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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도성과 인문학 산책

성북동 길 위의 의자

by 문촌수기 2018. 4. 17.
성북동 길 위의 인문학 산책길.
이번엔 특별히 의자가 테마가 되었다.
한성대역 6번 출구 가로 공원에 앉은 한ᆞ중 평화의 소녀상과 세번 째의 빈의자.

길거리 가게 앞에 나온 친절한 의자, 쉬어 가셔요.

조지훈 방우산장ㅡ시인의 방에 흩어진 의자들

길상사, 법정스님 추모하는 진영각 왼쪽에 놓인 "빠삐용의자'. 그러나 나는 '어린 왕자의 의자'가 자주 오버랩 된다. 빠삐용의 의자에 앉고 싶었지만 세월의 무게를 견디고 있는 법정스님의 의자가  무너질까봐서 그 옆에 앉았다.

심우장 아래, 의자에 앉아 길손을 마중나오신 만해 한용운 님

그리고 <의자> 시

< 의자 >  - 이정록 -
 
병원에 갈 채비를 하며
어머니께서
한 소식 던지신다
 
허리가 아프니까
세상이 다 의자로 보여야
꽃도 열매도, 그게 다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이여
 
주말엔
아버지 산소 좀 다녀와라
그래도 큰애 네가
아버지한테는 좋은 의자 아녔냐
 
이따가 침 맞고 와서는
참외밭에 지푸라기도 깔고
호박에 똬리도 받쳐야겠다
그것들도 식군데 의자를 내줘야지
 
싸우지 말고 살아라
결혼하고 애 낳고 사는 게 별거냐
그늘 좋고 풍경 좋은 데다가
의자 몇 개 내놓는 거여
ㅡㅡㅡㅡ
그리고 학창 시절의 애송시
조병화의 <의자>

지금 어드메쯤
아침을 몰고 오는 분이 계시옵니다.
그분을 위하여
묵은 이 의자를 비워드리지요.

지금 어드메쯤
아침을 몰고 오는 어린 분이 계시옵니다.
그분을 위하여
묵은 이 의자를 비워드리겠어요

먼 옛날 어느 분이

내게 물려주듯이

지금 어드메쯤
아침을 몰고 오는 어린 분이 계시옵니다.
그분을 위하여
묵은 이 의자를 비워드리겠습니다.

<의자> 조병화
ㅡ북정마을

ㅡ심우장 뒤뜰 툇마루

ㅡ북정마을, '성북동 비둘기' 쉼터 의자에 앉아 시를 소리내어 읊는다.

ㅡ북정마을 정자에서 잠시 쉬어간다.
가난한 이들에게 이런 쉼터가 더 많았기를 바란다. 돌아보는 골목길을 내려가면 한양도성으로 들어가는 암문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