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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이야기128

그냥 헤세, 살림 여행 시작합니다. 숙제 없는 방학, 개학없는 방학이 시작되었어요. 방학 계획표 만들지 않아도 되고 그날 일은 그날 아침에 세우고 그냥 하고 싶은대로 하다가 말아도 그만이구. 아내 출근길 현관 앞에서 배웅하고, '아당'을 들으며 설거지 하고, 청소 정리를 시작한 살림살이가 행복하네요. 늘 꿈꿔왔던 안단태(安團泰, 평안ᆞ단순ᆞ태평)의 삶을 이제 느리게 즐겨 보렵니다. 교직 말년에 얻은 이름 '그냥 헤세'. 그 이름으로 '그냥헤세' 갤러리도 꾸몄어요. '풀꽃'보다 더 예쁘고 사랑스런 아내의 글씨와 무민 그림. 그리고 퇴직을 응원하는 벗님들의 캘리그래피 축복. "여유를 찾아서 행복을 찾아서 떠나보자." 이 말씀 속으로 을 시작해봅니다. 오늘은 헤세의 그림 하나를 따라 그려볼까 합니다. 아, 천천히 구피 어항 청소도 하고 귀여운 .. 2019. 9. 2.
너도 가면 나도 가야지 오랜만에 붓을 들어 가는 봄에게 작별 인사를 한다. 가는 봄이야 어서 가라지. 이제 너도 가면 나도 가야지. 송조랑(送趙郞) ㅡ 신흠(申欽) 이화낙진효래우(梨花落盡曉來雨) 황조비명하처촌(黃鳥飛鳴何處村) 춘욕모시군우거(春欲暮時君又去) 한수리한공소혼(閒愁離恨共消魂) 새벽비 내려 배꽃 다졌는데 어느 마을 꾀꼬리 울며 날아가네. 봄은 가려는데 그대 또한 가는구나. 무단한 근심 이별 한과 겹쳐 마음 녹이네. 음주(飮酒) - 정몽주(鄭夢周) 객로춘풍발흥광(客路春風發興狂) 매봉가처즉경상(每逢佳處卽傾觴) 환가막괴황금진(還家莫愧黃金盡) 잉득신시만금낭(剩得新詩滿錦囊) 나그네길 봄 바람에 미친 듯이 흥이 일어 좋은 곳 지날 적마다 술 잔을 기울이네. 집에 돌아와 황금 다하여도 괴히치 말자. 넉넉히 얻은 새로운 시 비단 주머.. 2019. 6. 4.
스마트폰 저장공간 엄청 늘렸어요. 휴대폰 저장공간(디바이스 32기가)이 부족하여 재작년에 64기가 SD카드 저장장치를 별도 구입하여 폰 속에 넣었어요. 이후 사진, 음악, 동영상 파일은 별도 SD카드 저장장치로 다 옮겼죠. 그래도 단말기 저장공간 부족한 것은 사용하지 않는 앱들을 삭제, 캐쉬 삭제 등.. 그런데! 그게 아니었어요. 의미 없는 짓. 잔챙이 짓! 이만하면 오래 썼다고 생각하며 화끈하게 새 폰으로 바꿀까? 아, 잠깐! 그것도 아니었어요. 획기적 방법이 있어요! ㅡㅡ 클릭으로 들어가서(참고, 제 폰은 노트4, SKT) 만 삭제해도 고민 끝! 문제해결! 이것이 무려 4.23기가나?! 어플은 166메가 밖에 안되는데...이것만 한 방에 삭제해도 4기가가 늘어나는 계산이죠. 기가 차고 기가 빌(?) 일이죠! SNS에 어떤 이들은 각각.. 2019. 5. 8.
왜 그대는 말이 없는가? 거대한 조각상을 다 만든 다음, 조각가는 자기 조각상을 발로 걷어 차면서 말했다. "왜 그대는 말이 없는가?" (Why do you not speak.) 모세상. 235cm. 피에트로 인 빈콜리 성당 (Basilica di San Pietro in Vincoli) 미켈란젤로는 대리석에 생명을 넣었다. 그렇게 완성된 모세상은 자기가 생각해도 살아있는 사람같이 느껴졌던 모양이다. 완벽한 작품에 대한 자기 감탄이다. 생생하게 상상하고 자기 열정을 다한 결과이다. 왜 모세는 아무 말도 없었을까? 미켈란젤로가 자기 경탄에 빠진 나머지 혼잣말을 하였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로마에 가보지 못했다. 가게 되면 모세를 먼저 찾아가 말을 건내고 싶다. "당신은 왜 다시 오셨어요?" (Why did you come back.. 2019. 4. 10.
꽃 다움, 나 다움 - 매력 홀릭 지난 삼월에는 꽃 향기로 큰 위로를 받았답니다. 머리와 눈이 맑지 못하니, 밝고 향기로운 꽃으로 고통을 이겨내고 치유를 바라는 이가 꽃을 보내주었어요. 그 위로를 기억하고자 그림으로 남깁니다. 가운데 보름달 같이 환한 꽃은 '라넌큘러스(Ranunculus)' 라 하네요. 처음 본 꽃인데 보자마자 끌렸어요. 이름도 낯설고 어려워요. 그런데 꽃말이 '매력ᆞ매혹'이라네요. 그야말로 '매력홀릭'이죠. 마침 우리 학교 이름이 '매홀고'랍니다. '물 고을(물골 맷골)'의 고구려 시대 지명입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선생님은 우리 학교 매력에 홀릭했고, 너희들의 매력에 홀릭했단다.'라며 말해줬어요. 라넌큘러스의 꽃말이 '매력' '매혹'이라니 아이들에게 이 꽃 그림을 전하고 싶어요. 그런데 그 말의 어원에는 라틴어 '.. 2019. 4. 1.
꽃같이 아름다운 인생 성모님 앞에서 기도드립니다. 세상에 아픈 사람 없게 해달라고... 이제 혼자서기 힘든 지팡이를 벽 모서리에 기대놓고 당신은 꽃 앞에 섭니다. 한 때는 꽃 같이 예쁜 때가 있었죠. 지금도 꽃보다 아름다운 당신입니다. 아프지 마셔요. ~ 서울성모병원에서 2019. 3. 26.
오방색 조찬, 우주의 기를 먹다. 천지 창조, 우주 구성요소. 너무 거창한가? 동양의 세계관은 음양오행사상으로 설명된다. 음양오행으로 천지창조와 우주 세계를 설명한다. 아침 식사, 간단히 식탁이지만 하늘(天)과 땅(地)이 키운 오방색 재료를 불(火)과 물(水)로 조리하여 차렸다. 그 색이 예쁘다. 색을 먹는다. 풍성한 식사가 되었다. 스스로에게 주문을 읊는다. "나는 우주의 기(氣)를 채운다." 교실에 게시된 태극기의 태극사괘로 음양이 가까이 있음을 전했다. 디지털 세계의 비트ᆞbit(0,1)도 그렇다며. 오행 상생 상극도 2019. 3. 26.
꽃다움 나다움 다락캔디 친구가 프리지어 꽃을 보내고 꽃그림도 그렸어요. '봄이 오고 있나 봄.' 꽃을 그린다는게 얼마나 행복한 일입니까? 꽃말을 알아가는 것도 참 즐겁구요. 프리지어는 "당신의 시작을 응원해"라네요. 저희 집안에 지금 프리지어 향이 가득하답니다. '매력'이라는 꽃말을 가진 노란색의 라넌큘러스, '사랑과 열정'의 장미보다도 향기는 프리지어가 으뜸이지요. 아, 제 그림 속의 수선화(나르키소스)를 짝사랑하다 나르키소스를 따라 연못에 빠져 죽은 요정이 프리지아랍니다. 그 순진하고 이루지못한 짝사랑을 불쌍히 여겨 제우스 신은 향기로운 꽃으로 피어나게 하였다네요. 고향의 봄과 뜰에 핀 수선화. 꽃이름을 불러주고 꽃말을 들어주는게 또 얼마나 행복한지... 아...엄마 산소 가는 길에 동백꽃을 만났어요. 엄마가 즐겨.. 2019. 3. 21.
우리의 길, 위로가 먼저이다. 바흐의 칸타타, '눈 뜨라고 부르는 소리..'를 듣는다. 고마운 말씀이며 참 좋은 가락이다. 병원 생활 속에서도 곳곳에 작은 행복이 있다. 앞 자리의 보호자인 사모님과 가족의 정성으로 오랫동안 누워있던 가장은 눈을 뜨게 되셨고, 아직 어눌하지만 말을 하게 되셨다. 그리고 '일어나 걸어라' 찬송가를 들려 달라고 하여 가족들에게 위안과 희망을 주었다. 미안하게도 여기에 비하면 나는 얼마나 감사하고 행복한가? 한 눈으로나마 볼 수 있고, 내 손으로 밥 떠 먹을수 있고, 두 발로 걸을 수 있고. 내 입으로 노래도 부를 수 있으니.. "가족의 넘치는 사랑을 보니, 다 좋아 질거예요. 또한 주님 함께 계시니!" 덕담을 전하였다. 내 감사함에 보답이었다. 입원실 간호선생님들이 'WE路' 핑크색 뱃지를 달고 있었다. .. 2019. 3.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