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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16'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8.04.16 방우산장, 조지훈 시인의 방에 머물다.
  2. 2018.04.16 4월 16일, 미안한 오늘 하루
비오는 성북동 길.
이 봄 비에 꽃 떨어질까 저어한다.
다행히 바람은 잔잔하고 비는 가늘다.
덕분에 세상은 고요하고, 공기는 맑다.
조지훈 시인은 이 곳 성북동에 살면서 박목월,  박두진 등과 함께 청록집을 출간하였다. 이른바 청록파 시인들이다.
조지훈 시인이 살던 그 때 그 집은 지금 없지만 시인을 기념하고자 성북동 142-1번지 가로길에 조지훈 '시인의 방ㅡ방우산장(放牛山莊)' 표지 기념물이 설치되어있다. 이런 표지 기념물을 '폴리'라고 한다. 폴리(Folly)'의 건축학적 인 본래의 기능을 잃고 조형적인 의도와 장식적 역할을 하는 건축물을 뜻한다.
파빌리온 형의 벽에는 창호지없는 격자문이 시인이 살았던 집 방향으로 열려있고, 그 위아래로 우리 전통 가옥의 처마와 마루가 있다. 오른편 바깥면에는 <낙화>시가 새겨져 있다.
시인은 나의 심정을 눈치챈 듯, 낙화에 눈물을 훔친다. 오늘 같이 봄비 오는 날, 낭송하기에 제 맛을 내는 시이다.

<방우산장>ᆞ시인의 방

 낙화(落花)  -   조지훈

꽃이 지기로소니
바람을 탓하랴.

주렴 밖에 성긴 별이
하나 둘 스러지고

귀촉도 울음 뒤에
머언 산이 다가서다.

촛불을 꺼야 하리
꽃이 지는데

꽃 지는 그림자
뜰에 어리어

하이얀 미닫이가
우련 붉어라.

묻혀서 사는 이의
고운 마음을

아는 이 있을까
저허하노니

꽃 지는 아침은
울고 싶어라

성북동142-1번지

한성대역 6번 출구(평화의 소녀상)에서 부터 마을버스 4-5번 째 정류장 가까이에 있다. 

4월 16일, 미안한 오늘 하루

교단 이야기 2018.04.16 10:05 Posted by 文 寸 문촌
그렇네요. 숨쉬기도 미안하네요.
학교는 방금 9시에 교실에서 묵념하고
4월 16일, 오늘 하루 일과를 시작합니다.
아이들은 시키지도 않은 일을 또 시작했습니다. 잊지 않겠다는 약속을 또 지키고 있습니다.
솔직히 나는 잊고 싶은데...
너무 가슴 아프고 또 잠 못 이룰까봐서.
자식을 먼저 떠나보낸 아비의 고통을 지우고 싶기에.

점심을 먹고 아이들은 세월호 추모 행사를 정원에서 이어갔습니다. 아이들이 참여한 후 빈 자리에 남은 흔적이 내겐 작은 감동을 주었습니다. 바닥에 버리지 않고, 새 잎이 돋는 나무가지에 달아놓은 흔적입니다.
"이제 가라앉지 말고, 하늘을 날아라."

아, 숨쉬기도 미안한 사월
  ㅡㅡㅡㅡ 함민복

배가 더 기울까봐 끝까지
솟아오르는 쪽을 누르고 있으려
옷장에 매달려서도
움직이지 말라는 방송을 믿으며
나 혼자를 버리고
다 같이 살아야 한다는 마음으로
갈등을 물리쳤을, 공포를 견디었을
바보같이 착한 생명들아! 이학년들아!

그대들 앞에
이런 어처구니없음을 가능케 한
우리 모두는…
우리들의 시간은, 우리들의 세월은
침묵도, 반성도 부끄러운
죄다

쏟아져 들어오는 깜깜한 물을 밀어냈을
가녀린 손가락들
나는 괜찮다고 바깥 세상을 안심시켜 주던
가족들 목소리가 여운으로 남은
핸드폰을 다급히 품고
물 속에서 마지막으로 불러 보았을
공기방울 글씨

엄마,
아빠,
사랑해!

아, 이 공기, 숨쉬기도 미안한 사월
ㅡㅡㅡㅡㅡㅡㅡ
수업 때는 이 시를 읽어주다가 울먹거리는 가슴이 터져 울어버렸습니다. 아이들도 눈물을 닦아내었습니다.
고인과 유족에게 평화 있기를 빌자고 기도했습니다. 안전하고 사람이 존중받는 세상을 만들자고 했습니다.

아...  이 꽃은 어찌 이다지도,
'기다리고, 잊지않겠다'는 노란색 리본을 닮았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