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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와 놀기231

1201-2 非禮勿視ㆍ예가 아니면 보지도 말라. 를 논인(論仁)이라 한다. 仁은 어진 사랑이요, 사람다움이다. 그러고보면 는 사랑학이요 인간학이다. 제자들은 스승 공자에서 "仁(사랑)이 무엇입니까?"라고 묻는다. 중궁이 仁을 물었때는, "자기가 바라지 않는 것을 남에게 베풀지 마라."고 일러주셨다. 스승의 답은 이렇듯이 쉽다. 그저 삶 속에서 사랑 실천하기란 어렵지 않다는 것이다. 나무에 잎이 자라듯 인(仁, 사랑)하기도 쉬운 것이다. 안연이 仁을 묻자, 공자께서는 극기복례(克己復禮) 하라고 하셨다. 안연이 구체적인 실천을 묻자, "예가 아니거든 행하지말라"고 하셨다. 답도 쉽고 사랑도 쉽다. 다만 하지 않는 것이 문제이다. 1201-2 顔淵曰: “請問其目.” 子曰: “非禮勿視, 非禮勿聽, 非禮勿言, 非禮勿動.” 顔淵曰: “回雖不敏, 請事斯語矣.” (.. 2021. 4. 9.
12안연01-1. 克己復禮, 자기를 이기고 예로 돌아간다. 수신(修身)도 제대로 못한 자들이 나랏일에 나섰다가 신세 망친 것은 물론 나라를 흔들고 세상을 더럽혔다. 통탄할 일이다. '수신 제가 치국 평천하'는 멀어지고, 결국 '망신 패가(亡身 敗家) 경국 혼천하(傾國 混天下)'되고 말았다. 修身의 요체는 극기(克己)이다. 절제하고 겸손하며 사양하고 멈출 때를 아는 것이다. 지지(知止)야말로 대지(大智)이다. "전쟁에 나가 수천의 적을 이기더라도 스스로 자기를 이기는 것만 못하다. 자기를 이기는 것이 가장 현명하니 사람 중의 영웅이라 한다. 마음을 단속하고 몸을 길들여 모든 것 털어 버리고 최후의 경지에 이른다." - 12‧01 顔淵問仁. 子曰: “克己復禮爲仁. 一日克己復禮, 天下歸仁焉. 爲仁由己, 而由人乎哉?” (안연문인. 자왈: “극기복례위인. 일일극기복례, .. 2021. 4. 7.
1115 過猶不及, 지나침은 미치지 못함 만 못하다. '지나침은 미치지 못함 같다'고 하지만 내게는 "지나침은 미치지 못함 만 못하다". 부족하면 조금 더 채우면 되겠지만, 넘치면 덜어내기 어렵고 닦아야 한다. 가는 길 못 미치면 좀 더 걸으면 되지만, 지나쳐 가버리면 돌아오기도 번거롭고 힘도 더 든다. 넘치는 것보다 오히려 모자란 것이 낫다. "多多益損 小少益善(다다익손 소소익선)" The more, the worse. The less, the better. 11‧15 子貢問: “師與商也孰賢?” 子曰: “師也過, 商也不及.” 曰: “然則師愈與?” 子曰: “過猶不及.” (자공문: “사여상야숙현?” 자왈: “사야과, 상야불급.” 왈: “연칙사유여?” 자왈: “과유불급.”) 자공이 "자장(사)과 자하(상) 중에 누가 낫습니까?" 하고 묻자, 공자께서 "자장은 .. 2021. 4. 1.
1106 말의 허물은 고칠 수도 없구다. 공자의 제자 남용은 '백규의 시'를 외워고 자주 읊었다. 대아(大雅) 억(抑) 편에 나오는 구절이다. "흰 구슬의 흠집은 오히려 갈아서 없앨 수 있지만, 말의 허물은 어떻게 할 수도 없다네"白圭之玷,尚可磨也;斯言之玷,不可爲也 (백규지점, 상가마야. 사언지점, 불가위야) 말이란 엎지러진 물과 같아서 뱉고 나면 도로 줏어 담을 수가 없다. 말[言]이란 입에서 곧게 나오는 것이니 직언(直言)하는 것이다. 입[口]에서 나오는 매운[辛] 것이니 너무 매우면 큰 허물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입을 초화지문(口是招禍之門)이라 한다. 남용은 이 구절을 하루에 세 번씩 반복하여 외웠으므로 말에 신중하려고 노력했음을 알 수 있다. 그래서 공자는 조카딸을 그의 아내로 준 것이다. 11‧06 南容三復白圭, 孔子以其兄之子妻之... 2021. 4. 1.
1012 席不正不坐, 자리가 바르지 않으면 앉지 않는다. 성북동 길을 걷다보면 빈 의자를 자주 만나게 된다. 한성대 입구역 산책길 초입에 '한중 평화의 소녀상'이 자리에 앉아있고 그 옆에 빈 의자가 있다. 빈의자는 누구를 위한 자리일까? 길상사를 찾아 올라가는 길이다. 어느 가게 앞에도 빈 의자가 놓여있다. 쉬었다 가라는 배려인가보다. 길따라 계속 걷다보면 '조지훈 시인의 방, 방우산장' 조형물을 만나게 된다. 시가 새겨진 한쪽 벽만 있는 무릎 높이 기단 위에 옛날 교실의 걸상이 원형으로 배치되어 있다. 드디어 '맑고 향기로운 도량 길상사'에 들어 선다. 고기와 술과 웃음을 팔던 요정이 기도하는 절이 되었다. 길상사에서 가장 깊은 곳에 법정스님의 유품과 진영을 보관하는 진영각이 있다. 법정스님께서 이승에서 마지막 밤을 주무시고 떠나신 곳이다. 진영각 왼쪽에는 .. 2021. 3. 31.
10향당편 08 不時不食-때가 아니면 먹지 않는다. 약식동원(藥食同源)이란다. 보약 따로 없다. 음식이 곧 보약이다. 철에 맞는 음식먹고, 소식하며 정성껏 요리한 음식이 곧 건강의 비결이다. 봄이 되었는데 이맘때 나는 봄나물, 산나물이 그립다. 어머니가 계시지 않는 까닭이다. 그래서 봄이 되면 어머니가 더 그립다. 10, 향당편에서는 공자가 일상속에서 보여준 식습관을 전하고 있다. 언뜻 보기에 공자는 무척 까탈스런 미식가 같다. 그러나 달리보면 小食하고 절제하며 청결하고 경건한 식생활 모습을 보이셨다. '君子는 上達'이라 하지만, 공자에게서 음식은 결코 下達이 아니다. 양생의 보약이고 호학 수행의 기운이며 상달하는 계단이었다. 덕분에 병 없이 73세까지 장수하시고 큰 도를 이루셨으며 세상의 木鐸[스승]이 되셨다. 공자의 식습관은 이랬다. "밥은 정결하고 .. 2021. 3. 29.
0929 可與適道, 함께 같은 길을 걸어도.. 오래전 춘천 마라톤을 달렸다. 처음 도전하는 풀코스라서 설래고 긴장되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출발 총성을 기다리고 있다. 옆에 선 낯선 여성이 붙임성도 좋게 말을 건냈다. "처녀 출전이세요? 저도 처녀 출전이라예." "아? 예~~" 그저 웃음으로 답했다. 얼굴을 붉힐 뻔 했다. 같은 길[道]을 걷는 이를 도반(道伴)이라 한다. 같은 도를 수행해도 먼저 도달하는 이가 있고 늦게 도달하는 이가 있다. 중도 포기하는 자도 허다하다. 다행히 나의 풀코스 43.195km, 첫 도전은 4시간 30분대로 완주했다. 처녀 출전한다던 여성은 출발 총성과 함께 헤어졌다. 덕분에 재밌는 추억 만 남았다. 09 29 子曰: “可與共學, 未可與適道; 可與適道, 未可與立; 可與立, 未可與權.” ( “가여공학, 미가여적도; 가여적도.. 2021. 3. 27.
0928 知者不或, 지자는 흔들리지 않는다. 공자는 나이 '마흔에 불혹(不惑)한다'고 했다. 그리고 '지자(知者)는 불혹'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공자는 '마흔에 지자가 되었다'는 논리다. 무엇을 알았기에 흔들리지 않을까? 노자《도덕경》에서 답을 찾아본다. 노자는 말하였다. "족함 알면 욕 되지 않고, 그침 알면 위태롭지 않다. 오래 갈 수가 있다(知足不辱, 知止不殆, 可以長久)." "만족을 아는 것이 부자이다.(知足者富)" 족함을 아는 것이고, 그침을 아는 것이다. 알았으면 그만이지, 애써 말할 것도 없다. 그냥 그대로 살아가는 것이다. "아는 자는 말하지 않는다(知者不言)" 라고도 했다. 불혹(不惑)하니 욕되지 앓고 위태롭지 않고 말할 것도 없다. 부자 또한 따로 없다. 知止者賢인데, 나는 언제 그렇게 되려나? 공자가 말한 知者는 지식인(소피스트.. 2021. 3. 23.
0927 歲寒孤節의 아름다운 이야기 추사 김정희의 사연이다. "이것 보시게. 우선(추사의 제자, 이상적의 호)이, 완당이 보냄. ...공자가 말씀하시기를 '날이 차가워진 이후라야 소나무 ㆍ측백나무는 시들지 않음을 알게 된다'고 하였다. 송백은 사철을 통하여 시들지 않는 것으로서, 날이 추워지기 전에도 하나의 송백이요 날이 추워진 후에도 하나의 송백이다. 성인이 특히 세한을 당한 이후를 칭찬하였는데, 지금 자네는 이전이라고 더한 것이 없고, 이후라고 덜한 것이 없구나. 세한 이전의 자네를 칭찬할 것 없거니와, 세한 이후의 자네는 또한 성인에게 칭찬 받을 만한 것 아닌가? 성인이 특별히 칭찬한 것은 한갓 시들지 않음의 정조와 근절을 위한 것만이 아니라, 또한 세한의 시절에 느끼는 바가 있었기 때문이다. ............ - 완당(阮堂) .. 2021. 3.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