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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와 놀기231

0926 不忮不求 -시기할 것도 없고, 탐낼 것도 없다. 2007년 3월 영국의 한 TV 예능 프로그램, '브리튼스 갓 탤런트(Britain's Got Talent)' 오디션장의 일이다. 키가 작달막하고 통통한 한 지원자가 겸연쩍게 등장했다. 소매는 길고 품은 좁아 터질 듯하다. '오페라를 부르겠다'는 말에 심사관들은 다소 놀란 듯 했다. 호기심 가득한 청중의 시선에서는 의외의 웃음도 배어 나왔다. 휴대폰 판매원인 폴 포츠(Paul Potts)는 이날 오페라 의 '공주는 잠 못 이루고'를 불렀다. "Nessun dorma! 네순 도르마!(아무도 잠들지 마라)" 첫 소절에서부터 심사관들의 시선을 집중시켰고, 청중석에서는 탄성이 울렸다. 그가 노래하는 동안 다들 전율을 느끼며 환호하였다. "Vincero~ 빈체로~(이기리라, 승리여)" 노래를 다 마쳤을 때 막혔던.. 2021. 3. 18.
0925 불가탈지-필부의 뜻은 빼앗을 수 없다. 작금에 일부 공직자들의 부동산 투기로 세상이 또 시끌벅적하다. 투기를 넘어 범죄에 가깝다. 치부가 드러났는데도 핑계대고 감추기에 바쁘다. 부끄러운 줄도 모른다. 국민의 분노가 치솟는다. 공직자는 무엇을 근본으로 삼아야 하는가? 다산 선생은 '廉者 牧之本務(염자 목지본무)'라며 청렴(淸廉)을 제일 덕목으로 삼았다. 오늘 공직자는 어디에 뜻을 두는 사람인가? 국민을 주인으로 섬기고 국민의 세금을 무섭게 여기며 나랏돈 귀하게 쓰고 맡겨진 나랏일에 뜻을 두며 충실하게 종사하는 사람이다. 그렇다고해서 가난한 청백리가 되어야한다는 것은 아니다. 설령 廉吏(렴리)가 되지 못하더라도, 染吏(염리)ㆍ오리(汚吏)는 되지 말아야지. 맑으면 더 좋으련만, 그저 썩지나 말기를 바라야지. 09 25 子曰: “三軍可奪帥也, 匹夫不.. 2021. 3. 16.
0923 따말, 부드러운 말 한마디 강요ㆍ명령ㆍ질책하며 남의 마음을 해치는 말을 '자칼의 언어'라 한다면, 이해ㆍ존중ㆍ사랑으로 남의 마음을 헤아리는 말을 '기린의 언어'라 한다. 따뜻한 말 한마디는 사람을 살릴 수도 있다. 공자님께서 말씀하신 '부드러운 말 - 손언(巽言)'이 바로 '기린의 언어'이다. 09 23 子曰: “法語之言, 能無從乎? 改之爲貴. 巽與之言, 能無說乎? 繹之爲貴. 說而不繹, 從而不改, 吾末如之何也已矣. (자왈: “법어지언, 능무종호? 개지위귀. 손여지언, 능무열호? 역지위귀. 열이불역, 종이불개, 오말여지하야이의.”) (*末 끝 '말'은 없을 '無'와 같은 뜻으로 쓰임)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바르게 타이르는 말을 따르지 않을 수 있겠는가? 자신의 잘못을 고치는 것이 중요하다. (부드럽게) 완곡하게 해주는 말을 기뻐하.. 2021. 3. 16.
0922 청출어람에 후생가외로다. 경복궁에서 인왕산 자락, 서촌마을에는 오래전부터 예술가들이 많이 살았다. 조선 시대에는 겸재 정선과 추사 김정희, 근대에는 화가 이중섭, 구본웅, 박노수와 시인 윤동주와 이상 등이 이 동네에서 살았다. 사직단에서 통인시장으로 걸어 올라가는 누하동 골목에 이상범 가옥이 있다. 근대 한국 수묵화의 거장 청전 이상범(靑田 李象範 · 1897~1972)의 집과 화실이다. 베를린 올림픽 우승자인 손기정 선수의 가슴에서 일장기를 지운 사람이다. 통인시장 서쪽에서 인왕산 수성동 계곡을 올라가는 길에는 박노수 미술관이 있다. 남정 박노수(藍丁 朴魯壽ㆍ1927~2013)의 자택은 현재 종로구립 박노수미술관으로 개관되어 화가의 그림을 볼 수 있다. 藍丁 박노수는 해방 후 靑田 이상범의 청전화숙에서 그림 공부에 입문하였다... 2021. 3. 15.
0921 뜻대로 되지 않는 세상일지라도.. "심은 대로 거둔다"고 한다. 삶이 정말 그렇다면 무슨 걱정 있겠나? 사는 것은 희망적이고 낙관적이겠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주인 빌 게이츠는 하버드 대학생들을 상대로 한 연설에서 이렇게 말했다. “Life is no fair, Get used to it ." 불평만 늘어놓고 인생 허비하지 말라. '사는 게 원래 불공평해. 그러려니 해라'는 말이다. 자업자득ㆍ사필귀정(自業自得 事必歸正)이 되어도 살 맛 나는 세상일게다. 그래도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언젠가는 그렇게 될 것이다. 희망하고 忍苦하자. 09 21 子曰: “苗而不秀者有矣夫! 秀而不實者有矣夫!” (자왈: “묘이불수자유의부! 수이불실자유의부!”)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싹이 났으나 꽃이 피지 못하는 것도 있고, 꽃이 피었으나 열매를 맺지 못하는 것도 .. 2021. 3. 15.
0917 모든 것이 내게 달려있다. 매주 미사 때 마다 가슴을 치며 고백의 기도를 드린다. "생각과 말과 행위로 죄를 많이 지었으며, 자주 의무를 소홀히 하였나이다. 제 탓이오. 제 탓이오. 저의 큰 탓이옵니다." (mea culpa, mea culpa, mea maxima culpa) 그래서인가? 노래를 듣자마자 금새 나의 참회와 눈물로 다가왔다. "내 속에 내가 너무 많아, 당신의 쉴 자리를 뺐고...외롭고 또 괴로워..." 我相에 집착하니 번뇌와 고통뿐이었다. 모든 것은 다 내가 지은 것이다. 09 19 子曰: “譬如爲山, 未成一簣, 止, 吾止也. 譬如平地, 雖覆一簣, 進, 吾往也.” (자왈: “비여위산, 미성일궤, 지, 오지야. 비여평지, 수복일궤, 진, 오왕야.”)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 비유하면 산을 만듦에 마지막으로 한 삼태.. 2021. 3. 9.
0916 물에서 배운다. 물보다 좋은 것은 없다. 물은 神의 現身이요 생명의 어머니이다. 도덕의 근본이요 지혜의 아버지이다. 맹자는 인간본성을 물에 비유하여 선하다 하였다. 노자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상선약수(上善若水)~가장 좋은 것은 물과 같다. (The highest excellence is like water.) " 지극히 착한 것은 마치 물과 같다.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면서도 다투지 아니하고 모든 사람이 싫어하는 낮은 자리로 흘러간다. 그러하기에 도에 가깝다. ㅡ 8장 09 17 子在川上,曰: “逝者如斯夫! 不舍晝夜.” (자재천상,왈: “서자여사부! 불사주야.) 공자께서 시냇가에 계시면서 말씀하셨다. "가는 것이 이와 같구나. 밤낮을 그치지 않는도다." The Master standing by a stream, sa.. 2021. 3. 9.
0915 술로 그 사람됨을 본다 수원화성 팔달문에서 지동시장으로 가는 거리에 정조대왕이 앉아 계신다. 주안상을 펼치고 술을 따르며, "불취무귀(不醉無歸)-취하지 않으면 돌아갈 수 없다"며 명을 내리신다. 양껏 마시라는 뜻이겠다. 임금께서 즐거워 먼저 취기가 오르듯 하다. 정조실록에 나오는 장면이다.술이 약한 나는 술 잘마시는 이가 부럽다. 취하여도 내가 술을 즐겨야지, 술이 나를 이기니 뒤탈이 두렵기 때문이다. 醉(취)는 '술'을 의미하는 酉(유)와 '끝마치다'는 의미를 가진 卒(졸)이 결합된 것으로, 술을 끝까지 마셔 취한 상태를 뜻한다. 에서는 醉를 "주량을 채워서 마셨으되, 추태를 보이지는 않는 상태이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古文에서 卒은 술에 취해 옷을 풀어헤치고 비틀거리는 사람의 형상이다. 두 다리가 꼬일 정도로 만취한 모습.. 2021. 3. 5.
0913 사람이 자리를 만든다. 교보문고 빌딩 뒤 종로거리에 소설가 염상섭이 앉아 계신다. 벤치 뒤로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 는 글이 돌에 새겨져 있다. 교보문고 설립자 신용호 선생의 말씀이란다. 다만 횡보(橫步) 염상섭 선생이 종로에서 태어나서 그 곳에 계신 것이다. 영화, '광해-왕이 된 남자'에서는 천민이 왕이 되었다. 천민의 씨가 따로 있지 않고, 왕의 씨가 따로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물론 꾸민 이야기이지만, 여러 사실에서 보더라도 사람은 처해 있는 환경과 앉아있는 자리와 입고 있는 옷에 따라서 행실이 달라진다. 주어진 직책에 따라서 변하고 적응하고 성장해는 것이 사람이다. 타고난 씨앗이 결정짓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공자께서 말씀하신 것을 듣고 나니, 결국, '사람이 자리를 만들고, 자리가 사.. 2021. 3.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