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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윤리+철학 공부방

선현의 말씀으로

by 문촌수기 2019. 5. 31.
고3교실 동양 윤리사상, 마지막 수업이다. 말이 끝이지 아이들에게는 시작도 될 것이다. 성현의 말씀을 전하며 아이들에게 새길 것을 부탁한다. 수능시험 공부보다 일생을 살아가는데 지표가 되고 등대가 되기를 바란다.
그렇게 전하고 보니, 나의 교단생활을 정리하고, 선생님의 길을 마무리하는 듯 하다. 

하나. 기소불욕 물시어인 ㅡ<논어>구
"자기가 바라지 않는 바를 남에게 베풀지 마라." 공자님의 말씀이다. 예수님의 황금률과 다를 바 없다. 이렇게만 살아도 사람답게 산다. 도덕의 기본이요. 생의 최고 법칙이다. 진리는 결국 한 길로 통한다.

둘. 학불염이 교불권 ㅡ<맹자>구
"배우기를 싫어하지 말며, 가르치기를 게을리하지 말라." 공자님은 이렇게 사셨다고 맹자가 기록하였다. 부모가 되고 스승이 되고 지도자가 되려는 이는 모름지기 이래야 한다. 많이 배워야 잘 가르친다.

30여 년 전, 교직 첫 발령받고 고향을 떠나 올 적에 아버지께서 이 글을 써주시면서 선현과 선배 선생님들을 공경하며 많이 배우라고 하셨다. 좌우명으로 삼고 선친의 유훈같이 받들며 이렇게 살고자 했다.

셋. 상구보리 하화중생 ㅡ 보살행
"위로는 진리를 구하고, 아래로는 중생을 교화한다." 공자가 '학불염ᆞ교불권하며 살았다'고 자평했듯이, 열심히 공부하여 진리를 깨치고, 풍성해진 진리를 남에게도 나누어 주자.
부모는 자녀에게, 스승은 제자에게, 보살은 중생에게, 중생은 이웃을 위하여.
머리는 이상을 향하고 손발은 현실에 도움이 되게 하자.

넷. 처무위지사 행불언지교 ㅡ<도덕경>구.
"일 없는 일에 처하고, 말 아니하는 가르침을 행한다." 어떻게하면 함이 없는 무위에 처할 수 있을까? 어떡하면 말을 하지않고 가르칠 수 있을까? 그래, 때를 맞아 그에 적합한 삶을 살아보자. 말보다는 삶으로 가르치자. 가르치려 하기 보다 그냥 자연의 삶을 살아가자. 

"선생님은 나 자신을 돌아보니, 아버지의 말씀을 받들어 열심히 배우고 열심히 가르쳤다. 이제 '무위불언'의 말처럼, 일 아니하고 말하지 않고 살아보련다. 선생님으로 사는 것도 행복했지만 이제 그냥 나대로 살아보련다."
아이들은 "그게 무슨 말씀이예요?"하며 의아해한다. "그러지 마셔요. 선생님 수업 재밌어요."한다.
"하하하! 부모가 되어서 자녀들에게 입으로 가르치지 말고, 몸으로 가르치고 모범으로 가르쳐라는 말씀이다. 억지로 애쓰지말고 자연을 따르며 자기 삶에 충실하라는 말씀이란다."

슬쩍 나 자신을 달래는 말이다.

돌아다보면 정말 힘들 때도 많았다. 그럴때마다 나도 예수님처럼 기도하였다.

"아버지 나의 아버지! 이 잔을 내게서 거두어주소서.
    그러나 제 뜻대로 마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소서."

이제 다시 '당신의 뜻'을 묻고 따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