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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와 놀기

0807 홍의, 넓고도 굳세도다.

by 문촌수기 2021. 2. 22.

도산 서원의 중심이 되는 주강당 전교당(典敎堂, 보물 제210호)은 각종 회합과 공부가 이루어지는 주강당이다. 정면 4칸 측면 2칸의 짝수 칸으로 이루어진 전교당의 '도산서원' 편액은 선조의 사액(賜額)으로 한석봉의 글씨이다. 실내 중앙에는 전교당, 정조대왕이 지으신 제문과 전교(傳敎)를 달아두었고 서벽에는 한존재(閑存齋)의 현액이 있다. 전교당의 계단 아래 좌우에는 유생들이 기거하는 방으로 동재가 박약재(博約齋)이고, 서재가 홍의재(弘毅齋)이다.
박약재는 <논어>의 ‘박학어문, 약지이례(博學於文, 約之以禮)’의 준말이며, ‘학문을 널리 배우고, 예로써 자신을 절제하라’는 뜻이다. 홍의재의 ‘사불가이 불홍의(士不可以不弘毅)’에서 가져온 말로, '홍(弘)'은 크고 넓은 마음이며, '의(毅)'는 굳세고 결단 있는 의지를 말한다. 선비는 마땅히 그래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인이 무척 사랑하는 정조(正祖)대왕의 호는 홍재(弘齋)이다. ‘군자의 도량은 넓어야 한다’는 것으로  역시 <논어>에서 얻은 호이다.

08 07 曾子曰: “士不可以不弘毅, 任重而道遠.
仁以爲己任, 不亦重乎? 死而後已, 不亦遠乎?”
(증자왈: “사불가이불홍의, 임중이도원.
인이위기임, 불역중호? 사이후이, 불역원호?”)
증자가 말씀하였다."선비는 마음이 넓고 다시 굳세지 않으면 안 된다. 책임이 무겁고 길이 멀기 때문이다."
인으로써 자신의 임무를 삼으니 무겁지 않은가, 죽은 뒤에야 끝나니 멀지 않은가!"
The philosopher Tsang said, ‘The officer may not be without breadth of mind and vigorous endurance. His burden is heavy and his course is long.
‘Perfect virtue is the burden which he considers it is his to sustain;– is it not heavy? Only with death does his course stop;– is it not long?

홍의
도산서원 홍의재(서재)
홍의재 현판

정조의 호 ㅡ 홍재.
정조는 조선의 임금 중에서 가장 호가 많다.
맨 먼저 사용한 호는 왕세손 시절 자신이 거처하던 동궁의 연침(燕寢)에 이름 붙인 ‘홍재(弘齋)’였다. 홍재는 위의 『논어(論語)』08 ‘태백(泰伯)’ 편 구절에서 그 뜻을 취한 것이다. 그외, 탕평의지를 밝히는 '탕탕평평실(蕩蕩平平室)' 호 역시,『서경』
에도 있지만『논어』07 술이편 '군자탄탕탕'에서 취한 것이다.

정조, 황제 휘 산, 자 형운, 호 홍재

 

조선 22대 왕인 정조의 시문(詩文)과 교지(敎旨) 등을 엮은 문집, 홍재전서(弘齋全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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