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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21

0715 의롭지 않는 부귀는 나에게 뜬구름 배고프고 잠이 많이 모자랐던 학창시절, 도덕 선생님에게서 들은 '반소사음수 곡갱이침지(飯疏食飮水 曲肱而枕之)'와 '빈이락 부이호례(貧而樂 富而好禮)는 가난한 나에게는 늘 위안이 되어준 말씀이었다. 이 소박한 꿈이 대체 뭐라고, 그것도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여태껏 바쁘고 힘들게 살았던고? 문득 오래 전 교단에서의 일이 생각난다. 도가사상 수업을 마치면서 장자의 ‘빈 배가 되라’는 이야기[虛船觸舟]로 끝을 맺었다. 평소 밥을 많이 먹는 명랑한 여학생, 꽃분이(내가 부르는 애명이다)는 수업 중에 잠들어 있었다. 깨워서 물었다. “ 꽃분아, 꽃분아, 점심시간 다 되었다. 일라거라. 장자는 ‘빈 배가 되라’했는데 이게 무슨 뜻인지 알겠나?”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베시시 웃으며 작은 목소리로 꽃분이는 답했다. “.. 2021. 1. 17.
0710 일에 임하여 경솔하지 말라 쌍칼을 잘 쓰는 무사시와 장검의 일인자 코지로가 결투를 벌이게 되었다. 무패의 전적, 당대 최고의 사무라이들이다. 결투의 시간이 되었는데도 무사시는 결투 장소인 간류시마(船島, 시모노세키 앞바다에 있는 무인도)에 나타나지 않았다. 약속 시간을 지켜 먼저 도착한 코지로는 약이 많이 올랐다. 약속을 어긴 사무라이를 용서할 수 없었다. 흥분한 나머지 화가나서 잠을 자지도 못하고 해변에서 기다렸다. 새벽이 되어서야 무사시는 결투의 장소인 섬으로 노를 저어 갔다. 해변이 다다라서 그는 쌍칼로 물을 잔뜩 먹은 노를 깎아 거칠고 긴 목검을 만들었다. 그리고 평소 사용하던 쌍칼을 배에 버려두고 목검을 두 손으로 받쳐들고 해변에 올랐다. 때마침 등 뒤로 붉은 태양이 솟아오른다. 햇살을 등 진 무사시의 긴 그림자가 먼저 .. 2021. 1. 16.
0710 써 주면 도를 행하고.. 세상에 나를 팔아 쓰임이 있다면 출세한거라 하겠다. 그러기에 공부를 하고 취업을 한다. 그러다가 버려지면 과연 은둔하는 것이 옳은 일일까? 군주와 정권의 쓰임에는 아부하며 애써 나를 팔아 화를 초래하지 않는 것은 현명하겠지만, 먹고 사는 일에 쓰임이 없다고 은둔한다면 그것은 용기가 없고 무책임한 일이다. 07ᆞ10 子謂顔淵曰: “用之則行, 舍之則藏, 惟我與爾有是夫!” (자위안연왈, "용지즉행 사지즉장, 유아여이유시부!") ~공자께서 안연에게 일러 말씀하시길, "세상이 나를 써주면 나아가 도를 행하고, 버리면 은둔하는 것을 오직 나와 너 만이 이것을 가지고 있다." The Master said to Yen Yuan, "When called to office, to undertake its duties; w.. 2021. 1. 15.
0708 한 귀퉁이를 들어준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서양 속담이 있다. 나는 이 말을 진리처럼 신봉한다. 자신을 구하지 못하는 자가 어떻게 다른 이를 구할 수 있을까? 스스로를 구하지 않는데 그 누가 그를 구해줄까? 스스로 분발(憤發)하지 않는데, 부모와 스승이 억지로 들어 올린 들 제대로 일어날 수 있을까? 자신을 돕지 않는다면, 하늘에 빌어도 돕지 않는다. 넘어진 자신에게 화를 내고, 다시 일어나고 걸어야 한다. 07‧08 子曰: “不憤不啓, 不悱不發. 擧一隅不以三隅反, 則不復也.” (자왈,불분불계, 불비불발, 거일우, 불이삼우반, 즉불부야) -화낼 분, 화낼 비, 모퉁이 우 "마음속으로 통하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열어주지 않으며, 애태워하지 않으면 말해주지 않되, 한 귀퉁이를 들어줌에 이것을 가지고 남은 세 귀퉁이를.. 2021. 1. 14.
0706 도에 뜻을 두고...예에 노닐어야 육신에 四肢를 달고 살아가고 있다. 덕분에 가고 싶은 데 가고, 하고 싶은 일을 한다. 그래도 사람답게 살아가는 데는 뭔가 허전하다. 살아가는 뜻과 힘과 방향과 머무는 바 있어야 한다. 도ᆞ덕ᆞ인ᆞ예는 공자가 살아가는 길이요, 사람 공부를 하는 방도이다. 내 삶과 공부를 돌아본다. 내 한 삶을 도덕선생으로 살았건만, 새삼 돌아보니 그 '도덕' 무엇이던가? 내 삶의 길이 무엇이던가? 다시 공부하고 다시 살아야겠다. 07‧06 子曰: “志於道, 據於德, 依於仁, 遊於藝.” (자왈, 지어도, 거어덕, 의어인, 유어예) 공자께서 말씀하셨다."도에 뜻을 두며, 덕을 굳게 지키며, 仁에 의지하여 따르며, 藝에 노닐어야 한다." The Master said, "Let the will be set on the path.. 2021. 1. 13.
그대 그리고 나 "우린 언제 저런 아파트에 살아보나요?" 며칠새 아내의 덕달에 남편은 목이 빠지고 눈이 쑥 들어가고, 몸이 홀쑥해졌다. 몰골이 초췌해지고 야위어 가는 모습을 바라보기에 너무 안타까워서...이제 보내 드리는 게 도리겠다. 내가 괜한 짓을 했다. 집안으로 모셔서 작별 인사를 나눴다.어서 편히 가시라며, 따뜻한 물로 씻겨드렸다.그림자 한점 남기더니.. 2021. 1. 10.
왕실 무덤에 심는 측백나무와 조포사 [박상진의 우리그림 속 나무 읽기] [1] 귀신 쫓으려 왕실 무덤에 심는 측백나무박상진 경북대 명예교수 /입력 2021.01.08 03:00 ~조선일보, 2021.01.08 스크랩정선 '사문탈사'(1741), 비단에 채색, 21.2x33.1㎝, 간송미술관 소장. 그림 이름이 좀 어렵다. ‘사문탈사(寺門脫蓑)’의 ‘사'는 도롱이를 나타내는 말이며 ‘절 문 앞에서 도롱이를 벗는다’는 뜻이다. 볏과의 여러해살이풀인 띠로 만든 옛날 비옷이 도롱이이다. 그림처럼 눈 오는 날 입으면 방수는 물론 방한복의 기능도 해준다. 소한과 대한의 중간인 지금이 바로 그림 속의 그 계절이다. 절 앞에 길게 늘어선 여섯 그루 고목나무가 우선 눈에 들어온다. 맨 왼쪽의 연하게 줄기만 그러져 있는 나무는 또 다른 ‘사문탈사도’에 나무.. 2021. 1. 8.
마이 웨이ㆍMy Way 내 인생 이제 후반전으로 들어왔다. 퇴직하고서야 멈추어서 뒤를 돌아본다. '나의 삶, 마이 웨이(MyWay)를 어떻게 걸어 왔던가? ' 프랭크 시나트라는 때론 'by way(샛길)'을 걷고, 때론 'high way(고속도로)를 달렸지만, 결코 'shy way(수줍은 길)'는 아니었다고 노래한다. 자신있게 "내 방식대로 걸었다(And did it my way)."라고 끝을 맺으며 자신이 걸었던 삶을 한마디로 정리한다. 그런데 나는 이렇게 당당하게 내 삶을 노래하지 못한다. 이제부터라도 내 방식대로 한번 살아보고 싶어서 이 노래를 좋아할 뿐이다. My Way, by Frank Sinatra 프랭크 시나트라는 1940년대부터 수십여 년 동안 미국 최고의 가수 가운데 한 사람으로 군림했고, 영화배우로도 명성을 .. 2021. 1. 8.
영릉(파주삼릉) 영릉, 추존 진종소황제와 효순소황후 조씨의 능(쌍릉) 영조의 첫째 아들, 사도세자의 이복형, 정조의 호적상 아버지 영릉永陵(추존 진종과 효순황후) 위치 :경기 파주시 조리읍 삼릉로 89능의 형식 :쌍릉능의 조성 :1726년(영조 5), 1752년(영조 28), 1776년(정조 즉위) 능의 구성 영릉은 추존 진종소황제와 효순소황후 조씨의 능이다. 영릉은 같은 언덕에 왕과 왕비의 봉분을 나란히 조성한 쌍릉의 형식으로 정자각 앞에서 바라보았을 때 왼쪽이 진종소황제, 오른쪽이 효순소황후의 능이다. 왕세자와 왕세자빈의 신분에서 세상을 떠났기 때문에 검소하게 조성하였다. 진입 및 제향공간에는 홍살문, 판위, 향로, 정자각, 비각이 배치되어 있다. 영릉의 비각은 총 2개로 비각 안에는 세 기의 능표석이 있다. 1비는.. 2021. 1.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