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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162

방우산장, 조지훈 시인의 방에 머물다. 비오는 성북동 길. 이 봄 비에 꽃 떨어질까 저어한다. 다행히 바람은 잔잔하고 비는 가늘다. 덕분에 세상은 고요하고, 공기는 맑다. 조지훈 시인은 이 곳 성북동에 살면서 박목월, 박두진 등과 함께 청록집을 출간하였다. 이른바 청록파 시인들이다. 조지훈 시인이 살던 그 때 그 집은 지금 없지만 시인을 기념하고자 성북동 142-1번지 가로길에 조지훈 '시인의 방ㅡ방우산장(放牛山莊)' 표지 기념 조형물이 설치되어있다. 시인은 자신이 기거했던 곳을 모두 ‘방우산장(放牛山莊)’ 이라고 불렀다. 이는 그가 1953년 신천지에 기고한 '방우산장기'에서 '설핏한 저녁 햇살 아래 내가 올라타고 풀피리를 희롱할 한 마리 소만 있으면 그 소가 지금 어디에 가 있든지 내가 아랑곳할 것이 없기 때문' 이라고 말한 것에서 연유하.. 2018. 4. 16.
4월 16일, 미안한 오늘 하루 그렇네요. 숨쉬기도 미안하네요. 학교는 방금 9시에 교실에서 묵념하고 4월 16일, 오늘 하루 일과를 시작합니다. 아이들은 시키지도 않은 일을 또 시작했습니다. 잊지 않겠다는 약속을 또 지키고 있습니다. 솔직히 나는 잊고 싶은데... 너무 가슴 아프고 또 잠 못 이룰까봐서. 자식을 먼저 떠나보낸 아비의 고통을 지우고 싶기에. 점심을 먹고 아이들은 세월호 추모 행사를 정원에서 이어갔습니다. 아이들이 참여한 후 빈 자리에 남은 흔적이 내겐 작은 감동을 주었습니다. 바닥에 버리지 않고, 새 잎이 돋는 나무가지에 달아놓은 흔적입니다. "이제 가라앉지 말고, 하늘을 날아라." 아, 숨쉬기도 미안한 사월 ㅡㅡㅡㅡ 함민복 배가 더 기울까봐 끝까지 솟아오르는 쪽을 누르고 있으려 옷장에 매달려서도 움직이지 말라는 방송을.. 2018. 4.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