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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과스토리텔링

그림으로 철학하기ㅡ사찰벽화

by 문촌수기 2017. 7. 10.
설악산 백담사 나한전의 벽화이야기
 참 의미 깊은 이야기들이 있을 것 같다.
우선 백담사 나한전의 벽화를 올려놓고 그 이야기들 찾아간다.

1.(아래) 불로장생을 추구하던 신선들이 불교를 수용하면서 바둑판 대신에 불경을 펼쳐놓고 경서를 읽고 공부를 하고 있다. 도교가 불교를 수용한다는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실은 불교가 도교를 수용한 그림이야기이다. 우리나라 사찰에서 흔히 보는 산신[령]각은 바로 신선사상, 무속사상까지 통섭한 모습이다.

2.(위)방아를 찍는 혜능에게 오조 홍인이 다가와 말없이 지팡이로 방아를 딱딱딱 세번 내리치고는 돌아갔다. 삼경에 자기 방으로 오라는 것이다.

3(아래)

4.(위) 혜능은 홍인스님이 전해준 가사와 발우를 들고 도망친다. 그를 잡으려고 수많은 이들이 쫓아온다. 쫓기던 혜능은 가사와 발우가 든 바랑을 놓아두고 숨는다. 쫓아오던 이들이 찾던 의발을 보고선 바랑을 집어들려고 하지만 바랑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 전해진 법통은 누가 끊을래야 끊을 수가 없다.

5(아래)

6(위) 당나라 유학 길을 나서려다 풍랑을 만나, 토굴에서 잠을 자던 원효의 이야기인듯.

7.(아래)

8(위) 부설거사는 신라 선덕여왕 때의 사람으로 속세 이름은 진광세이다. 그는 어려서 출가하여 스님이 되었다. 도반 영조와 영희와 더불어 문수도량을 순례하기 위해 오대산을 찾아가던 길에, 전북 김제군 만경들의 구릉의 구무원의 집에 하룻밤을 묵었다. 그 집 딸인 18세의 묘화는 나면서부터 벙어리였으나 부설의 법문을 듣고 말문이 트였다. 그때부터 묘화는 부설을 사모하여 함께 살자고 애원하였다. 출가승으로 그럴 수 없다며 거절하자 묘화는 자살을 기도하였다.
부설은 '중생 제도도 인연따라 다르다'고 생각이 들어 둘은 부부의 연을 맺게 되었다. 그렇게 파계하여 15년을 살면서 부설은 아들ᆞ딸을 낳았다. 속세의 삶을 살면서도 부설은 별당을 짓고 불도수련에 전념하였다.
 수년이 지나, 젊은 시절 출가 도반이었던 영조ᆞ영희 스님을 만났다. 세사람은 서로의 도력을 시험하게 되었다.
질그릇 독 세개에 물을 담아 나뭇가지에 매달아 놓고 각자 독을 깨트려 물이 떨어 지는지 아닌지를 가늠하기로 했다. 두 스님의 물독은 모두 깨어지고 물이 흘러 내렸지만 부설이 매달아 둔 물독은 깨트려도 물이 떨어지지 않고 신비롭게도 공중에 떠있는 도력을 보였다.
부설의 공덕은 속세 생활 속에서 두스님의 도력을 능가한 것이다. 훗날 부설의 아들ᆞ딸은 출가하여 스님이 되고 부설의 부인 묘화는 100세 넘도록 장수하며 살던 집을 보시하여 절을 짓게 하였다.

9. 오조 홍인이 육조 혜능을 보내는 모습 같다.

10(위)


11(아래)출가한 아들을 그리워하다 그만 눈마저도 멀어버린 노파가 아들이 사무치게 보고싶어서 사찰마다 찾아다니며 스님들의 발을 씻기고 있다.
출가한 아들의 왼쪽 발은 발가락이 여섯이라서 아들을 찾을 것이라는 희망을 가졌다. 그렇게 수년이 지났다.
어느 날, 출가하여 스님이 된 아들이 먼저 어머니를 알아보았다. 어머니라고 부르며 안겨보고 싶고 안아드리고 싶지만 , 눈물을 속으로 삼키며 오른쪽 발만 어머니께 맡겼다. 어머니의 손을 느끼고 사랑을 받고 싶은 마음이다. 끝내 왼쪽 발을 감추고 사양하며 어머니를 피해버린다.
주변 사람이 노파에게 묻는다. '끝내 왼쪽발을 내밀지 않고 도망친걸보면 아들인 듯한데 왜 잡지 않았냐'고?
"나도 압니다. 내 아들이 맞습니다. 내 아들이 아직 중생을 제도할 뜻도 이루지 못하였고, 불도도 깨우치지 못하였는데, 어찌 내가 사사로운 모정으로 아들의 앞 길을 막을 수 있겠습니까?"
가슴 미어지지만 아들의 큰 뜻을 빌었다.
훗날 아들은 더욱 결심하고 정진하여 도통하여 모든 중생을 고통에서 구제하는 불과를 이루었다.
조동종의 개조인 당나라의 동산 양개화상 이야기이다.

12(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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