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사과? 초콜릿사과?
매일 아침 식전에 사과를 먹는다. 하루 일과 시작이 사과인 셈이다.
가을철 사과가 나올 때마다 아내는 친척 지인에게 사과를 상자로 선물하고, 우리가 먹을 사과는 좀 흠이 있는 사과를 주문해서 먹는다. 올해는 특별히 황금사과라며 자랑스럽게 내놓았다. 신기했다. 사과 껍질이 빨간 색이 아니라 연두색이다. 시중에서 상품명이 '황금사과'라 한다. 달고 맛있었다. 김치냉장고에서 하루 두개를 꺼내 베이킹 소다로 씻어 둘이서 아침 식전에 하나쯤 먹고, 나머진 식탁 위에 두고 아침 운동하고 온 뒤에 간식으로 먹는다.
저장해 둔 시일이 좀 지나자 마치 바람든 듯, 깎아둔 사과가 산성화된 듯 속살이 갈색으로 변했다. 구입한 과수농장에 전화 문의해도 '그럴리가?'하며 모르겠다고 한다.
내가 추측하건데, 흠사과라서 작은 흠사이로 김치냉장고의 냉기가 들어가서 속살 온도가 떨어져서 변했나 보다. 그런데도 사과 맛은 변함이 없다. 다행이라 여기며, 이 사과를 '초콜릿 사과'라고 불렀다.
붉든 푸르든 황금색이든 모든 사과의 속살은 평등하게 하얀색인데, 우리집 황금 사과의 속 살은 초콜릿 색이다.
이제 다 먹었다.
다시 주문한 사과가 배달되어 오려면 며칠 있어야 한다.
잠시, 그리스 신화 속의 황금사과 이야기를 쫓아가본다.
파리스의 심판으로 트로이 전쟁과 신들 사이에 불화를 일으킨 황금사과 이야기를 다시 읽어본다.
다행스럽게 우리집 황금사과는 불화를 일으키지 않아서 감사하다.
파리스의 손에 황금사과가 들려있다. 이 황금사과를 누구에게 줄 것인가? 그의 심판이 트로이 전쟁의 발단이 되었다. 파리스가 헤라, 아프로디테, 아테네 중 가장 아름다운 여신으로 아프로디테를 고르게 되어 발생하였다.
아프로디테가 미의 여신이기도 하지만, 파리스에게 가장 아름다운 여인을 아내로 맞이하게 해주겠다는 뇌물공여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