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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이야기

가긴 가나 봅니다.

by 문촌수기 2017. 7. 4.
달팽이 영감님,
한 밤중에 어인 나들이십니까?
낮에 비가 하도 많이 와서 집이 허물어져 피난이라도 가시는 겁니까?
온 몸이 욱씬거려 따스한 온돌 위에 몸이라도 찌질려고 나오신 겁니까?
뿌려둔 씨앗이 싹이 텄나 살피려 오신 겁니까?
눈 맞추려 무릎 숙였는데도 보이지도 않으신가 봅니다. 맹인 지팡이 더듬듯이 더듬어 용케도 보도블록 틈을 건너 가시네요.
가긴 가나 봅니다.
그런데 어딜 가시는지요?
이렇게 가면 언제 가십니까?
잘 다녀 가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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