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
10여 년 전 배용균 감독의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이라는 영화가 개봉되었습니다. 마침 로카르노 영화제에서 그랑프리를 받아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으며 상영되었습니다. 영화는 산사에서 수도 생활하는 세 분의 스님에 대한 이야기로 우리들 삶에 하나의 화두를 던지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런데 난 그 영화 제목이 영 마음에 걸렸습니다.
달마가 동쪽으로 갔다면 동해안으로 갔는가? 일본으로 갔는가?
게다가 달마는 우리나라 사람도 아닌데 가긴 어디로 갔단 말인가?
보리 달마(達摩)는 서기 527년 인도에서 중국으로 건너와 선불교를 전하신 첫 스님이십니다. 선(禪)불교란 경전에 의한 수양을 강조하는 교종(敎宗)에 상대하는 개념으로 가르침이란 경전안에 있는 것이 아니고 글자로는 설 수 없으며, 오직 사람의 마음을 곧장 가리켜 본성을 바라볼 때 부처가 된다. "敎外別傳, 不立文字, 直指人心, 見性成佛"라고 가르치는 불교입니다. 다시 말하면 참선과 일상생활 속에서 '나도 부처'란 것을 곧장 깨달아버리는 것을 강조하는 불교입니다. 이런 불교를 전파하신 분이 바로 달마이십니다.
그렇다면 인도에서 중국으로 건너왔는데, 왜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입니까? 여기가 인도 땅이라면 이해되는 말인데 안 그렇습니까? 우리가 주체가 되어야 합니다.
난 이 말도 마음에 안 들어요.
'우리나라는 극동(極東, Far East)에 있다'는 말 말입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기업 중에도 '극동'이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업체도 있지요. 누가 우리나라를 극동에 있다고 했습니까? 서구인 중심의 세계관에서만 가능한 말이지요. 아메리카 대륙이 왼쪽에 있고 유럽이 세계의 중심에 있는 세계 지도를 펼쳐놓고 보면 우리나라는 그야말로 오른쪽 끝에 치우쳐 있지요.
우리는 이렇게 말해야 됩니다. <우리나라는 여기에 있다.> 아니면, <우리나라는 세계 중심에 있다.>라고요.
다시 한 번 말합니다. 우리가 주체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주인공이 되어야 합니다.
다시는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이라는 말을 하지 맙시다.
이렇게 말해야합니다.
<달마가 서쪽에서 온 까닭은?> 달마 서래의 (達摩西來意) ?
이게 뭐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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