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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찾아서

(8) 마음을 읽는 크리스마스

by 문촌수기 2013. 1. 1.
Category: 마음을 찾아, Tag: 여가,여가생활
09/18/2004 10:43 pm
♥마음 - (8) 마음을 읽는 크리스마스

12월. 오랜만에 서울로 나갔습니다. 그래서 크리스마스가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백화점 앞의 나뭇가지는 비어 가벼울 틈도 없이 꽃불로 장식되어 지나는 이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하고, 구세군의 자선냄비와 종소리는 이웃에 대한 사랑의 정을 전하고 있습니다.

크리스마스 때가 되면 애타는 사랑 이야기가 기억납니다.

남편에게는 훌륭한 금시계가 있었지만 시계줄이 없어 늘 호주머니에 넣고 다닙니다. 아내는 이 세상 어느 누구에게도 견줄 수 없는 찬란한 금발을 가졌지만 그 머릿결을 장식해줄 아름다운 머리장식빗 하나 없습니다. 서로는 무척 사랑하지만 안타깝게도 너무 가난합니다. 그래도 크리스마스가 되어 가난한 부부는 서로에게 사랑의 선물을 전합니다.

"여보, 당신의 아름다운 금발을 위해 보석이 박힌 이 장식빗을 샀어요."
"전 당신의 소중한 시계를 손목에 채워드리기 위해 이 금시계줄을 샀어요."

아, 그러나 이를 어쩝니까?
남편은 소중한 금시계를 팔아 아내를 위해 보석 박힌 장식빗을 선물했습니다.
아내는 화려한 금발을 팔아 남편을 위해 금시계줄을 선물했습니다.
이런 서글픈 이야기가 어디 있습니까?

어떤 이들은 이 가난한 부부의 이야기를 변함없는 사랑을 교훈적으로 전해주는 아름다운 이야기라고 평합니다. 그러나 난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아니, 부부간의 사랑하는 마음도 좋지만, 이렇게 서로의 마음이 통하지 않다니...... '. 그래서 이 서글픈 부부의 사랑이야기는 나를 애타게 하고 내 마음을 답답하게 합니다. 이 이야기는 겉으로 보기엔 상대에 대한 자기 희생적인 사랑을 담고 있는 아름다운 비극이지만, 속 깊이 들여보면 자기 중심적인 사랑의 표현은 결국 어처구니없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을 비꼬는 풍자입니다.
이들 부부는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은 지극했을지언정 결코 서로의 사랑하는 마음을 읽었다고는 할 수 없겠습니다.

사랑. 사랑? 그건 무엇입니까?
어떻게 사랑해야합니까?
지극하여야만 님을 진정 사랑한다 할 수 있습니까?
자기 희생적이어야만 님을 진정 사랑한다 할 수 있습니까?

먼저 사랑하는 님의 마음을 읽어봅시다. 그리고 그 마음을 알고 내 마음을 전해봅시다.
금시계줄과 장식빗을 전하는 크리스마스보다 이심전심(以心傳心)하는 크리스마스를 여러분들에게 선물합니다. 아름답고 행복한 크리스마스가 다가옵니다.

12월 09일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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