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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과스토리텔링

아, 이를 어쩌나?

by 문촌수기 2016. 5. 29.

 

"아! 얼마나 아름다운 사람일까?"

 

시멘트 포장길과 콘크리트 담장 사이에 자라는 이름 없는 풀잎에도 생명의 비를 뿌리는 소녀를 그려준 이는. 

삭막한 도시, 사람 발자국이 무서운 골목길 속에도 아름다운 생명의 싹을 틔우고 사랑을 나누는 모습에 감개무량하다.    

지난 5월 4일. 수성동계곡을 찾아가는 길에 우연히 이 벽화를 보고 감동하며,

그 날 이후 풀 잎이 자라 꽃피는 것을 상상하고,

비가 오면 이 소녀는 뭘할까 궁금해하며,

비 맞지 말기를 바라고 실없이 빙긋 미소도 지어본다. 

먼 훗날 소녀는 자라 처녀가 되고,

풀 꽃은 쑥쑥 자라나 시원한 그늘을 주는 나무가 될 것을 재미있게 상상했는데.

 

그래서 다시 보고 싶어 어제 같은 길 걷는 좋은 사람들에게 보여 드리고자 찾았는데.....

 

"아, 이를 어쩌나? 풀잎이 어떻게 되었을까?"

몸은 피곤한데 새벽에 깼다. 어제 본 이 그림 때문일까? 

잠을 다시 청해도 속상하게도 이 그림이 자꾸 떠오른다. 

"누가 이 풀잎을 뽑아 버렸을까? 야속한 사람. 미운 사람."

 이 소녀의 마음 속은 또 어떨까? 얼마나 속상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