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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와 놀기

논어15. 회사후소, 누가 미인인가?

by 문촌수기 2018. 12. 12.

15.회사후소(繪事後素) : 누가 미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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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에 들어가니 개구쟁이 친구들이 우리 학교에서 누가 제일 예뻐?’고 대뜸 물었다. “그걸 왜 묻니?”라고 하니 그냥요.” 아이들이 참 잘 쓰는 말이다. ‘그냥’, 까닭 없이, 목적 없이, 조건 없이, 심심풀이로.  
   여기에 쉽게 말렸다가는 큰 낭패를 당하고 구설수에 오를 수도 있다. 그래서 내가 또 되물었다. “누가 미인(美人)이냐고 묻는 거지?” 여러 명이 동시에 !”라고 대답하며 신나했다. “선생님은 말이야, 잘 웃고, 인사 잘하는 사람이 참 예쁘더라. 미소(微笑)와 인사(人事), 이것이 미인의 조건이지 않을까?” 말장난 같이 대답해 놓고선 스스로 만족해하며 으쓱했다. 아이들도 와아! 맞아요. 정말 잘 웃으시고 인사 잘 받아주시는 선생님이 미인 맞아요.” 자기들이 꼽은 미인 선생님이 맞다 며 서로 눈을 맞추며 고개를 끄덕였다.

▣ 생각 만들기 : “아름다움 또는 미인에 대한 기준은?”
나의 생각>
▣ 읽기 : 회사후소(繪事後素)
~ 흰 바탕을 마련한 뒤에 그림을 그린다.


《논어》에서도 미(美)와 외모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스승 공자와 제자 자하가 주고받은 문답이다.
제자 자하 : “(선생님 제가 시를 읽으니) ‘예쁜 웃음에 보조개가 예쁘며, 아름다운 눈에 눈동자가 선명함이여! 흰 비단으로 채색을 한다.’* 이게 대체 무슨 뜻입니까?” (* 자하는 ‘흰 비단으로 채색을 한다.’라고 잘못 해석하였다.)
스승 공자 : “그림을 그리는 일은 흰 비단[素·소]을 마련한 뒤에 하는 것이다.”
제자 자하 : “(충신(忠信)보다) 예(禮)가 뒤 이겠군요.” *
스승 공자 : “나를 일으키는 자가 바로 자하로구나! 비로소 함께 시를 말할 만하구나.”

子夏問: “‘巧笑倩兮, 美目盼兮, 素以爲絢兮.’何謂也?”
(자하문, 교소천혜, 미목반혜, 소이위현해, 하위야)
子曰: “繪事後素.” (자왈, 회사후소)
曰: “禮後乎?” 子曰: “起予者商也! 始可與言 詩已矣.”
(왈, 예후호? 자왈, 기여자상야, 시가여언시이의) - [팔일]편
(* 예후호 : 인간 성품의 바탕, 인의예지 중에서는 무엇이 우선일까?)

~ 인의예지(仁義禮智), 사랑 정의 예의 지혜. 사람을 사람답게하는 본성이다. 이들 본성 중에서 어느 것이 우선이라 정하기 어렵다하더라도 <논어>에서 말하기를, "사람이 어질지 못하면, 예의가 무슨 소용있겠는가?"[人而不仁이면 如禮何인가]라고 한 걸보면, 무엇보다도 인(仁, 사랑)이 최우선인가보다. "천사의 말을 하는 사람도 사랑 없으면 아무 소용도 없습니다."


▣ 쓰기 :

 

 

 

 

그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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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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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미모!
~ 화장보다는 깨끗한 피부 관리

외모는 자신을 상징한다. 그래서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도 의관(衣冠)을 똑바로 갖추어 입기를 중요하게 여겼다. 근래에는 얼굴 화장도 중요하게 여긴다. 사회적 존재로서 예의를 갖추고 자기의 주체성을 나타내고 예쁘게 보이기 위해서 화장을 한다. 외모를 중시여기는 사회 풍조와 짙은 화장을 하는 연예인의 모습을 자주 보면서 자라다보니 화장하는 연령대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그러나 어릴 때부터 색조 화장에 치중하다보니 피부를 상하게 할 수도 있다. 화장보다는 깨끗하고 건강한 피부가 더 중요하다.

미래 세대에게 깨끗한 환경을 물려주고 현세대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삶이 강조되면서 환경적으로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개발(environmentally sound and sustainable development ; ESSD)’의 개념이 도입되었다. 이 개념을 우리 외모에 적용하여 바꾸어 말해보자.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미모를 유지하자. 그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화장보다는 건강하고 깨끗한 피부 관리가 더 중요할 것이다. 회사후소, ()는 꾸밈이요 소()는 바탕이다. 화장으로 꾸미는 일보다 피부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이 먼저이다.

또한 회사후소를 이렇게도 이야기해 볼 수도 있다. 학교생활에서 높은 학업성취도, 많은 봉사활동시간, 다양한 동아리 활동과 풍부한 체험활동 등은 모두 중요하다. 또한 졸업하고 회사에 취직할 때 높은 학력ㆍ많은 자격증ㆍ다양한 경험 등 화려한 스펙으로 기록된 이력서를 내밀 때도 유리하다. 이런 것들은 모두 회사(繪事, 자기를 꾸미는 일)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학교생활이든 사회생활이든 그것보다 더 중요한 소(素·흰 바탕)가 먼저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바탕을 가꾸는 일에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 생각하기 ~ 삶에서도 소(素, 흰 바탕)가 먼저라는 의미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