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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포 수목원

문촌수기 2024. 6. 12. 22:24

익히 들어서 꼭 와보고 싶었던 곳

설립자 민병갈 (칼 페리스 밀러)

민병갈님은 미군의 청년장교로 한국에 와서 반세기 넘게 살며, '천리포수목원'이라는 세계적인 자연동산을 일궈놓고 이 땅에 묻힌 푸른 눈의 한국인이다. 한국 땅에 첫발을 디딘 순간부터 한국에 반한 그는 김치와 된장이 입에 맞는 것은 물론, 한복을 입고 온돌에서 사는 것이 즐거웠다.
한국의 자연에 심취하여 1970년부터 시작한 나무심기는 30여년 만에 척박하고 해풍이 심한 천리포 민둥산 18만평을 공인된 '세계의 아름다운 수목원'으로 탈바꿈시켰다. 그가 이곳에 모은 목련, 호랑가지나무, 동백류의 수집 규모는 세계적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민병갈님은 나무를 존엄한 생명체로 보고 인간의 즐기기 위한 것이 아닌, 오로지 나무를 위한 수목원을 가꾸는 일에 정성을 쏟았다. 58세에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한 그는 입버릇처럼 "내 전생은 한국인"이라고 말하며 한국을 언제나 '우리나라'라고 불렀다.
부유한 금융인이었지만 자식같은 나무들의 양육을 위해 근검절약을 생활화했으며 말년엔 전 재산을 재단법인 천리포수목원에 유증함으로써 57년의 한국 사랑을 마감했다.
대한민국 정부는 민병갈님의 남다른 나무사랑과 자연애호를 금탑산업훈장으로 보답했고, 국립수목원 '숲의 명예전당'에 그의 공적을 새긴 동판초상을 헌정했다. 저 세상에 가면 개구리가 되기를 소망했던 민병갈님의 소박한 꿈은 만인의 가슴에 계속 남아 이 세상의 초목과 생태계를 지키라는 무언의 가르침을 주고 있다.

"나는 3백년 뒤를 보고 수목원사업을 시작했다. 나의 미완성 사업이 내가 죽은 뒤에도 계속 이어져 내가 제2조국으로 삼은 우리나라에 값진 선물로 남기를 바란다" - 민병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