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이라는 숫자는 특별하다.
외로움이다.
그 어느 것으로도 나눌 수없어 짝이 없다.
어린왕자가 지어낸 숫자이다.

(작년 우리 매력홀릭고 '인문학 산책길', 돌아오는 친구들에게 전했던 말)♡♡♡
"법정스님의 길상사에서 다 못한 이야기 하나 전할게요.
지금은 진영각이라 부르지만, 법정스님께서 이 세상 떠나시기 전 2010년 3월 11일 이곳 행지실에서 마지막 하룻밤을 주무시고 영면에 드셨답니다.  그 이야기는 들었죠?
그런데 우리 친구들은 눈여겨 보지 못했지만 우리 선생님들은  진영각 왼편에 놓인 이 나무 의자를 보았답니다. 이 이야기를 놓쳤어요.

여기에는 특별한 이야기가 있기에 들려 주려구요.
법정스님이 살아생전 송광사 불일암에 계실 적에 이 의자를 만드셨답니다. 이 의자가 그 때의 의자인지는 모르지만 말이죠. 그리고 이름하여 '빠삐용 의자'라고 부르셨어요. 선생님 세대는 잘 알지만 여러분은 잘 모를거요. 나도 기억이 가물하지만 그 사연을 전해볼게요.
빠삐용은 죄없이 옥에 갇히고 의리를 지키려다 독방에 수감되었답니다. 늘 억울한 생각이 드는거요. "내가 무슨 죄를 지었냐구요?" 신을 붙잡고도 묻고 싶었답니다. 그런데 꿈 속에 저만치 떨어진 모래언덕위에 저승사자들이 의자에 앉아 있어요. 그들 앞에서 빠삐용은 자기의 죄를 물었어요.
"너의 죄는 세월을 허비한 죄이다."라는 대답을 들었답니다. 빠삐용은 이제사 자기 죄를 알았답니다.
법정스님께서는 그런 화두의 의미로 이 의자를 만드셨답니다. "나는 허송세월하지 않았는가?" "나의 죄는 뭔가?"
우리 모두의 화두가 되기도 하죠.

한편 나는 이 의자를 보며 다른 생각을 떠 올려요. 이 이야기는 아름다워요. 슬프기도 하네요.
법정스님은 쌩떽쥐뻬리의 [어린 왕자]를 무척 사랑했답니다. 스님께선 일년에 한번 정도는  [어린 왕자]를 다시 읽어셨답니다. 그것도 어린 왕자가 스님의 가슴 위에서 마음껏 놀으라고 누우셔서 읽어셨다네요.
스님 가슴위에 앉아 놀고 있는 어린 왕자를 연상하면 얼마나 아름다운 장면입니까?
어린 왕자는 외로울 때면 노을을 바라보며 마음을 달랬답니다. 어떤 날에는 마흔 세번이나 의자를 뒤로 옮겨가며 노을을 보았답니다. 그 어린 마음에 얼마나 외로움이 깊었으면 그랬을까요?
법정스님이 어린 왕자의 B612소행성 만한 불일암에서 혼자 수도생활을 하실 적에 어린 왕자와 같이 나무의자에 앉아 해지는 노을을 즐겨 보셨답니다. 어린 왕자의 눈과 마음으로 보셨겠죠.
지금 길상사 진영각의 의자는 법정스님이 앉으셨던 그 의자일까요? 어린 왕자가 앉았던 의자일까요?
쌤은 이 의자를 '어린 왕자의 의자'라고 부르고 싶네요.
친구들, 도서관에 가서 [어린 왕자]를 찾아 다시 만나봐요. [빠삐용] 영화도 한번 보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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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다시 찾으니 맞은편에 또 하나의 의자가 있네요.

법정스님의 어린왕자 의자 앞에 놓여 있는 등받이가 두 개인 의자, 작가는 샴쌍둥이 의자라고 이름 붙였답니다. 하나이면서도 둘이고 둘이면서 하나여서 결코 외롭지 말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내었는가요?
법정스님을 사모하여 '어린 왕자' 의자에 앉아계신 스님과 마주 앉아 이야기 나누고  싶은 마음으로 이 의자를 두었다데요. 어느 중학교에서 버려진 옛 의자, 참 별 것도 아닌 것을 가지고 다르게 바라보며 의미를 붙여 정성을 다하니 작품이 되었답니다.
쓰잘 데도 없는 물건도 작품이 될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 알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