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초 TV에서 영화 <관상>을 보았다.
마지막 송강호의 대사,
"내가 사람의 얼굴을 보았으되 정작 시대를 보지 못했단 말이요.
시시각각 변하는 파도만 볼 뿐 파도를 만드는 바람을 못 본 거지"라는 말을 듣자마자,
내 눈귀에 고향 바다의 풍랑(風浪)이 그려지고 소리가 들린다.
마지막 송강호의 대사,
"내가 사람의 얼굴을 보았으되 정작 시대를 보지 못했단 말이요.
시시각각 변하는 파도만 볼 뿐 파도를 만드는 바람을 못 본 거지"라는 말을 듣자마자,
내 눈귀에 고향 바다의 풍랑(風浪)이 그려지고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지눌의 《수심결(修心訣)》 명구가 떠오른다. 물론 <관상>과는 연관성이 없지만.
"바람은 그쳤건만 파도는 여전히 솟구치듯,
진리는 훤히 드러났으나 망상이 여전히 침노하누나."
풍정파상용(風停波尙湧) 이현념유침(理現念猶侵)"
바람을 본다는 것은 세상을 본다는 것이며, 미래를 본다는 것이다.
지눌(知訥 1158~1210)은 돈오점수(頓悟漸修)를 주장하였다. 본래적 자기가 곧 본불성(本佛性)임을 홀연히 깨치고(돈오) 난 이후에도, 계속하여 무명(無明)의 습기(習氣)를 제거키 위해 꾸준히 닦아야(점수) 한다는 것이다.
그것을 비유하여 '바람은 그쳤으나 파도는 아직도 일렁인다.'고 한 것이다. 그러니 아직도 일렁이는 파도가 모두 잔잔하여 바다가 삼라만상을 모두 비칠 수 있을 때까지 수행을 계속 이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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