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도성과 인문학 산책

그리움이 등대가 되어

문촌수기 2019. 3. 21. 20:56

고향에 가면 엄마가 계셨다
엄마의 가슴처럼
시퍼렇게 멍든 바다가 있었다
모두를 받아들여 바다라 했지만
이렇게 시퍼런 멍이 든 줄은 몰랐다
깊어서 그 속을 알 수 없지만
이렇게 흔들릴 줄은 몰랐다
이젠 엄마마저도 떠나시니
고향도 없어졌다
엄마가 고향이었다

잃어버린 고향 대신에
엄마 이름으로 고향이 된
바다 마을이 있다
그 마을에 세 개의 등대가 있다
바다 건너 방파제 빨간 등대
바다 속 암초 위에 푸른 등대
해파랑길 끝자락 하얀 등대
시퍼렇게 멍든 가슴을 가진 엄마가
남겨 주신 세 개의 그리움
간절한 그리움이 등대가 되었다

누가 저 등대의 이름을 불러주었으면....

양포 계원등대, 해파랑길의 아름다운 쉼터가 되어준다.
양포항 등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