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찾아서

나의 소확행! 드디어 추사팽 실현

문촌수기 2018. 2. 16. 21:13

추사는 '대팽두부과강채ᆞ고회부처아녀손'이라며 만년의 행복을 표현하였다.
"가장 좋은 요리는 두부ᆞ오이ᆞ생강ᆞ채소이며, 최고의 모임은 부부와 아들딸 그리고 손주들."
~'허리에 황금인장을 차고 산해진미로 진수성찬하여 밥상에 시중드는 이가 비록 수백명일지라도 이보다 더 좋은 행복이 어디 있을까?'
무술년 설날 전날.
딸ᆞ사위를 기다리며 아내랑 만든 김치만두를 넣고 드디어 추사팽을 실현하였다.

추사대팽은 다름아닌 김치만두 전골이다.
만두와 두부, 오이대신에 애호박(남과), 생강, 버섯, 배추 등 여러 채소를 넣고 다시마, 멸치, 무, 대파, 버섯기둥을 넣고 끓인 육수에 국간장과 다진 마늘로 간을 하였다. 시원하고 칼칼한 국물 맛이 일품이다. 나의 주문에 정성껏 요리해 준 아내의 솜씨에 감사하다.

누가 뭐래도 나에겐 음양오행설에 따른 최고의 요리가 되었다. 물과 불이 만나, 하얀 두부, 검은 버섯, 노란 배추속닢과 생강, 푸른 대파와 애호박, 붉은 김치 만두로 최고의 전골 요리가 되었다. 아내는 당근을 빠트렸다며 조금 아쉬워 했다.
나의 소소한 행복 더하기!
추사의 <대팽고회>를 임서한다.

나의 소확행, 나의 고회
사위와 딸아이가 아들ᆞ딸 넷을 데리고 세배를 한다. 그렇게 자녀 많이 낳으라고 덕담을 주었다. 행복한 시간이다.
어릴 적 같이 놀았던 '곰곰이ᆞ동동이ᆞ도나ᆞ뾰뇨' 봉제 인형들이다. 결혼하여 분가하였지만, 이 아이들은 엄마아빠한테 맡기고 갔다. 이 아이들도 소중한 가족이다. 아들없는 나에게 최고의 만남이란,
'고회부처서아손'(가장 좋은 자리란 부부와 사위 딸 그리고 손주의 만남)이다.

시댁간다며 떠난 자리에 이 아이들만 뒤집어져있다. 아내가 설정하여 우리 가족 카톡방에 올리두고선 '야들 좀 봐라. 저그 안델꼬 갔다고, 디비지고 울고 난리났구나. 어서 또 오너라"는 부모의 뜻을 전한다. 행복은 비록 작은 일이지만 자주하는 데에 있다. 사랑 가득한 '아내'를 둔 나는 참 행복하다. 내 '안에' 둔 사랑.

추사의 대팽고회 대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