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조각의 뜬 구름 - 일편부운
수석교사들의 연수가 있었다.
오전 연수가 마치고 점심을 먹기 위해 이동하는 중이다.
엘리베이트에는 이미 사람이 가득 찼다.
한 사람이라도 더 타면 '정원초과' 경고벨이 울릴 것 같다.
아직 문은 열려 있었고 마지막으로 한 두 사람이 더 타셨다.
그런데도 다행히 경고벨은 울리지 않았다.
분명 두사람 탔지만, 아무도 타지 않은 것 같다.
하여 농으로 말을 건낸다.
"구름 한 조각이 탄 것 같습니다. 구름 한 조각, 일운(一雲)말이죠."
그 이야기를 들은 원 수석님께서 희색하시며 반가워 한다.
"그 참, 희얀한 인연입니다. 오늘 법정 스님을 글을 보았는데...구름 한조각 류의 이야기를 들은 듯합니다.일운 이라는 말이 참 마음에 듭니다."
그래서 호를 삼으시라고 권했다.
"'일운 선생' 참 좋지 않습니까?" 하면서
점심을 다하고 나란히 앉아 필담을 나누었다.
일운선생, 빈 종이에 한 시를 긁적였다. 쉽게 해석이 되었다.
生也一片浮雲起(생야일편부운기)
死也一片浮雲滅(사야일편부운멸)
浮雲自體本無實(부운자체본무실)
生死去來亦如然(생사거래역여연)
"삶이란 한조각 구름이 일어남이요
죽음이란 한조각 구름이 스러짐이다
구름은 본시 실체가 없는것
죽고살고 오고감이 모두 그와 같도다."
이 선시는 서산대사의 임종게송이다.
법정 스님이 '어린 왕자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이 싯구를 인용된 부분은 다음과 같다.
"어린 왕자!
너는 죽음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더구나. 이 육신을 묵은 허물로 비유하면서 죽음을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더구나. 생야일편부운기(生也一片浮雲起), 사야일편부운멸(死也一片浮雲滅), 삶은 한 조각구름이 일어나는 것이요, 음은 한 조각구름이 스러지는 것이라고 여기고 있더라. 그렇다, 이 우주의 근원을 넘나드는 사람에겐 죽음 같은 게 아무것도 아니야, 죽음도 삶의 한 과정이니까.
어린 왕자,
너의 실체는 그 묵은 허물 같은 것이 아닐 거야. 그건 낡은 옷이니까. 옷이 낡으면 새 옷으로 갈아입듯이 우리들의 육신도 그럴 거다. 그리고 네가 살던 별나라로 돌아가려면 사실 그 몸뚱이를 가지고 가기에는 거추장스러울 거다."
오늘 선생님께 기간제교사 연수를 들었던 교사입니다. 반갑습니다. 집에 와서 몸이 피곤하여 누워 있다가 선생님께서 보여 주신 싸이트가 생각나서 열어 보았더니 참으로 다양한 자료들이 있네요. 참 존경스럽습니다. 같은 대구 출신이라 반갑다고 인사를 드렸는데 기억이 나시려나 모르겠습니다.^^ 제가 아마 처음부터 정교사로 출발했다면 선생님만큼은 아니자만 열정을 가지고 교직생활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감도 드네요~ 강의 잘 들었습니다.
그럼요. 선생님께서 저의 말씀을 잘 들어주시는 아름다운 모습을 기억하구요. 인사 나눈 것도 기억합니다. 뜻이 있으면 길이 있다니, 믿고 꾸준히 그 길을 갑시다. 그러면 같은 길을 걸을 수 있습니다. 선생님! 화이팅!! 선생님과 우리 기간제 선생님을 응원하며 기도할 것을 약속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