는 대오서점

그냥쌤의 픽토리텔링 2018.10.20 22:47 Posted by 文 寸 문촌
곳곳에 책방이 사라지고 있는데,
서촌 골목길에는 허름하지만 소중한 헌 책방이 아직 남아 있다.
대오서점.  '大悟', 크게 깨달음을 얻을 것은 없지만 소중한 깨침을 주기엔 충분하다.

  서촌 총각 조대식은 작은 책방하나 얻어 간판도 이름도 없이 헌 참고서나 고물 장사를 하다가, 원당(경기 고양)의 처자 권오남을 만나 결혼한 다음에 부부의 이름에서 한 글자씩 가져와 '대오'라는 책방 이름을 지었단다. 60여년전의 일이다. 그러고보니 일찌기 양성평등과 부부상화(夫婦相和)의 모습을 보여주신 부부인듯하다. 이제 할아버지는 돌아가시고 할머니만 남아 가게를 청산하려 했지만 간판에 새겨긴 아름다운 사연과 화목으로 일궈온 이 헌 책방을 책이 팔리던 안팔리던 관계없이 그리움으로 열고 계신다.
   지난 일요일. 해가 중천에 뜬 한낮에야 할머니는 출근을 하셔서 가린 천막을 걷고 가게 문을 여셨다. 간판의 '서점' 글씨는 벗겨져 사라져도, '대오' 만큼은 부부의 사랑이 건재함을 보여주고 있다. 이곳에는 시민의 사랑과 관심으로 이제 카페가 만들어지고 작은 전시회나 강연도 열리곤 한단다.

   들어가 보지는 못했지만 안채의 모습은 이러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진을 보았다.
나중에 다시 들러 헌 책 한권을 고르고 차 한잔에 권오남 할머니와 담소라도 나눌 수 있기를 기약해본다.

  서촌 산책길을 마치고 창의문 밖, 부암동 첫머리에는 있는 작은 파스타 카페에서 대오서점의 그림을 보게 되어서 반가웠다. 카페 사장님 부인이 서촌과 부암동 골목 풍경을 그리셨단다. 부인을 위한 갤러리인 셈이다. 이래저래 부부의 사랑으로 포근해진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