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의 갑질과 무교호례(無驕好禮)

읽기 : 가난과 부유에 대한 공자의 답변

공자의 제자인 자공이 묻기를,

"가난하지만 아첨하지 않고 부유하지만 교만하지 않는 자는 어떻습니까?" 하니,

공자가 이렇게 대답하였다.

"괜찮다. 하지만 가난하지만 즐거워하고 부유하면서 예를 갖추는 자만 못하지."

子貢曰 貧而無諂, 富而無驕, 何如?”
                           
(자공왈 빈이무첨, 부이무교, 하여?”)

子曰 可也, 未若貧而樂, 富而好禮者也.”
                      
(자왈 가야, 미약빈이락, 부이호례자야.”) - [학이]

 

나는 어릴 때 가난하게 살았다. 이웃에 부잣집 아이가 있었다. 나 보다 조금 어린 그 아이는 종종 바나나를 들고 골목에 나타났다. 가난한 우리들에게 바나나란 천국의 음식과 같이 귀한 것이었다. 같이 놀던 친구들이 우르르 그 아이 앞으로 몰려가서 한 입만, 한 입만하며 입을 벌리며 따라 다닌다. 나는 속으로 침을 삼켰지만 그 모습을 들키기 싫었다. 그렇게 비굴해지고 싶지 않았다. 그것도 동생뻘 되는 아이한테.....‘저 자식, 다 먹고 나오지, 저걸 왜 들고 나와?’ 자랑하듯 들고 나온 그 놈이 실은 부럽기도 했지만 또 한편 엉덩이를 차버리고 싶었다.

가난하게 살다보면 남에게 얻어먹기 위해서 아첨해야 하며, 부유하다보면 남들 앞에서 어깨가 올라가고 으스대는 것이 다반사이다. 보통 그렇게들 살아간다. 그러니 가난하지만 아첨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자존심을 지키니 잘했다고 할 수 있으며, 부유하지만 교만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주변을 살필 줄 알고 체면을 지키는 일이니 가상한 사람이다. 어느 누구도 가난하고 천한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나 누구나 빈천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 뜻대로 되지 않는다. 그러기에 아첨하지 않고, 교만하지 않고 살아가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스승(공자)괜찮다. 그것은 옳은 짓이다.” 라고 했다.

그러나 스승은 그것보다 더 품격 있는 삶을 가르치신다. 가난하지만 인생을 즐길 줄 알고, 부유하지만 예를 잊지 않아야 한다.”(貧而樂 富而好禮ㆍ빈이락 부이호례). 재물이 많고 적음에 세상의 뜻을 두지 않고 그 큰 도리와 삶의 목표에 뜻을 두고 살아가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가르치신다. 가난했음에도 불구하고 도를 찾아가는 즐거움을 바꾸지 않은 안회처럼. 겸손함과 어진 성품, 예의와 양보 그리고 나눔을 실천하는 자세로 갖는 것이다. 이러한 품격에 도달한 사람이야 말로 현명한 사람이고 삶과 인간을 사랑하는 사람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생각거리1 : ‘가난하여도 즐길 수 있는 일/’[貧而樂]은 어떤 것일까?”

 

빈이락

(貧而樂)

 

 

 

 

 

 

 

(버블맵 : 종류)

뉴스거리 : 부자의 갑질

  부자나 높은 사람들 중에는 참으로 못난 사람들이 있다. 그들의 갑질 행위가 그들을 못난 사람으로 만든다. 특히 근래 모 항공사 회장의 두 따님(?, 딸들!)들이 연달아 갑질 논란을 일으켜 뉴스의 초점을 받고 있다. 몇 해 전에는 큰 딸의 갑질 논란으로 그룹 회장인 아버지는 자식 교육을 잘못시켰다다며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용서를 구했었다. 그런데 이번에 또 둘째 딸의 갑질 행위로 국민들이 비난과 원성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어릴 적부터 부자로 살면서 잘못 배웠기에 교만을 부려서 온 국민들로부터 손가락질을 받고 있으며, 얼굴을 못들고 다니는 꼴이 되었다. 가문의 수치가 되었고, 회사에도 큰 오명을 끼쳤다. 나라의 망신이라며 항공사의 이름[社名]에서 나라 이름을 빼고, 비행기에 그려진 태극마크[Logo]를 지우라며 국민청원이 들어가고 있다.

  남의 일이 아니다. 겸손하기는 어려워도 매사에 교만을 부리지 말아야 한다. 더 훌륭한 일은 정말 예의를 좋아하는 부자가 되어야 한다. 부이호례(부자이면서 예의를 좋아한다)는 어떤 행동일까? 어떤 모습일까? 그렇게 예의를 실천할 때 얻게 되는 것은 무엇일까?

  생각거리2 : 부이호례(富而好禮)
                           
(멀티플로우맵 : 인과관계)

 

 

 

 

 

예의 바른

 

삶의 모습

 

행위

 

예의 있는 부자

 

그 결과

 

삶의

 

소득

 

 

 

 

 

 

단순 당당!

이런저런 이야기 2018.04.19 19:45 Posted by 文 寸 문촌
오늘 하루도 수고 많이 했어.
나에게 위로하는 말.
당당한 퇴근길.
오늘 4.19에 들으니 더욱 멋지다.
세상은 꼭 이름이 있어야만
가치있는 것은 아니지.
이름 없는 교향곡이지만
내겐 최고의 악장이다.
단순하고 당당하게!
베토벤 교향곡 7번 2악장

성북동 길 위의 의자

인문학과스토리텔링 2018.04.17 22:14 Posted by 文 寸 문촌
성북동 길 위의 인문학 산책길.
이번엔 특별히 의자가 테마가 되었다.
한성대역 6번 출구 가로 공원에 앉은 한ᆞ중 평화의 소녀상과 세번 째의 빈의자.

조지훈 방우산장ㅡ시인의 방에 흩어진 의자들

길상사, 법정스님 추모하는 진영각 왼쪽에 놓인 "빠삐용의자'. 그러나 나는 '어린 왕자의 의자'가 자주 오버랩 된다. 빠삐용의 의자에 앉고 싶었지만 세월의 무게를 견디고 있는 법정스님의 의자가  무너질까봐서 그 옆에 앉았다.

심우장 아래, 의자에 앉아 길손을 마중나오신 만해 한용운 님

그리고 <의자> 시

< 의자 >  - 이정록 -
 
병원에 갈 채비를 하며
어머니께서
한 소식 던지신다
 
허리가 아프니까
세상이 다 의자로 보여야
꽃도 열매도, 그게 다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이여
 
주말엔
아버지 산소 좀 다녀와라
그래도 큰애 네가
아버지한테는 좋은 의자 아녔냐
 
이따가 침 맞고 와서는
참외밭에 지푸라기도 깔고
호박에 똬리도 받쳐야겠다
그것들도 식군데 의자를 내줘야지
 
싸우지 말고 살아라
결혼하고 애 낳고 사는 게 별거냐
그늘 좋고 풍경 좋은 데다가
의자 몇 개 내놓는 거여
ㅡㅡㅡㅡ
그리고 학창 시절의 애송시
조병화의 <의자>

지금 어드메쯤
아침을 몰고 오는 분이 계시옵니다.
그분을 위하여
묵은 이 의자를 비워드리지요.

지금 어드메쯤
아침을 몰고 오는 어린 분이 계시옵니다.
그분을 위하여
묵은 이 의자를 비워드리겠어요

먼 옛날 어느 분이

내게 물려주듯이

지금 어드메쯤
아침을 몰고 오는 어린 분이 계시옵니다.
그분을 위하여
묵은 이 의자를 비워드리겠습니다.

<의자> 조병화
비오는 성북동 길.
이 봄 비에 꽃 떨어질까 저어한다.
다행히 바람은 잔잔하고 비는 가늘다.
덕분에 세상은 고요하고, 공기는 맑다.
조지훈 시인은 이 곳 성북동에 살면서 박목월,  박두진 등과 함께 청록집을 출간하였다. 이른바 청록파 시인들이다.
조지훈 시인이 살던 그 때 그 집은 지금 없지만 시인을 기념하고자 성북동 142-1번지 가로길에 조지훈 '시인의 방ㅡ방우산장(放牛山莊)' 표지 기념물이 설치되어있다.
파빌리온 형의 벽에는 창호지없는 격자문이 열려있고, 오른편 전면에는 <낙화>시가 새겨져 있다.
시인은 나의 심정을 눈치챈 듯, 낙화에 눈물을 훔친다. 오늘 같이 봄비 오는 날, 낭송하기에 제 맛을 내는 시이다.

<방우산장>ᆞ시인의 방

 낙화(落花)  -   조지훈

꽃이 지기로소니
바람을 탓하랴.

주렴 밖에 성긴 별이
하나 둘 스러지고

귀촉도 울음 뒤에
머언 산이 다가서다.

촛불을 꺼야 하리
꽃이 지는데

꽃 지는 그림자
뜰에 어리어

하이얀 미닫이가
우련 붉어라.

묻혀서 사는 이의
고운 마음을

아는 이 있을까
저허하노니

꽃 지는 아침은
울고 싶어라

성북동142-1번지

한성대역 6번 출구(평화의 소녀상)에서 부터 마을버스 4-5번 째 정류장 가까이에 있다. 

4월 16일, 미안한 오늘 하루

교단 이야기 2018.04.16 10:05 Posted by 文 寸 문촌
그렇네요. 숨쉬기도 미안하네요.
학교는 방금 9시에 교실에서 묵념하고
4월 16일, 오늘 하루 일과를 시작합니다.
아이들은 시키지도 않은 일을 또 시작했습니다. 잊지 않겠다는 약속을 또 지키고 있습니다.
솔직히 나는 잊고 싶은데...
너무 가슴 아프고 또 잠 못 이룰까봐서.
자식을 먼저 떠나보낸 아비의 고통을 지우고 싶기에.

점심을 먹고 아이들은 세월호 추모 행사를 정원에서 이어갔습니다. 아이들이 참여한 후 빈 자리에 남은 흔적이 내겐 작은 감동을 주었습니다. 바닥에 버리지 않고, 새 잎이 돋는 나무가지에 달아놓은 흔적입니다.
"이제 가라앉지 말고, 하늘을 날아라."

아, 숨쉬기도 미안한 사월
  ㅡㅡㅡㅡ 함민복

배가 더 기울까봐 끝까지
솟아오르는 쪽을 누르고 있으려
옷장에 매달려서도
움직이지 말라는 방송을 믿으며
나 혼자를 버리고
다 같이 살아야 한다는 마음으로
갈등을 물리쳤을, 공포를 견디었을
바보같이 착한 생명들아! 이학년들아!

그대들 앞에
이런 어처구니없음을 가능케 한
우리 모두는…
우리들의 시간은, 우리들의 세월은
침묵도, 반성도 부끄러운
죄다

쏟아져 들어오는 깜깜한 물을 밀어냈을
가녀린 손가락들
나는 괜찮다고 바깥 세상을 안심시켜 주던
가족들 목소리가 여운으로 남은
핸드폰을 다급히 품고
물 속에서 마지막으로 불러 보았을
공기방울 글씨

엄마,
아빠,
사랑해!

아, 이 공기, 숨쉬기도 미안한 사월
ㅡㅡㅡㅡㅡㅡㅡ
수업 때는 이 시를 읽어주다가 울먹거리는 가슴이 터져 울어버렸습니다. 아이들도 눈물을 닦아내었습니다.
고인과 유족에게 평화 있기를 빌자고 기도했습니다. 안전하고 사람이 존중받는 세상을 만들자고 했습니다.

아...  이 꽃은 어찌 이다지도,
'기다리고, 잊지않겠다'는 노란색 리본을 닮았는지요?

봄비 오는 성북동 나들이.
한성대역 5번 출구의 나폴레옹 제과점에서 만나 시작한다. 예전에는 2층에서 한양도성 낙산성곽이 훤하게 보였는데 이제 낯선 건물이 눈길을 가로 막았다. 그림책인가, 어디서 본듯 한 건물 형태이다. 마술사 같은 화가인 에셔의 그림에서인가? 바벨탑 축소판인가?

나폴레옹 제과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면 버스 정류장에 평화의 소녀상이 있다. 특별하다. 한복을 입은 한국의 소녀상 옆에 친구가 앉아 있다. 치바오 바지를 입은 중국의 소녀상이다. 이 소녀상은 2015년 10월에 건립되었다한다.
마음 착한 이가 소녀들에게 모자를 씌우고 목도리를 둘러주었다. 한국의 소녀상 뒤로는 할머니 그림자가, 중국의 소녀상 뒤로는 지나온 발자욱이 찍혀있다. 두주먹은 단단한 각오로 움켜쥐고 있으나, 맨발의 두 발은 불안한 듯 땅을 딛지 못하고 있다. 오른쪽의 빈의자는 누구의 자리일까? 동남아의 위안부 소녀의 자리이기도 하며, 곁에서 늘 위로가 되어 줘야할 나의 자리이기도 하다.

흔히 인문(人文)의 어원을 '사람의 무늬'이라 할 적에 무늬란 곧, 소녀상 뒤로 난 할머니 그림자, 그림자 속의 하얀 나비와 같은 문양이며, 그리고 두 주먹, 두 발, 어깨 위의 저 새와 같은 상징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인문학은 바로 그 사람이 만들어 낸 무늬ᆞ문양ᆞ상징에 문사철의 의미를 부여하고 찾아가는 것이다.
소녀상의 상징과 의미를 이야기한다. 그 순간 소녀상은 단순한 조형물이 아니라,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삶이 되고 사람이 된다.
한편 괜한 시비를 삼아본다. 공감이라는 착한 동기에서 비롯되었지만 소녀상에 모자와 목도리를 씌운 행위는 과연 잘한 일일까? 위안부 소녀의 고통을 상징하는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가렸으니 결과적으로 소녀상을 왜곡한 것은 아닐까? 오늘따라 비가 오니 차라리 젖은 모자와 목도리를 벗기고 우산을 함께 서야하는 것은 아닐까?

봄비는 가시나무도 이렇게 아름다운 꽃으로 피어나게 하는구나.

드립커피의 맛, 캘리그래피의 멋

캘리그래피 2018.04.11 22:23 Posted by 文 寸 문촌
핸드드립 커피의 맛, 캘리그래피의 멋.
사용한 드립 필터지를 씻어 말렸다가 붓을 들어 글을 썼다.
지우개로 한글 아호를 서각하고 인주 찍어 낙관하니, 미인의 얼굴에 화장하고 연지 바른 듯 더 예쁘졌다.
'Cafe 보바리'는 판자조각,
'나는 커피를 닮은..' 시는 종이 박스 조각.
버려지는 종이박스에서 끈을 떼어 묶어두니 내겐 이 세상에서 그 어디에도 없는 소중한 선물이 되었다. 내 방, 보바리 카페에서는 커피도 사랑이 되었다.

수포자를 위한 수학?

교단 이야기 2018.04.10 18:34 Posted by 文 寸 문촌
나도 학창시절 수포자 였다.
이때 이런 수학 공부를 했더라면
수포자는 되지 않았을 것 같은데..

노래로 배우는 수학교실.
시로 표현하는 수학교실
요리로 맛을 보는 수학교실
그림으로 공부하는 수학교실

오랜만에 수원화성을 다시 찾았다.
음력 춘삼월, 꽃피는 사월이라 행궁도 꽃단장으로 곱다.
좌묘우사의 원칙에 따라, 행궁 왼쪽에는
정조의 어진을 모시고 제향드리는 화령전이 있다. 이 곳에 들릴 때, 입구 왼쪽에 제정(祭井)이 있다. 팔각형 바닥 위에 우물, 정(井)자 우물이다. 그 수학적 도형의 모습이 특별하고 눈을 끌게 하는 매력이 있다. 경복궁 향원지의 '열상진원'(洌上眞源)의 모습과 대비된다.

'상선약수(上善若水)'라 했던가!
물은 생명의 진원이다. 백성들 살림살이의 근본이다. 임금의 은덕과 시혜로 백성은 살아간다. 물은 임금님 시혜의 근원이다.

<화성행궁, 화령전의 제정>
우물 정(井)자는 사각으로 땅을 상징하고, 기단의 팔각은 원형(하늘)과 방형(땅)의 중간 모양이다. 천지사이의 주인공인 인간을 상징하며, 하늘과 땅을 연결하는 매개체를 상징한다. 불교의 팔정도(八正道)는 이상적 경지인 열반에 이르는 바른 길이며, 예수의 진복팔단은 행복에 이르는 길이다.
제향의식 그 자체가 하늘과 땅을 이어주고, 신과 인간이 만나는 시간 아닌가?

<경복궁, 열상진원>ㅡ아래.
천원지방(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나다)의 모양으로 지었다.
열상은 한강, 즉 '열수(洌水) 위에 있다'는 뜻이다. 이 곳이 열수의 참 근원지라는 것이다. 지금의 남양주 두물머리 한강변에 살았던 정약용의 호가 열수이다. 그는 자신의 글에 “열수(洌水) 정용(丁鏞)”이라고 서명하였다.

 

<화령전, 정조 어진>

<화성도> 1794년 화성을 축성한 후 바로 그려진 화성도

<화성 행궁>

<화령전, 운한각> - 정조의 어진을 보관하고 제향드리는 곳이다.

다산 정약용과 수원화성

인문학과스토리텔링 2018.04.07 17:09 Posted by 文 寸 문촌
세계문화유산인 수원화성을 지은 이는 누구일까? 물론 정조대왕이시다.
그러나 그 설계와 축성기술에 크게 공을 세운 이는 실학자 정약용이다. 그의 설계에 따라 제작된 녹로ᆞ거중기ᆞ유형거 등의 중장비가 팔달구청 앞에 재현되어있다.
<거중기ᆞ擧重機> 위ᆞ아래 각각 네개의 도르레를 이용하여 무거운 돌을 들어올리는 기계

<유형거ᆞ>거중기로 들어올린 성돌을 옮길때 사용한 수레

<녹로ᆞ>

서장대에서 성곽을 따라 화서문으로 내려오늘 길에, 이 중장비들 사용하여 화성을 축성하던 백성들을 만날 수 있다.

서장대

화서문

서북공심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