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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별천리(2005미주탐방)6

파별천리 - 6. 우리를 돌아보다. 파별천리 - 6. 우리를 돌아보다. 09/30/2005 08:02 pm 그들의 밤은 평화로웠다. 우리 식대로라면 심심한 지경이다. 우린 밤 12시도 부족하다. 늦게까지 불 밝혀진 회사 사무실, 학교와 학원교실. 그리고 시끌벅적한 술집과 노래방들. 가족과 이웃들과 함께 나선 걷기, 달리기 운동. 글쎄, 나는 조용한 곳만 찾아 다녔나? 그들에겐 밤 문화가 없다. 장단점이 있지만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이다. 해 떠있을 때 열심히 일하고 야근, 야자, 보충학습, 술자리, 2차 없이 자기발전과 가족과 함께 하는 생활에 더 많은 시간을 가지는 것이 오히려 건강한 사회를 만들지 않겠나? 한 낮에도 전조등 밝히고 달리는 캐나다의 차량들, 사람을 먼저 생각하고 존중하는 교통문화, 엄격한 법규와 자율이 공존하는 사회, 이런.. 2013. 1. 17.
파별천리-5. I'm Korean. 파별천리-5. I'm Korean. 09/30/2005 07:53 pm 'I'm from Korea.' 'I'm Korean.' 어쩌다 이렇게 외국인들에 말할 때가 있었다. 그때마다 그들은 묻는다. ‘North Korea?, South Korea?". 금방 웃으며 “South Korea"라고 대답했지만 마음은 어둡고 비굴해진다. 사랑하는 가족에게 부치는 그림엽서에도 ’R.O. KOREA' 아님, 'South Korea' 또는 'Seoul, Korea'라며 주소를 써야 했다. 이렇게 그들은 두 개의 시각으로 나를 보는 듯하다. 분단된 조국의 후손이기에 따라붙는 꼬리표이다. 나에게 지워진 이 부담을 어서 벗어버리고 싶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금방이라도. 그냥 ‘KOREA, KOREAN’이라 해도 반갑.. 2013. 1. 17.
파별천리- 4. 말이 통하네! 파별천리- 4. 말이 통하네! 09/30/2005 07:26 pm 못하는 영어지만 입을 열었다. 밴쿠버에서 샌프란시스코로 올 때 창가 좌석을 달라고 했다. “아이 위시 마이 시트 비사이드 윈도우(I wish My seat is beside window.)" 신기하다. 내 영어가 분명 엉터리일텐데 알아듣는다. ‘엉터리가 아닌가?’ America West 항공 여승무원의 환한 미소는 샌프란시스코를 미리 아름답게 하고 있다. 이륙 후 30분쯤 지났을까? 희미한 안개와 지평선을 뚫고 만년설을 뒤집어선 산봉우리가 나타났다. 승무원에게 물었다. ”익스큐즈 미, 왓츠 뎃 마운틴스 네임?“ 역시 내 말을 알아들었다. 그런데 뭐라 얘기하는지 못 알아듣겠다. ‘모르겠다. 미안하다. 앞에 가서 물어보겠다’하는 듯 했다. 밴.. 2013. 1. 17.
파별천리3. 행복은 1달러로도 충분하다. 파별천리-3. 행복은 1달러로도 충분하다. 09/30/2005 07:09 pm 여행을 떠나오자마자 그리움이 밀려온다. 이렇게 멀리 이렇게 오랫동안 가족과 떨어져 본 적이 없어 그런가보다. 여행지의 풍경을 담은 그림엽서를 보내기로 하였다. 그리움을 전할 수도 있고 여행의 추억을 새겨둘 수도 있겠다. 그렇게 해서 거의 매일이다시피 엽서를 쓴다. 사랑하는 아내와 그리고 소중한 딸에게. 이튿날 빅토리아 부챠트 가든에서 그림엽서만 구입하였다. 그리고 훼리 배 위에서 엽서를 쓴다. 밴쿠버에서는 연수단 일행에게 폐를 끼쳤다. 가는 길을 잠시 멈추게 하고 우체국을 찾아가 엽서를 부쳤다. 일주일 정도면 도착한다니 내가 귀국하기 전에 밴쿠버의 엽서를 받아볼 수 있겠다. 반가워할 가족들을 생각하니 좋은 선물이 되겠구나 싶었.. 2013. 1. 17.
파별천리-2. 아이 워나 조깅(I wanna Jogging) 파별천리-2. 아이 워나 조깅(I wanna Jogging) 09/30/2005 06:42 pm 2. “아이 워나 조깅(I wanna Jogging)” 다음달 초 문화일보 통일마라톤, 하순에는 조선일보 춘천마라톤대회에 참가 예정이 되어있다. ICT활용교육 우수교사 해외 연수이지만 계획했던 마라톤 연습도 소홀히 할 수 없다. 게다가 운동은 좋은 것이니깐. 아니 이역만리 낯선 곳을 달린다는 것은 참으로 가슴 벅찬 일이지 않는가? 여행가방이 무겁지만 구두와 샌들말고도 따로 런닝화와 런닝복을 챙겼다. 그리고 호텔에 들자마자 안내소에서 물었다. “아이 워나 조깅, 플리즈 텔 미 굿 조깅 코스?” (분명 이 말은 절름발이 영어일게다.) 우아! 그런데 알아듣네! 그렇게 해서 밴쿠버의 새벽을 달렸다. 아니 정확히 말해.. 2013. 1. 17.
파별천리-1. 눈먼 자라가 될 순 없다. 파별천리-1. 눈먼 자라가 될 순 없다. 09/29/2005 10:09 am 절름발이 자라가 천리를 가다. 난생 처음 국외여행이다. 설레임과 두려움이 교차한다. 역사가 깊고 문화유산이 많은 유럽이 아니라 캐나다, 미국이라서 조금은 섭섭했다. 특별한 계획은 없다. 짜여진 연수 일정과 프로그램에 충실하기로 하자며 길을 나섰다. 미국은 마침 뉴올리언즈의 허리케인 피해로 슬픔에 잠겨 있었다. 이렇게 다녀온 여행의 장면을 몇 개로 나누어 돌아본다. 1. 눈먼 자라가 될 순 없다. ‘절름발이 자라가 천리를 간다. -(足皮)鼈千里(파별천리)’라는 말이 있다. 쉬지 않고 노력하면 비록 노둔한 사람일지라도 제 뜻을 이룰 수 있다는 뜻이다. 나는 이 말을 좋아한다. 스스로 ‘절름발이 자라’라 칭하며 매사 부지런히 노력할 .. 2013. 1.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