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소확행 ABC

행복을찾아서 2018.02.16 16:36 Posted by 文 寸 문촌
복은 받는 것이 아니라 짓는 것이다.
나의 소확행을 찾아본다. 크고 화려하고 멀리 있어 내가 구하기 어려운 남의 행복이 아니라, 작고 소박하여 금방이라도  쉽게 구할 수 있는 확실한 행복을 찾는다. 가까이에 있었다. 그것도 참 많이.

나의 소확행AㅡAnalog Audio
 구형이지만, 스피커라도 좋은 자동차 안에서 노란 라벨의 그라모폰, 파란색 라벨의 DECCA의 클래식 카세트테잎을 듣는 것.
휴일이면 갈증을 풀듯이 오래된 독일제 턴테이블 위에 LP판을 골라 닦고, 톤암을 올려 아날로그 음향을 즐긴다.
오늘은 존 덴버를 초대하여, Let It Be를 따라 부른다.

나의 소확행 BㅡBook
책 읽는 시간은 시공간 초월하여 나를 잊게한다. 옛사람을 만나고, 현실을 떠나 세계를 여행한다. 나의 독서 습관은 대체로 한권의 책을 완독하기보다 여러 권의 책을 여기저기 펼쳐놓고 두서없이 읽어간다.
지금은 사마천의 사기본기와 사기열전을 서재에 펼쳐 읽다가 추사의 책을 거실에 펼쳐 놓고 있다.

나의 소확행 C ㅡ Calligraphy & CoffeeᆞTea
ABC를 보니 확실히 게으른 이의 취미구나. 나는 그런 게으름이 좋다.
겨울 창가의 포근한 햇살 아래에 종이를 펼쳐놓고 묵향을 즐기며 선현의 글을 따라쓰다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그러다가 다시 책을 펼치고 차를 마시고 시를 읊는다. 다산은 두아들 공부방에 '서향묵미각'이라는 당호를 지어주었다. 서책의 향기와 먹의 맛을 즐기는 집이다. 나는 따로 지을 집은 없으니, '다향묵미재'라며 서재이름을 짓는다. 줄여서 다묵재이다. 뜻은 다르지만 같은 소리의 다묵이 있다. 안중근의사의 세례명은 토마스(도마)이다. 이를 한자로 가차하여 다묵(많을 다, 입다물 묵)이라 한다. 혈기왕성한 어린 시절에 주변 사람들에게 직설적인 말을 많이 하여  '번개입'이라는 별명을 가진 응칠이 깨달은 바가 있어 세례를 받으며 얻은 세례명이 '다묵'이다. 나도 늘 지향하는 '행불언'이다.
여느 겨울보다 추웠던 올 겨울은 안중근 의사의 옥중유묵과 추사의 서권기ᆞ 문자향을 임서하며 즐겼다.

그리고 Coffee & Tea!
아직 향미, 산미, 바디감과 같이 호사가들의 풍미는 모르지만 내 코로 직접 고른 로스팅 원두를 핸드밀에 넣어 갈아 핸드드립하여 마시는 커피한잔이면 하루 반나절의 행복은 가득찬다.
커피 가는 소리와 포트에 떨어지는 커피방울 소리는 귀를 즐겁게 하고, 즐겨 감상했던 명화 한 장면이 새겨 진 머그잔에 담긴 커피를 바라 보는 것은 눈을 즐겁게 하고. 마음을 진정시키는 커피향은 코를 즐겁게 하고, 따뜻한 커피 한 모금을 입에 넣어 굴리며 머금고 있으면 그것은 혀의 즐거움이다. 따뜻한 커피잔을 두손으로 감싸 잡고 있으면 따뜻한 위로를 얻는다. 오감의 행복이 이렇게 가까이 있다.
때론 달콤한 케잌, 치즈와플 한조각이라도 곁들이면 더 좋다.

그리고 나의 또 다른 소확행!
따스한 햇살아래,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걷는 산책길. 즐겨 걷는 동탄호수공원길. 한적하고 햇살 따스한 곳을 찾아 플룻을 불었다. 언젠가 연주봉사할 날도 오겠지.

추사는  '대팽두부과갱채ᆞ고회부처아녀손'이라며 만년의 행복을 즐겼다.
나의 소소한 행복, 대팽고회는 무엇일까?
 ㅡ대팽만두균잡채ᆞ고회부처서여손
"가장 좋은 음식은 손수 만든 김치만두에 버섯과 잡채.
제일 좋은 만남은 부부와 사위ᆞ딸ᆞ손주들"
사위도 아들이라 여기니, 추사 고회와 다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