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군자,‘국화에서 삶의 길을 배웁니다.

국화 피면 가을이고, 들국화 지면 겨울이라는데 가을이 한창입니다. 꽃보다 아름다운 단풍에 물들어가면서 성질 급한 낙엽은 떨어지면서 조금씩 쌀쌀해지고 조금씩 쓸쓸함에 젖어가기도 합니다. 그런 가운데 교정에 노란 국화꽃이 장식되어서 학교가 환해지고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국화에게 삶의 길을 물어봅니다.

국화 이야기

* 사군자 국화의 덕국화는 매화, 난초, 대나무와 더불어 사군자라 합니다. 춘하추동 사계절의 주인공으로 국화는 가을의 주인입니다. 꽃에도 덕()이 있답니다. 가을의 꽃인 국화에서 덕이 있는 삶을 배웁니다. 모란이며 매화며 동백이며 백합이며 여러 꽃이 있겠지만 가장 덕이 있는 꽃이 국화인 듯합니다. 서리가 내린다는 상강(霜降)을 지나 겨울의 문턱에 들어서는데도 국화는 피어있답니다. 중국의 고전인 <종회부(鍾會賦)에서는 국화가 지니는 다섯 가지 덕을 이렇게 전합니다.

하나. 밝고 둥근 것이 높이 달려 있으니 하늘의 덕(天德)이오.

. 땅을 닮아 노란색을 띄니 땅의 덕(地德)이오.

. 일찍 심었는데도 늦게 피어나니 군자(君子)의 덕이오.

. 서리를 이기고도 꽃을 피우니 지조(志操)의 덕이오.

다섯. 술잔에 꽃잎을 띄워 마시니 풍류(風流)의 덕이라.

  

* 신용개의 국화 풍류조선 중종 때의 영의정 신용개는 중양절 밤에 주안상(酒案床)을 차려 내오라고 부인에게 부탁하였습니다. 손님이 오신 기척이 없어 부인이 기이하게 여겨 숨어보았더니, 여덟 그루의 국화 화분을 앞에 놓고 꽃과 대작(對酌)을 하고 있었답니다. 꽃에 술을 권하여 화분에 술을 붓고, 꽃잎 하나 따서 술잔에 띄워 주고받으며 마시기를 취하도록 하였다니 이 얼마나 멋들어진 군자의 풍류(風流)입니까?

 

국화와 중양절(, 99)

* 중양절우리 조상들은 철마다 때마다 의미를 부여하며 즐겼습니다. 이름하여 명절이죠. 지금은 명절이라면 추석과 설날만 생각하겠지만, 옛날에는 명절이 참 많았답니다. 특히 홀수 달에는 월과 일이 겹치는 11, 33, 55, 77, 99일은 설날, 삼짇날, 단오, 칠석, 중양이라 부르며 모두 명절이랍니다. 그 중에서 양기(陽氣)가 가장 크게 흥하는 날이 바로 중양절인 음력으로 99일이랍니다. ()가 겹쳤다고 해서 중구(重九)라고도 부릅니다. 음양의 원리에 따르면 홀수는 양수이고, 짝수는 음수입니다. 최고의 양수가 두 개 겹쳤다 하여 중양(重陽)이라 불렀죠.

* 풍즐거풍과 국화주 삼짇날(, 33)은 여성들의 명절이고, 중양절(99)은 남성들의 명절입니다. 삼짇날이 되면 아녀자들이 꽃바구니 들고 들로 산으로 나가 나비와 봄꽃 구경하며 진달래꽃 따다 화전 부쳐 먹는답니다. 중양절에는 여름 농사에 수고한 사내들과 열심히 글공부한 선비들이 이날만큼은 교외로 나가 국화전에 국화주를 마시며 가을 햇살과 바람 그리고 단풍과 국화와 벗 삼아 풍즐거풍(風櫛擧風)*하고 풍국(楓菊) 놀이를 즐겼답니다. 눈과 머리를 맑게 해주는 황국차는 가을 독서의 풍미를 더하기에 안성맞춤입니다. (*상투를 풀어 긴 머리카락을 빗질하듯 바람에 날리며, 아랫도리를 다 벗고 가랑이를 벌려 습한 곳에 햇살 가득히 양기를 받아들임)


오산천변 구절초 군락지

* 슬픈 이름의 구절초(九折草)지난 추석 연휴 때에 오산천을 산책했습니다. 오산천에 구절초가 한창이었습니다. 제가 참 좋아하는 들국화입니다. ‘왜 구절초라는 슬픈 이름을 가졌을까궁금했습니다. 양기(陽氣)가 가장 센 음력 99, 중양절(重陽節중구절) 즈음에 꺾어 말려서 약재로 썼답니다. 특히 부인병 치료에 좋다네요. 구절초 입장에서는 참 슬픈 이름을 가진 게 맞네요. ‘무용지용, 쓸모없는 것이 쓸모 있는 것이라는 장자(莊子)의 가르침이 맞네요.

* 무용지용(無用之用)- <장자>, ‘인간세에서

山木自寇也(산목자구야)           산 속 나무는 쓸모 있기에 재앙을 자초하고

膏火自煎也(고화자전야)                기름불은 제 몸을 불사르는구나.

桂可食 故伐之(계가식 고벌지)          계수나무는 먹을 수 있기에 베어지고

漆可用 故割之(칠가용 고할지)          옻나무는 쓸모가 있어 쪼개지네.

人皆知 有用之用(인개지유용지용)       사람들은 모두 유용함을 알 뿐,

而莫知 無用之用也(이막지무용지용야)   무용이 쓸모 있다는 것을 모르는구나.

 

* 그렇게 구절초 곁에서 들국화를 검색해보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전 여태껏 무식한 놈이었네요. 그 많은 들국화에도 제각기 이름이 다르다는 것을 알았답니다. 쑥부쟁이, 구절초, 벌개미취, 데이지, 감국, 산국 그리고 국화. 그리고 모든 들국화가 가을에 피는 줄 알았는데 흰 쟁반 위에 담겨 나온 반숙의 계란 프라이처럼 탐스럽고 예쁜 데이지는 봄에 핀다네요.

* 안도현 시인이 저를 '무식한 놈'으로 만들었답니다. 뭘 그리 대단한 일이라고? 알아도 그만, 몰라도 그만인걸. 그냥 무식하게 살까 봅니다.

"쑥부쟁이와 구절초를

구별하지 못하는 너하고

이 들길 여태 걸어왔다니

나여, 나는 지금부터 너하고 절교다!"

- 안도현의 시, <무식한 놈>


 윤동주 시인의 언덕

* 인왕산 자락에서 하숙을 했다던 윤동주 시인의 하숙집에서 수성동 계곡을 지나 인왕산 숲길을 걷다보면 윤동주 시인을 기리는 서시정시인의 언덕윤동주 문학관이 나옵니다. 그 언덕에도 구절초가 한창이었습니다. 더욱 애절미를 느끼게 됩니다.

 

국화와 시()

* 충절을 귀히 여긴 선비들이 특히 국화를 좋아하여 시를 많이 읊고 그림도 그렸답니다.

* 송순의 시조 - 명종이 옥당에 황국을 하사하시며 노래()를 지어 올리라 했을 때 옥당관 대신이 지은 바친 시조랍니다.

풍상이 섯거친 날에 갓 픠온 황국화를

금분에 가득 다마 옥당에 보내오니,

도리야 꽃인 체 마라, 님의 뜻을 알괘라.

* 풍상(風霜) : 바람과 서리로 세상살이의 고생과 역경을 비유한 말
* 옥당(玉堂) : 조선시대 홍문관(弘文館)을 말함. 홍문관은 경서와 사적과 문한의 처리 및 왕의 자문에 응하는 관아
* 도리(桃李) : 복숭아꽃 오얏 꽃을 말함

  * 이정보의 시조 - 조선 영조 때의 문인으로 시조 78수를 남겼으며, 성품이 엄정하고 바른 말을 잘하여 여러 번 파직을 당하였습니다. 한송재(寒松齋)에서도 선비의 절개가 있죠. <논어>의 세한연후지송백지후조(歲寒然後知松柏之後凋)에서 가져온 이름이겠습니다.

국화야, 너는 어이 삼월 춘풍 다 지내고

낙목한천에 홀로 피었나니

아마도 오상고절은 너 뿐인가 하노라.

* 낙목한천(落木寒天) : 나뭇잎 다 떨어진 추운 겨울
* 오상고절(傲霜孤節) : 서릿발이 심한 추위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홀로 꼿꼿하다는 뜻으로, 충신 또는 국화를 말함

* 정몽주의 국화탄(菊花嘆) - 구차한 목숨보다 일편단심을 지킨 절개의 선비입니다.

꽃은 비록 내 말을 알아듣지 못하지만 花雖不解語(화수불해어)

나는 그 꽃다운 마음을 사랑하나니 我愛其心房(아애기심방)

내 평생 술잔을 들어본 일 없으나 平生不飮酒(평생불음주)

오늘은 너를 위해 잔을 들어 보리라 爲汝擧一觴(위여거일상)

내 평생 입을 벌려 웃어본 일 없으나 平生不啓齒(평생불계치)

오늘은 너를 위해 크게 한번 웃어 보리라 爲汝笑一場(위여소일장)

오직 나는 국화를 사랑하나니 菊花我所愛(국화아소애)

도리(桃李)는 번화하기 이를 데 없네 桃李多風光(도리다풍광)

  * 국화탄 : 국화에 감탄하며 지은 시
* 일편단심(一片丹心) : 한조각의 붉은 마음. 변치 아니하는 마음
* 도리(桃李) : 복숭아와 오얏으로 이성계 일파를 상징한 듯

 

국화도와 국화시

정조의 <국화도> - 멋쟁이 임금이시네요. (84.6×51.3cm, 동국대박물관) 

서정주의 <국화 옆에서>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하여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하여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머언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노란 네 꽃잎이 피려고

간밤에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

내게는 잠이 오지 않았나 보다.

~ 학창시절 애송한 시인데, 시에서 국화는 일왕으로 상징하고 이 시를 친일시라는 논란이 있었습니다. 그에 대한 평가는 제 능력 밖입니다.

* 이 가을, 국화를 만나 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를 돌아보게 됩니다.

국화에게삶을묻다.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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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가 연희전문학교(현, 연세대학교) 재학시절 하숙했다던 집에서 <인왕산 자락 이야기 숲길>을 걸어서 윤동주 문학관으로 간다. 그의 시, <새로운 길>처럼 나의 길은 늘 새로운 길이다.

인왕산 자락길과 인왕산 숲길의 비교 _ 인왕산 숲길 미리 걷기 : 유투브
https://youtu.be/j_n_pQlffXA

 

 


윤동주 하숙집

작년 봄처럼 풀잎을 키우는 소녀도 그대로 같은 자리에서 나를 반겨 주고..

정선의 그림 <수성동도>와 같은 수성동 계곡

7일의 왕비, 단경왕후의 치마바위 이야기를 듣고..
그 왼쪽의 병풍바위를 훼손한 일제의 만행 흔적도 찾을 수 있었다.

비해당, 안평대군의 집터로 추정되는 곳

윤동주 문학관을 찾아가는 <인왕산 숲길>에는 곳곳에 이야기가 있다.

청계천 발원지

인왕산 자락, 서촌마을 사람인 이중섭ㅡ이상ㅡ구본웅의 이야기

인왕산 지락과 위항문학

이빨바위

청운공원과 서시정을 지나 윤동주 시인의 언덕

'서시'비 저 너머로 남산과 관악산 자락에서 살아가는 서울 사람들

윤동주 문학관 위에 핀 들국화, 구절초

윤동주 문학관의 제2전시실, '열린우물' 안으로 햇살 가득 담긴다.

동주의  <새로운 길>  1938년 고향을 떠나, 서울로 유학하여 연희전문학교 문학부에 입학하면서 '새로운 삶의 길'을 노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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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문학관은 윤동주이다.

인문학과스토리텔링 2017.10.16 22:08 Posted by 文 寸 문촌
다시 윤동주를 찾았다.
윤동주 문학관은 윤동주를 담았다.
네모 반듯하고 하얀 색의 외벽은 시인의 순결한 시심을 상징하고 그의 단정하고 순결한 영혼을 닮았다.

제1전시실, 시인채에는 아홉개의 전시대에서 동주의 삶과 시와 고통과 죽음을 사진을 곁들여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특히 친필원고 영인본을 통해서 단정한 그를 눈 앞에서 대하는 감동이 일어난다.
가운데에는 나무로 정(井)자 모양을 한 우물이 있다. 이 우물은 동주의 고향에서 가져왔다한다. 우물은 동주의 '자화상'을 비추던 그 우물이다. 우물을 에워싼 아크릴 벽에 자화상 시가 새겨져 있다.
전시대 맞은 편 벽에는 동주의 시를 발간한 시집들과 연관 책들과 표지가 소개되고 있다.

제2전시실, '열린 우물'은 그의 시 <자화상>에 등장하는 우물을 모티브로 하여 가압장 물탱크의 윗 부분을 개방하여 중정으로 만들었다. 옛날에 물덜었던 물때 흔적이 자연스럽게 시인의 삶을 보여주는 듯 하다. 이 열린 우물속에는 하늘과 바람과 별을 담고있으며, 자연을 사랑한 그의 시심을 닮았다. 마침 동주를 사랑한 학생들의 시화전이 열리고 있다.

제3전시실, '닫힌 우물'은 용도 폐기된 상수도 가압장 물탱크 원형을 거의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어둡게 닫힌 공간은동주가 옥사한 후쿠오카 감옥소를 연상하며 그의 고통과 비명과 절망을 울리고 있다. 이곳에서 시인의 일생과 시의 세계를 볼 수있는 영상물을 감상할 수 있다. 보는 이들의 가슴을 저리게 하고 눈을 젖시게 한다. 꼭대기 모서리의 한 줄기 햇살은 동주의 삶에 대한 간절함이며, 죽어서도 영원히 살아가는 동주의 모습이며, 조국 해방의 희망이다.

별뜨락 카페와 시인의 언덕

윤동주 문학관 조감도

시인의 자화상 시를 다시 읽는다.
그의 육필에서 동주의 심장소리를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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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광사의 가람배치

    송광사의 배치는 신라의 의상대사(625∼702)가 210자 7언시를 도식화한 '화엄일승법계도'의 도표처럼 수십 여 동의 건물이 얽히고 설키어 비를 맞지 않고도 다닐 수 있다한다. 또한 일반적인 사찰과는 달리 송광사의 가람 배치가 많은 점에서 특이하다. 먼저, 대웅전 뜰에는 불탑이 보이지 않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절의 가장 중심이 되며 최고의 전당인 대웅전 뒤에는 다른 전각이 없는 것이 보통인데 송광사의 대웅전 뒤에는 국사전, 수선사, 설법전 등의 선원(禪院, 참선수행공간)전각이 높은 석축 위에 자리하고 있다. 이는 승보사찰 송광사의 위상을 떨치고, 보조국사의 수선(修禪) 정신을 잘 표현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법보사찰 해인사의 대웅전 뒤에 팔만대장경을 보관하는 장경판고가 자리하고 있고, 불보사찰 통도사의 대웅전 뒤에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신 금강계단을 두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이해된다.

화엄일승법계도란 무엇인가?

  의상(義湘:625~702)이 화엄학의 법계연기(法界緣起) 사상을 서술한 그림시.

 

 

법계도는 의상(義湘:625702)이 중국에 유학하여 중국 화엄종 조사 지엄(智儼)에게 수학할 때인 668년에 창작되었는데, 화엄의 진리에 대하여 서술한 책을 불사른 후 타지 않고 남은 210개의 글자를 가지고 게송을 짓고 법계도를 만들었다는 전설이 있다.

법성원융무이상(法性圓融無二相)’에서 시작하여 본래부동명위불(本來不動名爲佛)’로 끝나는 7() 30()의 게송(偈頌)으로 법계연기사상의 요체를 서술하였는데, 중앙에서부터 시작하여 54번 굴절시킨 후 다시 중앙에서 끝나는 의도된 비대칭(非對稱)의 도형이 되도록 하였다.

법계도의 형태가 끊임없이 이어지는 모습을 취한 것은 석가의 가르침이 하나의 진리인 것을 상징한 것이고, 많은 굴곡을 둔 것은 중생의 근기에 따라 가르침의 방편이 달라지는 것을 나타낸 것이다. 또 첫글자인 ()’과 끝 글자인 ()’ 두 글자는 각기 수행방편의 원인과 결과를 나타낸 것으로서, 이 두 글자를 중앙에 둔 것은 인과(因果)의 본성이 중도(中道)임을 보인 것이다.

법계도의 게송은 18구까지 진리의 실재를 서술한 자리행(自利行)’과 다음 4구의 진리의 공덕을 서술한 이타행(利他行)’ 그리고 나머지 8구의 진리를 증득하는 과정을 서술한 수행(修行)방편(方便)’3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 일순간이 영원과 상통하는 화엄사상을 밝히고, 부처님의 공덕이 중생을 구제함을 찬양하며, 수행하여 진리를 깨달으면 중생이 본래 부처란 것을 노래하고 있다.

 

皇甫瑾暎 나름대로 [義相華嚴一乘法性偈] 해설

法性圓融無二相

諸法不動本來寂

無名無相絶一切

證智所知非餘境

眞性甚深極微妙

不守自性隨緣成

一中一切多中一

一卽一切多卽一

一微塵中含十方

一切塵中亦如是

無量遠劫卽一念

一念卽是無量劫

九世十世互相卽

仍不雜亂隔別成

初發心時便正覺

生死涅槃常共和

理事冥然無分別

十佛普賢大人境

能入海印三昧中

繁出如意不思議

雨寶益生滿虛空

衆生隨器得利益

是故行者還本際

叵息妄想必不得

無緣善巧捉如意

歸家隨分得資糧

以陀羅尼無盡寶

莊嚴法界實寶殿

窮坐實際中道床

舊來不動名爲佛

법성원융무이상

제법부동본래적

무명무상절일체

증지소지비여경

진성심심극미묘

불수자성수연성

일중일체다중일

일즉일체다즉일

일미진중함시방

일체진중역여시

무량원겁즉일념

일념즉시무량겁

구세십세호상즉

잉불잡란격별성

초발심시변정각

생사열반상공화

이사명연무분별

십불보현대인경

능입해인삼매중

번출여의불사의

우보익생만허공

중생수기득리익

시고행자환본제

파식망상필부득

무연선교착여의

귀가수분득자량

이다라니무진보

장엄법계실보전

궁좌실제중도상

구래부동명위불

법과 성은 두루 통하여 두 모습이 아니며

모든 법은 부동하여 본래 고요하나니

이름도 없고 모양도 없어 일체를 다 끊었네

깨우침으로 알 뿐이지 다른 경계는 없다네.

참 성품은 매우 깊어 지극히 미묘한데,

자성을 지키지 않고 인연에 따라 이뤄지네.

하나 안에 모두요. 많음 안에 하나라.

하나 곧 모두요. 많음이 곧 하나라.

하나의 티끌 속에도 시방 세계가 담겨있고

모든 티끌 속에도 또한 이와 같네.

헤아릴 수 없는 먼 겁이 곧 한 생각이요,

찰라의 생각이 곧 헤아릴 수 없는 겁이로다.

구세(유한) 십세(무한)가 서로 곧 같음이여.

이에 섞여 어지럽거나 분별을 이루지 않나니

처음 일어난 그 마음이 곧 바른 깨우침

생사와 열반은 늘 함께 어울리며,

이치와 현상은 드러나지 않아 분별함이 없네.

시불 보현과 같은 대인의 경계라

능히 해인 삼매 가운데에 들어가네.

불가사의한 여의를 자주 나타내나니

중생을 이롭게 하는 보배 비는 허공을 채우고

중생은 자기 그릇을 따름에 이익을 얻나네

이런 까닭에 수행자는 그 뿌리로 돌아가네

망상을 쉴 수 없다면 필히 얻지 못하니

인연에 따름없이 훌륭한 솜씨 여의를 잡고서

본가로 돌아와 분수를 따르고 자량을 얻네.

이 다라니 다함이 없는 보배로써

법계를 장엄하시니 참다운 보배의 전당이라.

마침내 실제의 중도를 자리 삼아 앉아서

예로부터 부동하시나니 부처라 이름하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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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심불이(一心不異)

인문학과스토리텔링 2017.10.05 15:53 Posted by 文 寸 문촌

해는 뜨지도 않았고 지지도 않았는데 不出日不沒

세상 뭇사람들 헛되이 말하기를 - 世衆人妄說

'여기서 먼저이고 저기가 나중이며, - 是先而此後

동에서 뜨고 서로 진다고 하네. - 西兮  - 문촌, 황보근영

영원한 마음은 무명의 인연을 따라 변화하여 무상한 마음을 만들지만, 그 영원성은 항상 그대로이고 변화되지 않는다. (如說 常心隨無明緣變作 無常之心, 而其常性恒自不變)

또 이 하나의 마음은 무명의 인연을 따라 변화하여 무수한 중생의 마음을 만들지만, 그 하나의 마음은 영원하고 그 자체는 둘이 아니다. (如是 一心隨無明緣變作多衆生心, 而其一心常自不二)

  <열반경>에서 말하듯, ‘일미(一味)의 약()이 그 흘러가는 곳을 따라 여러 가지 다른 맛으로 변화되지만 이 약의 진미는 산에 그대로 남아 있다고 했는데, 이것이 바로 그와 같은 것을 두고 한 말이다
또 비록 마음의 본체는 본래 정한 것이고, 단지 인연을 따라 움직이게 되는 것이라면 생사에는 시초가 있다고 하는 과오는 저지르지 않을 것이다.  

 <대승기신론소별기>, 원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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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 선생님, '상선약수'라더니, 현자들은 진리를 말하면서 '물'에 비유를 많이 하였다.

- 원효> 대승기신론소 에서
심생멸에 대한 해석 - [별기] p91 - 파도의 비유

"움직이지 않는 물이 바람이 불어 움직이듯, 움직임과 고요함이 비록 다르기는 해도 물의 본체는 하나일 뿐이다. 그래서 고요한 물에 의해서 그 움직이는 물이 있다고 말하게 되는 것이니 그 도리 역시 그러함을 알아야 한다."
"불생불멸은 위의 여래장을 말한다. 생멸하지 않는 마음이 움직여 생멸을 만들고, 서로 버리거나 떨어지지 않으므로, '더불어 화합되어 있다'고 이름한다. 그래서 다음 문장에서 '큰 바다의 물이 바람으로 인해 파도를 일으키듯 물의 모습과 바람의 모습은 서로 떨어지지 않는다.'라고 한 것과 같다. 여기서 물의 움직임이 바람의 모습이고, 움직임의 습기[濕]는 물의 모습이다.


파도는 인가, 바람인가?

 

- 지눌> 수심결에서 p433 
돈오점수에 대한 이해 - 얼음의 비유

경에 말씀하시기를 '이치로는 홀연히 깨닫는 것으로 깨달음에 의지해서 녹이려니와 실재로는 한꺼번에 사라지는 것이 아니므로 차롈 사라진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규봉(圭峰)스님도 먼저 깨닫고 뒤에 닦는 이치를 깊이 밝히고 말하기를 '얼음 언 못이 순전히 물임을 알지마는 햇빛을 받아야 녹고, 범부가 곧 부처임을 깨닫지마는 법의 힘을 빌어 익히고 닦아야 한다. 얼음이 녹아 물이 풍족히 흘러 물을 대고 씻는 공덕을 나타내 망상이 사라지면 마음이 영통(靈通)하여 신통 광명의 작용을 나타낸다'고 하였다.  

이 얼음덩어리는 산인가, 바다인가?

 

맹자와 고자의 인간 심성에 대한 이야기
노자의 상선약수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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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세마리 쯤 키워야지

인문학과스토리텔링 2017.09.10 12:08 Posted by 文 寸 문촌

반려견을 입양하고자 적극 고려해본적 있다. 아내를 위해서, 엄마를 위해서 나도 딸도 권했다.

아이와 강아지를 사랑하고 참 예쁘게 바라보는 아내는 이 사람 저 사람들에게 신중하게 묻고 다닌다. 애완견을 키우는 것이 어떤지......실은 나도 자신할 수 없고 책임을 다 질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강아지가 주는 행복은 크지만 그래도 결론은 포기했다. 나도 아내도 강아지도 모두 힘들어 질 것이 뻔하다. 돌보는 것도 힘들지만 혼자 집에 두고 외출나가기가 미안하고 마음이 아플 것 같아서이다.

뛰어 다니고, 두 세마리 쯤 친구가 있거나 토끼 닭 고양이 하고 같이 어울릴 수 있는 마당있는 집이 있기 전에는 강아지를 키우지 말자며 결론 내렸다.

대신 개 아닌, 다른 개 세마리를 키워보자 했다.

기지개, 지우개, 무지개!

하나, 기지개를 자주 켜자.

일에 쫓기며 긴장했던 몸을 한번 쭈욱 펴보자. 두 팔을 들어 움츠린 어깨를 쭉 펴보자. 다시 기운이 솟아나고 기분이 상쾌해진다.

엄마 자궁 속에 오래 움츠리고 살았던 아기들은 어쩜 그렇게도 자주 기지개를 켜는지.....그래서 잠에서 깨어난 아기의 두 다리를 쭈욱 쭉욱 주물러 주면 제 사지를 쭉 펴며 기지개 켠다. 너무도 귀엽다. 그렇게 아기들은 기지개를 켜면서 불쑥 불쑥 자란다.  

우리도 그렇게 몸을 펴고 사지 한 번 쯤 쭉 뻗어 천지사방을 향하여 나를 뻗어보자. 기 좀 펴고 살아가자.

  

둘. 지우개로 지우자.

너무 많은 것을 기억하고 있다. 쓸데 없는 걱정이고 부질 없는 생각들이다.

집착이 고통을 낳는다. 집착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바로 어제까지 쌓인 기억에서 온다. 아름다운 추억도 있지만, 미움과 아쉬움이 더 많다. 아쉬움은 후회를 낳고 미움은 분노를 쌓게 한다. 어차피 다 지나 간 일인데, 지금의 나를 무겁게 하고 힘들게 한다. 거기에다 아직 오지 않은 내일에 대한 걱정도 미리 만들어 쌓아가고 있다.   

생각은 깊어질수록 쓸데 없고, 기억은 되짚을 수록 현재를 망칠 뿐이다.

너무 많은 것을 마음에 간직하고 살아가기에 무겁다.

어제도 내일도 말고 오늘에 살자.

먼 길 가볍게 가자. 그러기 위해서는 버리고 지워야 한다.

 

셋, 무지개를 타고 다니자.

자동차 보험을 갱신할 때이다. 보험원과 통화하면서 내 차 번호 '13무 1OOO'를 말해주었다.

그 때 보험원이 정확한 발음을 요구하면서 "무지개할 때 '무' 맞죠?"라고 물었다.

그 무지개라는 말에 지금도 감사하다. 나는 단순히 자동차를 타고 다니는 것이 아니라 '무지개를 타고 다니는구나'라며 상상하면서 괜히 감동했다. 십년이 넘도록 그 무지개를 타고 다닌다.

그래. 나이가 들면서 쓸데 없는 것을 기억하느라, 진짜 소중한 것을 잊고 살았구나. '무지개'!  빨주노초파남보!! 일곱색깔 무지개.

눈 앞에 무지개를 봤을 때 감동하면서 카메라에 담을 준 알았지만, 저 무지개를 찾아서 떠나지는 못했지. 실없는 짓인데 젊은 날에는 잡지 못할 무지개를 잡겠다며 길을 떠난 적도 있었는데.......

그래, 그 청춘의 무작정처럼 다시 무지개를 찾아 무지개를 타고 떠나보자. 

기지개 한 번 쭈욱 피고, 먼길 가볍게 가기 위해 지우개로 자주 지우고, 무지개를 찾아 무지개 타고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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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잠 !

인문학과스토리텔링 2017.09.03 11:37 Posted by 文 寸 문촌
성북동 최순우 옛집에서 만난 오수당 현판.
'낮잠자는 집'의 뜻이라는 오수당을 보자마자 왜 그리 반갑고 위로가 되는 이름이었던지..

낮잠을 그리워해본다.
그래서 연상되는 상징과 이야기들.
ᆞ쪽잠 ᆞ죽음의 유혹?
ᆞ나에게 마약이나 도박이다.
 ㅡ 그때는 달콤하나 밤에 잠안오면 고통이다.(나의 아내의 말)
ᆞ장자의 호접지몽
ᆞ토끼의 낮잠ㅡ토끼와 거북이
ᆞ나의 수업 중 낮잠과 꿈 이야기
ᆞ게으른 행자승ㅡ목탁과 목어
ᆞ재여의 낮잠ㅡ공자의 꾸짓음
      썩은 나무로는 조각을 할 수없고,
ᆞ서정주의 '낮잠'과 오노노 도후 일화, 신라국 사미의 일화


나의 블로그에서

한숨 잡시다, 고흐처럼 밀레처럼
출처 : 정책브리핑 | 네이버 뉴스


이성이 잠들면 괴물이 깨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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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산성 ᆞ 세마대 ᆞ 보적사

인문학과스토리텔링 2017.08.27 15:27 Posted by 文 寸 문촌
오산의 세마대와 독산성을 찾았다.
임진왜란 때의 권율장군의 예지를 읽는 이야기가 있는 곳이다.
독산성은 백제가 축성한 산성으로 성의 길이가 1,100미터이며 권율장군이 서진하는 왜적을 쳐 진로를 차단한 곳으로 성안에 식수가 고갈되는 위기가 닥쳤을 때 권율 장군은 병사들에게 말 등에 쌀을 퍼붓도록 하였다. 그 모습을 보고 독산성을 에워싸며 아래에 진을 치고 있던 왜적들이 성내에 물이 풍부한 것으로 오인하여 스스로 퇴각하였다.

위ㅡ세마대
아래ㅡ독산성 동문 아래의 동탄신도시

세마대 남쪽 현판ㅡ이승만대통령 휘호라며 우측 상단에 기록되어있다.

세마대 북쪽현판

독산성 북문

독산성ㅡ치성

서문

남문

세마대 바로 아래 보적사의 대웅전 오른쪽 벽에는 세마대 전설이 그려져 있다.
보적사라는 절 이름에도 전설이 있다.
백제시대 보릿고개에 노부부는 남은 양식이라고는 쌀 두서너 되 밖에 없는 처지였지만 굶어 죽기로 작정하고 그것 마저도 절에 가서 부처님 전에 봉양하고 집으로 돌아왔더니 곳간에 양식이 가득하였다한다. 부처님께서 은덕으로 노부부에게 보상하여 쌓아 주신 것이다.
보적사는 삼국시대 독산성을 축성하고 전승을 기원하고자 성내에 건립하였다. 여러 전란으로 중건을 거듭하다 조선 22대왕 정조가 용주사를 건립할 때 재건하였다.

독산성 동쪽 아래의 동탄신도시 랜드마크인 메타폴리스와 뭇 중생들을 굽어 살피며 대웅전의 삼존불(약사여래ᆞ석가여래ᆞ아미타여래)이 기도하며, 대웅전 주련으로 말씀하신다. "제악막작 중선봉행 자정기의 시제불교"(諸惡莫作 衆善奉行 自淨其意 是諸佛敎)ㅡ모든 악을 짓지 말고 온갖 선을 받들어 행하라. 스스로 그 뜻을 깨끗이 하는 것이 모든 부처님의 가르침이니라. -『출요경』·『법화경』-

독산성 동문 ㅡ 보적사의 입구가 되는 문이다.

독산성 아래에는 산림욕장이 있다
보적사는 세마사라고도 하나보다.
주차장에서 독산성 오르는 비탈길 양쪽 입구에 망주석 같은 입석에 '대한불교 조계종 백제고찰 독산성 세마사'라 음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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