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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11

한 여인의 이름ㅡ진향과 자야, 나타샤와 길상화 그냥 근영 그 날 처럼 눈이 푹푹 나릴 때, 시인은 흰 당나귀를 타고 사랑하는 자야를 찾아왔다. 응앙 응앙 울음 소리에 사당 문이 열린다. 이제 오셨구려 참 먼 길 오셨어요. 괜찮아요. 아무 말씀 마셔요. 어서 오셔요. 화촉 밝혀 데운 이 방으로 이렇게 그대 오기 만을 기다렸어요. ㅡ 백석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 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를 마신다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 올 리 없다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 2018. 12. 3.
길상사 단풍놀이 한가을이다. 물들어가는 단풍이 꽃보다 더 곱다. 서울 성북동 길상사의 단풍은 여느 단풍놀이보다 아름답다. 길상사의 금당은 극락전이다. 서방정토 영원세상 극락세계를 주관하시는 아미타불을 모셨기에 아미타전, 무량수전이라 부르기도 한다. 길상사는 본래 사찰이 아니었다. 일제시대에 청암장이라 불리던 별장을 진향이라는 기생이 '대원각'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술과 고기와 음식을 팔던 고급요정으로 만들었다. 풍류가락이 울려퍼지고 흥청(興淸)이 만청(滿廳)하였다. 그랬던 이곳이 대원각의 주인마님인 김영한이 법정 스님의 를 읽고 그 인연으로 '맑고 향기로운' 부처님의 말씀이 퍼지는 사찰이 되었다. 다른 사찰 전각에는 단청이 칠해져있지만, 이곳 전각에는 단청이 없다. 아무리 치장해도 웃음꽃 전하는 요정의 여인네들보다 더 고.. 2018. 12.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