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막공원에서 중2동 성당으로 들어가는 길, 성당 카페 뒷문으로 들어가는 화단에 산수국이 한창 예쁘다.


성당의 종탑 꼭대기에는 십자가상 대신에 PX가 조형되었다. 친구가 궁금하다며 묻는다.
허허! 군대를 다녀온 사람들에게 PX는 익숙하고 친숙한 공간이다. 군대 편의점이며 카페이며 휴식처이다. 그런데, '군대 PX는 무슨 뜻일까?' 새삼 궁금해졌다. 제대한지 40년도 훨씬 더 지났건만.
군대 PX는 군인 및 관계자를 위한 매점으로, 영어로는 Post Exchange(육군), Port Exchange(해군/해병대), Base Exchange(공군)의 약자이다. 위키백과에 따르면 PX는 군인들에게 생필품, 간식, 주류 등을 시중보다 저렴하게 판매하여 복지 증진에 기여한다고 했다.
그런데 본론은 성당의 PX는 뭘까?이다. 요지는 영어 알파벳 PX가 아니라, 그리스어 '크리스토스(XPI∑TO∑)'의 처음 두 글자 '카이(X)와 로(P)'를 합쳐 만든 '크리스토 십자가'이다.
그리스도라는 단어는 '기름 부음 받은 자'라는 의미를 가지며, 구세주를 상징한다


크리스토 십자가를 흔히
'키로 십자가'라고 부른다.

카이 로 (/ˈkaɪ ˈroʊ/) 혹은 키로/히로(그리스어식 발음)는 그리스도교와 후기 로마 제국의 상징물이다. 그리스도교의 가장 오래된 상징물 중 하나이면서 가장 유명한 상징물 중 하나이기도 하다. 그리스어로 그리스도의 첫 두글자인 '카이(Χ)'와 '로(Ρ)'에 요한 묵시록의 알파(Α)와 오메가(Ω)를 합친 것이다. 그냥 Χ와 Ρ만 합쳐서 간략하게 쓰기도 한다. 콘스탄티누스 대제가 내전 중에 군기로 사용하면서, 그리스도교 교파 전체에서 널리 쓰이는 상징물로 굳어졌다.
가톨릭 성당의 첨탑 위에 이 기호를 만든 조형물이 장식된 경우가 많다. 물론 십자가를 첨탑에 둔 곳도 많지만 그냥 십자가를 첨탑 위에 두자니 개신교 교회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성당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더읽기)
참고로 그리스어 알파벳을 살펴보자. 흔히 '알파벳'이라는 말도 그리스어 첫째글자 '알파(A)'와 둘째글자 '베타(B)'의 합성이다. 24개의 알파벳 중에서 22번째가 키,카이(X), 17번째가 로(P)이다.
하느님께서, ‘나는 알파요 오메가다’하고 말씀하십니다”(요한계시록 1장 8절)라고 고백한다. 이는 그리스어 알파벳의 시작이며 끝이다. 그러므로 ‘알파요 오메가’(A και το Ω)는 ‘영원하신 하느님’을 상징하는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