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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와 놀기231

0320 즐거움에 젖어도 음란하지 않다. 우계 성혼과 율곡 이이는 파주 임진강변의 같은 고을에서 살은 평생지기의 친구였다. 성인이 되어 친구 송강 정철의 생일잔치에 초대되었는데, 가서보니 기생들이 함께 있었다. 고지식한 성혼은 기생을 못마땅히 여기었지만, 율곡은 웃으며 "물들여도 검어지지 않으니 이것도 하나의 도리라네" 하며 함께 잔치를 즐겼다. 평생의 반려된 친구로 지내다가 율곡이 먼저 세상을 떠났고, 성혼은 그보다 14년을 더 살면서 율곡을 잊지 못해 그의 기일(奇日)이 되면 늘 소복을 입었으며, 율곡의 인품과 우정을 그리워하며 슬픔에 잠기곤 하였다. 03‧20 子曰: “關雎, 樂而不淫, 哀而不傷.” (관저, 낙이불음, 애이불상)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시경의 관저는, 즐거움에 젖어도 음란하지 말고, 슬프면서도 너무 빠져서 和를 해치지 않.. 2020. 4. 20.
0315 매사 묻는 것이 예의다. 生은 문제의 연속이다. 해결하고 나면 또 다른 문제가 등장한다. 애써 피할 수 있다면 다행이지만, 그렇게 못 본 채 지나칠 수도 없는 문제가 수두룩하다. 이 수많은 문제들을 어떻게 풀이하는가에 따라 幸ᆞ不幸이 가린다. 삶은 문제 해결의 과정이며, 함수관계이다(Life is the process of solving problems. /L=f(P->S)). 문제 유무가 문제가 아니고, 문제 해결이 문제이다. 문제를 기꺼이 받아들이고 견디고 이겨 나가자.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분명 풀이할 수 있을 것이다. 보다 더 나은 삶을 꿈꾸면서. 03‧15 子入太廟, 每事問. 或曰: “孰謂鄹人之子, 知禮乎? 入太廟, 每事問.” 子聞之, 曰: “是禮也.”(자입태묘, 매사문. 혹왈: 숙의추인지자, 지례호? 입태묘 매사문.. 2020. 4. 20.
0313 어디 빌 곳도 없다. 한때 'U시티'라는 용어가 유행한 적이 있다. IT기술을 통해 유비쿼터스 정보 서비스를 제공하는 도시를 만들자는 것이었다. 도시의 각 시설에 센서를 달아 놓고 지능형 교통시스템, 지능형 CCTV모니터링, 원격민원 시스템 등 다양한 IT기반 서비스를 시민들에게 제공하고자 했다.'유비쿼터스(Ubiquitous)'는 'omni presence, 편재(遍在)' 뜻으로 '(神은) 언제든 어디에서든 모든 곳에 계신다'는 의미를 가진다. 언제나 어디에나 CCTV가 도시의 안전을 지키고 있다면 시민 대다수는 찬성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나의 일거수 일투족을 쳐다보고 녹화한다면 과연 찬성할 수 있을까? 우리는 본질적으로 인류 문명에 다시 물어봐야 한다. 神의 속성을 IT가 기능한다고 해서 인류의 삶이 과연 향상될까? .. 2020. 4. 20.
0312 살아 계신 듯이 모셔라. 사는 동네에 세계문화유산 융건릉이 있어 참 좋다. 아내와 자주 들린다. '이보다 더 좋은 공원이 어디있을까?' 여긴다. 이 곳에 들리면 푸른 숲이 속인을 씻기고 편안하게 맞이한다. 갈 적마다 나는 선조들에게 고마워 한다. 나는 정조가 되어 아버지 사도세자의 능을 찾는다. 그 마음을 지니고 들어가면 더욱 감개무량하다. 먼 발치에서 찾아 오는 아들을 반겨 볼 수 있게 정자각을 왼쪽으로 비켜 배치하였으며, 보다 가깝게 내려 보고자 사초지와 능침영역을 낮췄다. 물론 뒤주에 갇혀 어둡게 돌아가신 아버지를 불쌍히 여겨 환하게 세상을 내려 보시라고 능침을 조성한 아들의 배려였을 것이다. 나는 왕릉에 갈 적마다 신교(神橋)를 찾는다. 정자각 바로 그늘 진 곳에 있다보니 남들은 거의 찾지 않고 지나치더라도 눈 여겨 보지.. 2020. 4. 20.
0308 마음이 고와야 예쁘지 더러운 얼굴에 화장하는 이가 어디 있나? 깨끗이 씻고 화장하는 것이 당연하다. 이와같이 그림을 그리는 일도 희고 깨끗한 종이를 먼저 마련 뒤의 할 일이다. 사람을 평할 때도 외모보다 마음씨가 바탕이고, 이력 출신 등 스펙보다 성품이 먼저이다. 마음이 고와야 미인이다. 미소(美笑)와 인사(人事)가 미인(美人)의 조건이다. 03‧08 子夏問: “‘巧笑倩兮, 美目盼兮, 素以爲絢兮.’何謂也?” (자하문, 교소천혜, 미목반혜, 소이위현해*, 하위야) 子曰: “繪事後素.” (자왈, 회사후소)** 曰: “禮後乎?” (왈, 예후호?)*** 子曰: “起予者商也! 始可與言 詩已矣.” (자왈, 기여자상야, 시가여언 시이의) ~제자 자하 : “(선생님 제가 시를 읽으니) ‘예쁜 웃음에 보조개가 예쁘며, 아름다운 눈에 눈동자가.. 2020. 4. 20.
0304 예의 근본은 무엇일까? 체면을 중시하다보면 형식에 치우친다. 남의 평가에 신경을 곤두세우면 겉치레를 많이 한다. 의식주를 말할 때, 의(衣)가 먼저 앞서는 것을 보면, 그만치 남들 앞에 보이는 몸 맵시나 신수 체면을 중시한다는 것을 알 수있다. 승용차도 실용보다 체면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애경사의 큰 일을 치룰 때면 손님맞이와 자기 체면을 우선하다가 예의 본질을 잃고 재물을 낭비하게 된다. 이제라도 "무엇이 중요한가?"를 물으며, 실리를 챙기고 근본을 튼튼히 하는 생활로 돌아가야 한다. 애경사 모든 가례(家禮)에는 모름지기 삼가고 공경하는 일이 우선이다. 敬이야말로 禮의 근본이다(敬者 禮之本也). 03‧04 林放 問禮之本. 子曰: “大哉問! 禮, 與其奢也, 寧儉; 喪, 與其易也, 寧戚.” (임방 문례지본, 자왈 대재문, 예.. 2020. 4. 20.
03팔일편-0303 사람이 사랑이 없어서야? 는 '말씀을 논하는' 책이다. 무슨 말씀을 논하는걸까? 스승 공자의 가르침과 제자들과 주고 받은 말씀을 논한다. 많은 가르침 중에서도 인(仁)이 으뜸이다. 그래서 "는 仁을 논하는, 論仁이다." 仁은 人에 二를 붙인 글자이니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말한다. 그러니 仁은 人間 관계에 가장 기본적인 덕목(virtues proper to humanity)이며, 사람을 사람답게 하는 사랑의 마음이다. 정이천이 말하였다. "仁은 천하의 바른 이치이니, 仁을 잃으면 질서[禮의 所用]가 없고 和[樂의 所用]하지 못한다." 나는 말한다. "仁은 人이며, 사람은 사랑이다. 不仁이면 非人이라. 사랑하지 않으면 사람이 아니다." "사랑이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사랑이 없으면 아무 것도 아니다." 03‧03 子曰: “.. 2020. 4. 20.
0224 義를 보고서도 피하면? 과하지욕(胯下之辱)이라는 성어가 있다. 의 '회음후 열전'에 나오는 한신(韓信)의 이야기다. 훗날에 한고조 유방을 도와 천하를 통일한 대장군이요 초왕이 된 영웅이다. 그러나 젊은 평민의 시절에 한신은 늘 칼을 차고 다니면서도 가난한데다 방종하였다. 키는 큰 데 스스로 벌어 먹지 못하고 하는 일없이 남을 따라 다니며 얻어 먹고 살았다. 사내가 되어 이 모양이니 동네 아낙들에게도 비웃음 거리가 되었다. 그런 한신이 어느 날 장터에서 장똘뱅이 양아치 같은 이에게 잡혀 수모를 당하게 되었다. "네 놈이 죽기가 두렵지 않다면 네가 차고 다니는 그 칼로 나를 찔러봐라. 죽음이 두렵다면 내 가랑이 사이로 기어 나가라." 한신은 그를 한참 동안 바라보다가 그만 땅 바닥에 엎드려 가랑이 밑으로 기어 나갔다. 시장 사람들.. 2020. 4. 20.
0223 더하기 빼기를 알아야지 역사를 알아야 지금을 알고 미래를 알 수있다. 그것이 역사 공부를 하는 이유다. 역사를 영어로 history라 한다. 말 그대로 풀이하자면 '그의 이야기(his story)'이다. 그녀의 이야기는 없다. 그녀는 다만 엑스트라였다. 그만큼 남성지배적인 가치의 산물이다. 역사의 주인공과 등장 인물인 '그의 이야기'를 '나의 이야기(my story)'를 엮어 재해석해야한다. 그것이 역사 공부하는 방법이고 의의이다. 역사에 갇혀 과거에 묻힌 무덤을 파해치고 그곳에 나와 우리 모두를 매장시키는 어리석음을 범해서는 안된다. 역사 속에서 나를 찾고 함께 오늘을 살아갈 수 있는 곧은 길을 만들어 내고, 내일의 주인공들에게 길을 열어 주어야한다. 02‧23 子張問: “十世可知也?” 子曰: “殷因於夏禮, 所損益, 可知也;.. 2020. 4.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