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촌 인문학 산책길
통인시장에서 인왕산 골짜기 수성동계곡으로 올라가는 누상동 골목길은 참 정겹다. 작은 가게와 음식점과 카페는 눈과 코와 입을 즐겁게 한다.
박노수 미술관에서 그림을 감상하고 뜰 안에서 담소도 아름다운 추억의 시간을 마련해준다. 골목을 나와 잠시 걸으면 '윤동주하숙집' 현판과 태극기가 새겨진 동판이 붙은  2층 양옥집을 만나게 된다.
이곳에서 윤동주는 연희전문학교 시절 2년 후배 정병욱과 하숙을 하였다.이 하숙집은 당시 조선의 항일작가 김송(金松, 1909-1988)의 집이다. 하숙한 시기는 1941년 5월부터 9월까지 4개월 짧았지만 이곳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수성동 계곡을 자주 찾으며 시상을 떠올리며 시를 지은 윤동주의 체취를 느낄 수 있다. 이 시기에 '십자가', ‘태초의 아침’, ‘못 자는 밤’, ‘바람이 불어’ 등 10편의 시를 썼고, '별헤는 밤', '자화상' 등 그의 대표작도 바로 이 즈음에 배태되었을거다.
연희전문학교 졸업기념으로 19편의 시를 묶어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란 제목으로 시집을 내려했으나 지도교수가 위험하다고 해서 뜻을 이루지 못하고 그의 육필 시 원고를 묶어 후배 정병욱에게 맡겼다. 정병욱은 시골 고향 부모님께 이 시집을 맡겨서 다행히 해방 세상에 내놓게 되었다.
'윤동주 하숙집' 맞은편의 골목안 담장에 풀잎에 물을 주는 소녀그림이 그려져있다.
이 그림을 그린 이의 마음은 참 따뜻할 것이다.
'윤동주 하숙집과 풀잎 소녀'

윤동주 하숙집에서 수성동계곡을 오르는 골목길을 올려다보면 인왕산의 병풍바위ᆞ치마바위가 보인다. 윤동주가 다녔을 그때에는 인왕산 봉우리가 훤하게 다 보였을 것이다. 저기 보이는 전봇대에 서서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려보면 담장에 작은 '풀잎소녀' 그림을 볼 수 있다.

수성동계곡을 오르며 뒤를 돌아 누상동 골목길을 내려본다.

수성동 계곡, 윤동주와 정병욱은 하숙집에서 걸어서 10분이면 올 수 있는 이 계곡을 찾아 아침 운동을 즐기고 세수도 하였다 한다. 그가 걸었던 길을 걷는 것 만으로도 감개무량하다.

윤동주가 육필로 써 묶은 시집 한권을 함께 하숙했던 후배 정병욱에게 증정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