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미술

겸재 정선, 무지개를 뒤집다.

문촌수기 2025. 4. 21. 15:44

호암 미술관에서 겸재 정선의 그림을 봤다. 인상적인 작품들이 많았지만, 무지개를 그린 그림이 나에겐 무척 흥미로왔다. 남들은 그냥 무지개라 여기며 지나쳤지만,  무지개를 자세히 살피니 내 눈에는  🌈  무지개 색이 위아래로 뒤집어져있다. 밑이 붉고 위가 푸르다는 말이다. 미간에 힘주며 자세히 봐도, 보남파초노주빨!  거꾸로 그려져있다. 그것 참 재밌다.
허허, 나도 무지개를 의도적으로 뒤집어 그린 적이 있지. 무지개를 그린 명화가 또 있을까? 궁금해졌다.
찾아보니, 조선시대 그림 중 무지개를 그린 것은 이 작품이 유일하단다.
제목하여 <홍관미주도(虹貫米舟圖)>. 무지개를 홍(虹)이라 한다.

홍관미주도

<홍관미주도>는 정선이 한강변의 명승지를 그린 진경산수화 시화첩에 실린 그림이다.
사천 이병연이 1741년 봄에 겸재에게 보낸 시를 화제(畵題)로 그린 작품이다. 편지는 겸재가 양천에서 행주(幸州, 고양시 행주산성)를 돛단배로 오고간 일을 자랑했던 듯 사천이 부러워하는 내용이다.
사천이 편지에 덧붙여 지은 시 중 "다만 용들이 황산곡(黃山谷) 부채를 다툴까 겁내었으나, 반드시 무지개가 미불(米芾) 집 배에 걸려오리라. (私恐龍爭山谷扇, 定應虹貫米家舟.)"는 내용을 주제로 그림을 그리고 시구(詩句)도 써 놓았다.
위의 시는 송나라 시인이자 서예가인 산곡 황정견(山谷黃庭堅, 1045-1105)이 미불(米芾, 1051-1105)에게 준 희증미원장(戲贈米元章)(*) 이라는 시를 사천과 겸재에 비유한 것으로 짐작된다. 중국의 고사를 인용해 그려서인지 중국풍의 배와 인물을 그렸지만, 물가의 갈대를 쳐낸 경쾌한 필치는 겸재 특유의 필법이다. 특히 우리나라 그림으로는 드물게 일곱색 무지개를 영롱하게 표현하여 <홍관미주>를 실감하게 한다.

私恐龍爭山谷扇,定應虹貫米家舟

*희증미원장(戲贈米元章) ㅡㅡ
희증미원장(戲贈米元章)"은 시(詩) 제목으로, "미원장(米元章)"을 향해 쓴 농담 섞인 시를 뜻한다. 이 제목은 중국 송나라의 화가 겸 시인인 미원장(米元章)을 향해 쓴 시라는 것을 알려준다. "희(戲)"는 "장난하다, 농담하다"라는 의미이며, "증(贈)"은 "선물하다"라는 의미로, 미원장에게 농담 섞인 시를 선물한다는 뜻이다.
이 시는 일반적으로 미원장의 성격과 작품세계를 바탕으로 재치있고 유머러스하게 쓴 시를 의미한다. 미원장은 뛰어난 서예와 화가로 유명하며, 특히 그의 풍경화는 뛰어난 자연 묘사로 유명하다. 따라서 이 시는 미원장의 뛰어난 재능과 예술적 감각을 재치있게 칭찬하는 내용이 될 수 있다.

戲贈米元章(희증미원장)  
二首 黃山谷(황산곡)

萬里風帆水着天(만리풍범수저친)
麝煤鼠尾過年年(사매서미과년년)
滄江靜夜虹貫月(창강정야홍관원)
定是米家書畫舡(정시미가서화강)

米元章(미원장)에게 재미로 보냄

바람 맞은 돛 만리를 달려,
하늘과 강 닿는 곳을 가는데
붓과 먹을 벗 삼아
많은 해를 보내고 있네.

강의 조용한 밤
무지개가 달을 꿰 뚫은 듯 한 기운
그것은 정말 그대가 귀중한 서화를 배에 싣고 있기 때문이겠지.

【註】
水著天(수저천) 강물과 하늘이 합 치다.
麝煤(사매) 먹의 다른 이름.
鼠尾(서미) 다람쥐 털로 만든 붓.
滄江(창강) 물이 푸르게 넘치다.

■ 치앙마이에서, 무지개

■ 무지개를 뒤집은 나의 그림?
존 덴버의 Today
왼쪽 아래의 거미줄 친 면류관은 잊혀진 어제의 영광이요, 오른쪽 아래의 태극곡선의 무지개는 믿지못할 내일의 약속이다.

우측 하단의 태극곡선의 무지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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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Today

여기보다 나은 거기 없다. 지금보다 소중한 그때 없다. 오늘만이 나의 것, 내일은 없다.오늘은 지금 여기에 오는 날이며 지금 막 내게 온 날이다. 지금 여기에 있는 내가 주인공이 되는 오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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