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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와 놀기231

1220 같은 말 다른 뜻, 達과 聞 분단이 지속되면서 남북한의 말이 달라지고 있다. "일 없습네다."라는 말은 북한에선, "괜찮다."는 뜻으로 사용되지만, 남한에서는 "소용없다, 필요없다, 상관 말라."는 뜻으로 들린다. 북한에서는 '오징어'를 '낙지'라고 부른다. 낙지 볶음을 주문하면 오징어 볶음이 나온다. 이렇게 말이 같아도 뜻이 다르고, 같은 것을 보고도 말을 달리한다. 사는 길이 다르니 말도 달라지나보다. 제자 자장(子張)이 스승에게 여쭈었다. “선비가 어떠해야 통달한 사람이라는 말을 들을 수 있습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네가 말하는 ‘통달’이라는 게 무슨 뜻이냐?” 자장이 대답했다. “나라에서나 가문에서나 유명해지는 것입니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그건 소문일 뿐, 통달이 아니다." 명예를 구하는 이가 어찌 달인에 이를.. 2021. 5. 15.
1214 거지무권(居之無倦)~게을리 하지말라. 천재와 바보는 종이 한장 차이란다. 그것을 가르는 기준은 뭘까? 천재와 게으름뱅이도 많이 닮았다. 그럼, 무엇이 다를까? 그 차이는 '선택 의지의 자유' (freedom of Willkür)에 있다. 천재에게는 스스로 선택하는 게으름과 바보짓이 있다. 그것 이외에는 모든 것이 다 귀찮고 의미 없다. 오직 자기 세계에 몰입하는 바보가 되고 게으름뱅이가 된다. 선택한 게으름은 삶에 여유를 주고 머리 속에 상상력을 심어 준다. 작은 씨앗의 상상력이 자라면서 위대한 창작과 발견을 할 수 있었다. 공자님은 참 부지런하셨나 보다. 맹자는 감히 공자를 평하면서, "배우기를 싫어하지 않고, 가르치기를 게을리 하지 않으셨다.'(학불염이교불권) 고 말했다. 공자에게는 제자가 많았다. 제자들은 제각기 재능이 있었다. 그 중.. 2021. 5. 10.
1211, 君君臣臣-이름다움과 아름다움 아름다움(美)이란 무엇일까? 어려운 질문이다. 그래도 늘 묻는다. 비너스의 팔등신을 보고 아름다움을 느꼈다면, 미란 조화(harmony)를 이룬 상태이다. 아닌가? 그렇다면, 미란 매력을 느껴 기쁨과 만족을 주는 상태이다. 그렇다면, 美란 善과 행복과 사랑과 또 무엇이 다른가? 쉽지 않다. 아, 그냥 이렇게 규정하자. "아름다움이란 '이름다움'이다." 말장난 같지만, 그러고나니 좀 쉬워진다. "꽃이 꽃다우니 아름답다." 맞지 않은가! 나는 나답고, 너는 너답고, 모두 아름답지. 그렇다면, 그 '다움'이란 것은 또 무엇인가? 꽃의 색향이 곱고 향기로우며 생생하게 살아있어 보는 이에게 기쁨을 주니 아름답지 않은가? 제 자리에서, 제 역할을 다하며, 제 존재가치를 실현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타자와 함께 기뻐하.. 2021. 5. 2.
1208 사불급설(駟不及舌)ㆍ 태양의 마차도 혀보다 빠를 수 없다. 파에톤은 태양의 신, 헬리오스에게 졸랐다. 드디어 파에톤은 아버지가 모는 태양의 마차를 몰게 되었다. 태양의 마차는 날개가 달린 천마(天馬) 네마리가 이끄는 마차로 매우 거칠고 빨랐다. 그러기에 헬리오스만이 조정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미 아버지는 아들에게 약속을 했다. 신들의 약속과 맹세는 거둘 수가 없어서, 아들에게 마차를 내어주었다. 다만 너무 높지도 않고 너무 낮지도 않게 하늘 중간으로만 몰고 다니라고 신신당부를 했다. 하지만 그게 뜻대로 되나? 운전이 미숙한 파에톤은 태양의 마차를 통제할 수가 없었다. 위 아래로 마구 솟구치며 대지를 불바다로 만들면서 허공을 날아 다녔다. 파에톤도 제 정신이 아니다. 급기야 신들의 신인 제우스가 벼락을 쳐서 파에톤을 추락시켜 이 사태를 막았다. 운전할 줄 모르는.. 2021. 4. 29.
1207 無信不立-신의가 없으면 서지 못한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다를 바없다. ‘자기다움’을 잃어 버리면 ‘제 자리’에 바로 설 수 없다. 신(信)이라는 글자는 ‘사람[人]에 말씀[言]’이 더해졌다. 사람의 말은 반드시 지켜져야 하며, 자기에게 주어진 직무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거짓됨이 없이, ‘자기 최선을 다하는 것[盡己之謂 忠]’이며, ‘정명(正名ㆍ바른 이름ㆍ이름다움)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신의를 잃어버리면 정명(正名)을 잃는 것이다. 부모도 믿음을 잃어버리면 자식의 얼굴을 제대로 볼 수 없고, 선생님도 신의를 잃어버리면 교탁에 서기가 부끄럽다. 하물며 정치 지도자가 국민들로부터 신의를 잃어버리면 어떤 지경이 될까? 어떻게 정치하며, 어떻게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 수 있을까? 政者正也(정자정야)라 했거늘. 12‧07 子貢問政.. 2021. 4. 23.
1206 視遠惟明, 멀리 보려면 밝아야 한다. 내일을 보려면 날이 밝기를 기다려야 한다. 밝지 않으면 멀리 볼 수 없다. 미래를 내다 보기 위해서는 생각이 밝아야한다. 먹구름이 끼면 세상이 어두워진다. 조급하면 생각이 짧아지고 시야가 좁아지고 앞을 내다 보기 어렵다. 결국 일을 그르치고 만다. 야단을 치더라도, 충고를 하더라도, 부탁을 하더라도, 먹구름 낀 하늘에서 소낙비 쏟아지듯 하지 말고, 슬쩍 다가가 보슬비 같은 다정한 말로 젖어들게 하자. 절친한 벗이라도, 사랑하는 님이라도, 가까운 가족이라도, 조금은 거리를 두고 긍정의 마음으로 밝고 편안하게 바라보며, 조금은 느리게 천천히 다가가자. 함께 먼 길 가려면, 가볍게 가자. (그런데 아래 공자님의 말씀은 내 생각과 다른 말씀을 하신 것이다. 주변 간신들의 참소와 하소연에 젖어들지 않아야 明遠의 .. 2021. 4. 22.
1205 死生有命이요, 四海之內 皆兄弟也이니라 생사가 명에 달렸고, 부귀는 하늘에 있다고? 설령 그렇다고 해도, 어찌 命 만 기다리고, 하늘 만 쳐다보랴? 스스로 심고 자신이 거두는 것이다. 복을 얻는 것도 내가 심은 것이고 화를 부른는 것도 내가 지은 탓이다. 세상사 뜻대로 되지않더라도 체념하지 말고 하는 데까지는 해봐야지. 그러나 너무 애쓰지는 말자. 그러다가 생사가 달라질까 두렵다. 12‧05 司馬牛憂曰: “人皆有兄弟, 我獨亡.” 子夏曰: “商聞之矣: 死生有命, 富貴在天. 君子敬而無失, 與人恭而有禮. 四海之內, 皆兄弟也 君子何患乎無兄弟也?” (사마우우왈: “인개유형제, 아독망.” 자하왈: “상문지의: 사생유명, 부귀재천. 군자경이무실, 여인공이유례. 사해지내, 개형제야. 군자하환호무형제야?”) 사마 우가 걱정하며 말하였다. "남들은 모두 형제가.. 2021. 4. 20.
1204 내성불구(內省不疚)-안으로 살펴서 부끄럽지 않다면, 시인은 기도했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르러 한 줌 부끄러움이 없기를..." 과연 그럴 수 있을까? 그렇게 살 수 있을까? 차마 그럴 수 없었기에,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며 부끄러워하고 참회한다. 내가 그렇다. 안으로 살펴보아 부끄러움이 없다면, 무엇을 근심하랴? 무엇이 두려우랴? 그럴 수 있다면, 그럴 수 있다면. 삶이 부끄럽지 않을 수 있다면. 12‧04 司馬牛問君子. 子曰: “君子不憂不懼.” 曰: “不憂不懼, 斯謂之君子已乎?” 子曰: “內省不疚, 夫何憂何懼?” (사마우문군자. 자왈: “군자 불우불구.” 왈: “불우불구, 사위지군자이호?” 자왈: “내성불구, 부하우하구?”) 사마 우가 군자를 묻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근심하지 않고 두려워하지 않는다." 근심하지 않고.. 2021. 4. 19.
1202 사랑의 황금율 - 기소불욕 물시어인 일산의 주엽역 승강장 입구에는 '기소불욕 물시어인(己所不欲, 勿施於人)' 글귀가 큰 타일에 새겨져 있다. 좋아하는 글귀라서 눈에 띠었다. 바람이 있다면 어린이와 젊은 학생들도 금방 읽을 수 있도록 이렇게 한글로 쓰고 그 아래에 한자를 더했더라면 만나는 많은 이들이 더 크게 깨달았을 것이다. "자기가 바라지 않는 것을 남에게 베풀지 말라." (己所不欲, 勿施於人). 이 말씀은 공자님께서 하셨다. 교회에 다니는 사람들도 익히 들었던 말씀이다. "너희가 대접받고자 하거든 남을 먼저 대접하라." (마태7:12. So in everything, do to others what you would have them do to you.) 는 예수님의 황금률과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만 살아도 뒷담화 없고, 손가.. 2021. 4.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