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와 놀기

0509 썩은 나무로는 조각할 수 없다.

문촌수기 2020. 4. 21. 10:23

부지런한 사람의 낮잠은 달콤하다.
하지만 게으른 사람의 낮잠에는 삶이 썩어가는 줄을 모른다. 이를 어찌하면 좋을까?
공자께서는 평소 공부하기를 게을리하는 제자, 재여가 또 낮잠에 빠져있자 혀를 차시며 말씀하셨다. 듣기에 따라 악담같이 들린다. 화가 많이 나신 것을 애써 참으시는 것 같다. 그래서 혼잣말 하셨을 것이다.

05ᆞ09 宰予晝寢. 子曰: “朽木不可雕也, 糞土之牆不可杇也; 於予與何誅?”
(재여주침, 자왈: "후목불가조야, 분토지장불가오야,어여여하주?")

재여가 낮잠을 자자, 공자가 말씀하셨다.
"썩은 나무로는 조각을 할 수 없고, (똥을 섞은) 거름 흙으로 쌓은 담장은 흙손질 할 수도 없다.
나, 재여를 어찌 꾸짖을 것이 있겠는가?"
(내가 꾸짖어봤자 무슨 소용이 있을까?)


Tsai Yu being asleep during the daytime, the Master said, "Rotten wood cannot be carved; a wall of dirty earth will not receive the trowel. This Yu,-what is the use of my reproving him?"

+ 고흐와 밀레의 낮잠
빈센트 반 고흐(1853~1890)가 그린 가을 그림 중에 추수와 연관된 것을 골랐다. '낮잠'(아래 첫 그림)
반 고흐가 프랑스 프로방스 지방 생 레미 생 폴 병원에 기거할 무렵, 동일한 주제를 다룬 장 프랑수아 밀레(1814~1875)의 작품을 모사했다. 1860년대 프랑스 농촌의 평화로움을 표현한 밀레의 '낮잠' 에 비해 고흐는 거친 붓질과 강렬한 색상의 스타일을 구사했다.
데칼꼬마니 같이 두 그림은 닮았다. 추수 노동 후, 가을 햇살에 낮잠에 든 부부의 사랑이 무척 행복해 보인다. 한편 안식을 취하고 싶은 가난한 농노의 고단한 삶도 읽힌다.
연습생도 아닌 고흐가 말년(1889-90년)에 왜 이런 모사품을 그렸을까? 심신이 지쳐 절대 평안을 무척 그리워했나 보다. 그리움은 그림이 된다.

고흐, 낮잠(Noon – Rest from Work), 73×91cm, 프랑스 오르세 미술관
밀레, 낮잠, 1866년, 종이에 파스텔, 29.2×41.9cm

<더 읽기 >
반 고흐가 밀레를 짝사랑한 이유 | 북캐스트 - 인터넷교보문고 - http://bc.kyobobook.co.kr/front/subscribe/detailCotents.ink?contents_no=2607&orderClick=7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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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고흐가 밀레를 짝사랑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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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과 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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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숨 잡시다, 고흐처럼 밀레처럼

변종필의미술대 미술은 새해부터 서술관점을 한층 확장하여 공통분모로 묶을 수 있는 동서양의 다양한 미술작품들을 통해 인간의 삶에 필요한 가치와 의미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인간생활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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