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툰골프 나름인문학

누구를 원망해? 반구저기

문촌수기 2023. 4. 5. 11:30

그립, 어드레스를 제대로 잡고, '자바머리ㆍ자바다리'를 주문하며 백스윙, 다운스윙, 임팩트, 팔로우 스윙을 했건만,
아이쿠야! 이번에는 OB요, 해저드다.
황보, 초보, 바보야!
후회해봤자 때를 놓쳤다.  
애궂게 드라이버를 내리친다. 괜히 바람을 탓한다. 좁고 긴 골프장, 블라인드 홀을 탓한다.
그럴 때, 유쾌하게 술에 취하신   아버지의 노랫가락이 흘러나온다.
'누구를 원망해 이 못난 내 청춘을~'

누굴 탓하랴? 헤드업에 치킨 윙한 내탓이지. 슬라이스 바람을 읽지 않았던 내 탓이지.
'제 탓이요, 제 탓이요, 제 큰 탓이옵니다' 가슴을 세 번 친다. 
다음 홀부터는 단디 살피자.
투덜대지 말고 툴툴 털어버리자. 
'잘있거라 나는 간다 부디부디 행복하여라.'
백야성의  <못난 내청춘>
https://youtu.be/iUPu4m_kjtE


<맹자>에서 읽는다.
行有不得者皆反求諸己
其身正而天下歸之.
(행유부득자 개반구저기
기신정이 천하귀지)
~
행하여도 얻지 못하거든 다 자기 자신에게서 잘못을 구할 것이니, 자신의 몸이 바르면 천하가 돌아올 것이다" 라고 하였다.  
ㅡ이루 상 편에서

<맹자> 공손추편에서도 찾는다.
‘發而不中 不怨勝己者 反求諸己而已 (발이부중 불원승기자 반구저기이이)’
~ ‘활을 쏴 적중하지 않아도 나를 이기는 자를 원망하지 않고, 돌이켜서 자기에서 찾을 따름이다’
그래!
반구저기(反求諸己)하자.
도리어 자신에게서 구하자고.


<논어>에서도 읽는다.
君子求諸己, 小人求諸人
(군자구저기, 소인구저인)

~ 군자는 허물을 자신에게서 구하고, 소인은 허물을 남에게서 구한다. ㅡ위령공 편에서

나는 말한다.
"나를 구하지 않고는,
어느 누구도 구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