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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042

차호는 차와 물의 안택이다. 초의 말씀하시길, "차는 물의 정신이오. 물은 차의 몸이라" (茶者水之神 水者茶之體) 과연 그 경지를 어찌 그대로 받아 들일까? 조금은 알 것 같다. 판첸라마의 심장을 닮았다는 반선긴차(班禪緊茶)를 아껴 두다가 결국 참지 못하여 다도로 뜯었다. 높은 긴압으로 돌이 되다시피한 심장이다. 몇 조각을 때어내 뒷 전으로 밀쳐 두었던 차호에 담아 우려 내렸다. 색이 맑고 매혹적이다. 꼬냑의 향이라도 전할 것 같다. 뜨거워진 차돌향이 난다. 입안에서 휘도는 맛은 살짝 떫은 듯하다가 금새 달고 편하다. 몸안에서 생기와 새싹이 돋아나는 듯 하다. 차가 좋으니 밀려났던 차호의 품격도 절로 격상되었다. "차호는 차와 물의 안택이다(壺者 茶水之安宅)" 군자의 안택이 꼭 크게 화려한 대궐만이 아니다. 비록 검소하더라도 바른 .. 2018. 5. 4.
커피 같은 삶, 에스프레소를 즐기다. 달고 쓰고 시다. 커피 같은 삶. 핸드드립 커피를 즐기다가 젊은 선생님 덕분에 에스프레소를 알게 되었다. 오늘 드디어 진한 에스프레소 위에 떠 있는 크래머를 보았다. 손수 지은 기쁨과 눈의 즐거움이란 것이 이런 거구나. 더욱 달고 쓰고 신 맛을 느낄 수 있다. 감사함을 전하기 위해 종이박스 뒤에 그냥 써서 드렸다. 참 별나다 할거다. 그러거나 말거나. 인생 뭐 있어? 사치없이 이렇게라도 놀며 즐긴다. 행복이 따로 있나? 2018. 5.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