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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19

길 위의 인문학 산책 우리 아이들과 함께 떠나는 길 위의 인문학 산책 (3) ㅡ 안동 이번 주말 3일부터ㅡ4일까지, 안동으로 갑니다. "시 읽는 안동의 가을 밤ㅡ한 개의 별을 노래하자." 인문사회부에서 준비를 마쳤다며 내놓았습니다. 참가 학생, 선생님들께 나눌 264물병, 아이들 주제탐구 자료집, 육사시집(초미니북)입니다. 참고> 한국사상현장순례(2001) ㅡ 그 때는 퇴계종택ㅡ퇴계묘소 너머 마을에 이육사마을, 청포도 시비는 있었지만 이육사 문학관은 없었답니다. ㅡ퇴계 이황선생님을 찾아서 - http://www.korearoot.net/sasang/index03.html 이육사. 한개의 별을 노래하자 꼭 한 개의 별을 십이성좌(十二星座) 그 숱한 별을 어찌나 노래하겠니 꼭 한 개의 별! 아침 날 때 보고 저녁 들 때도 보는 .. 2018. 10. 31.
맞바람을 신바람으로! 하늘을 날아가는 비행기를 보면 참 신기하다. “저 무거운 것이 어떻게 하늘을 날 수 있을까?” 비행기가 이륙하는 모습을 보았다. 활주로에 들어선 비행기가 엔진의 굉음을 울리며 치고 달린다. 결코 갈 지(之)로 달리는 법이 없다. 한 눈 팔지 않고 앞만 보며 똑바로 달린다[正道]. 오직 한 길이다[一途]. 쉼이 없다. 달릴수록 속력을 더한다. 그럴수록 맞바람은 거세진다. 그렇다. 날기 위해서는 바람을 받아들여야 한다. 가만히 있으면 맞바람은 없고, 자신의 무게만 있을 뿐이다. 바람이 없으면 바람을 만들어야 한다. 그 바람을 만들기 위해서 달리는 것[추력]이다. 그렇게 달리다보면 맞바람[항력]이 생긴다. 그 맞바람이 결국 자신을 들어올리는 힘[양력]이 된다. 무게를 이겨 낸 것이다. 어떤 맞바람에도 굴하지 .. 2018. 10. 30.
도가도비상도와 르네 마그리트 도덕경 1장 1절은 "도가도 비상도(道可道 非常道)"이다. "도를 도라고 하면 도가 아니란다." 참 묘한 말이다. 아니, 무슨 이런 말장난이 있나 싶다. 어떤 이는 이를 이렇게 해석한다. 대체로 세상이 거의 다 그렇게 번역하고 있다. "말해지는 도는 영원 불변의 도(the enduring and unchanging Tao.)가 아니다." 라고. 그러나 나는 이 말을 부정한다. 반대한다. 이 그림을 보고 곰곰히 생각하고 다시 따져 보겠다. 르네 마그리트는 파이프 그림을 그려놓고선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Ceci n'est pas une pipe)"란다. 이 말은 맞는 말인가? 틀린 말인가? 맞는 말이다. 이것은 파이프 그림이고 사진이지 파이프가 아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내게 있어 세상은 상식에 대.. 2018. 10. 29.
궁도와 반구저기ᆞ反求諸己 나에게서 원인을 찾아라. 남 탓이 아니라, 다 내 탓이다. "군자는 자기에게서 구하고 소인배들은 남에게서 구한다." (君子求諸己, 小人求諸人)- 활을 쏘았는데 적중하지 못했다면 소인배는 활 탓하고 화살 탓하고 바람 탓하고 남 탓한다. 대인은 바람을 읽지 못한 나를 탓하고, 활과 화살의 특성을 알지 못한 내게서 문제점을 찾고 개선해간다. 오랜만에 붓을 들어 나의 '반구저기(反求諸己)'를 돌아본다. "도리어 나에게서 구하라."- 다시 수양코자 활을 들고 과녁 앞으로 나아가야 겠다. 삼년 전 체육선생님과 같이 인성교육을 위한 궁도와 맹자의 '반구저기'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후 체육 선생님은 학교 뒤 필봉산에 올라 애써 구한 나무로 활을 깎아 멋들어지게 만들고서는 내게 글 한 수를 청하기에 '일체유심조(一切唯心.. 2018. 10. 29.
오늘도 좋은 날 되셔요. 노트북을 집에 두고 학교에 출근했어요. 덕분에 오늘도 좋은 날! 아이들의 시와 캘리그래피를 읽게 되었네요. 우리 아이들 문학시간과 인문학 산책길. 읽고 쓰고 그리고 자기 시를 짓기도 하였답니다. 그리고 아름다운 말 한구절, 따뜻한 말 한 마디를 캘리그래피로 남겨서 전시도 하구요. 연말에는 모든 친구들의 시가 담긴 시집도 출판되어서 같이 읽게 되었어요. 2학년 전체 아이들의 시집 서문은 두 분의 지도 선생님. 목차 참 고운 마음이죠? 예쁜 나윤이 2018. 10. 29.
사랑으로 지켜오는 대오서점 곳곳에 책방이 사라지고 있는데, 서촌 골목길에는 허름하지만 소중한 헌 책방이 아직 남아 있다. 대오서점. '대오(大悟)?', '크게 깨달을' 것은 없지만 소중한 깨침과 감동을 주기엔 충분하다. 서촌에서 작은 책방을 운영하던 총각 조대식은 주변인의 소개로 고양 원당에 살던 처자 권오남을 맞이하여 1951년에 혼례를 치뤘다. 그전까지는 이름도 없던 책방은 부부의 이름에서 한 글자씩 따와서 '대오서점'이라는 간판을 달았다. 지금은 옛 고객들의 추억이 담긴 헌책방이 되었지만 드라마와 뮤직비디오에도 나온 서촌 관광에서 빠트릴 수 없는 장소가 되었다. 들어가 보지는 못했지만 안채의 모습은 이러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진을 보았다. 나중에 다시 들러 헌 책 한권을 고르고 차 한잔에 권오남 할머니와 담소라도 나눌 수 있.. 2018. 10. 20.
돌로 된 그림책 돌로 된 그림책. 서울 어린이도서관(종로구 사직동) 뜰 오른쪽에 돌로 만들어진 예쁜 동화책 한 권이 펼쳐져 있다. "너는 어떤 씨앗이니?" "그래, 너도 씨앗이야. 꽃을 품은 씨앗 너는 어떤 꽃을 피울래?" 오랫동안 아이들에게 묻고 있었다. 새삼 이 나이에, 나에게도 묻고 있다. "나는 어떤 꽃을 피울래?" 오랜만에 지난 주말 다시 찾았을 때, 누가 이 책장을 넘겼을까? 새 쪽이 펼쳐져 있다. "한바탕 웃고나면 기분이 좋아져 표정이 밝아지고 마음이 느긋해져. 우린 웃음으로 친구가 돼." 사직동 체부동 누하동 누상동 서촌마을은 이상과 윤동주가 살았던 시인의 마을이고, 정선이 살았고, 이상범, 구본웅, 박노수, 이중섭이 살았던 화가의 마을이다. 이들의 시와 그림 못지않게 따뜻한 햇살과 아이들의 밝은 웃음소리.. 2018. 10. 20.
오감도, 이상의 집 그가 살던 집 지붕에 까마귀가 앉아 서촌골목길을 내려다보고 있다. 그 집안에 구본웅이 사랑한 벗 김해경이 살고 있다. 장자가 이야기한다. "날개는 커도 날아가지못하고(翼殷不逝), 눈은 커도 앞을 볼 수가 없네(目大不覩)." 누굴보고 하는 말일가? 까마귀인가? 이상인가? '날개여 다시 돋아라. 날자 날자 날자. 다시 한번만 더 날아보자꾸나' 했건만 장자의 조롱소리만 크게 들려온다. ㅡ 이상 이것이 시란 말인가? 등비수열의 수학인가? 타이포그래피 그림인가? 건축가의 설계도면인가? 이름 만큼이나 이상한 시인, 이상한 얼굴, 서촌마을 이상의 집이다. 이상(1910~1937)과 구본웅(1906~1953)은 종로 토박이다. 이상은 사직동, 구본웅은 필운동, 두 사람 다 인왕산 자락에서 태어나 누상동 신명학교를 함께.. 2018. 10. 19.
사람ᆞ책ᆞ길ᆞ삶 종로구청 입구, 교보문고 빌딩 뒤에 소설가 염상섭이 앉아있다. 그의 뒤로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는 비석글이 있다. 소설가의 글인가 했더니, 교보문고 설립자 신용호 선생의 말씀이란다. 그렇다면, 왜 횡보 염상섭선생이 여기에 계실까? 종로에서 태어나서 그럴 것이다. 어떤 이는 글이 새겨진 돌이 크게 세조각으로 주어ᆞ목적어ᆞ서술어 부분이 나눠진 것을 관찰하고, 술어를 엇대어 연결하여서 다음과 같이 문장 두개를 더하여 이렇게 말하였다. "사람은 사람을 만들고, 책은 책을 만든다." 이도 옳고 의미있는 말이다. 나도 평소 신조같이 여기는 말이 있어 여기에 더해본다. "책 속에 길이 있고, 길 위에 삶이 있다." '책ᆞ길ᆞ삶ᆞ사람'을 하나로 엮어 걸어가는 종로의 오늘이다.황보, 횡보를 만나다.. 2018. 10.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