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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와 놀기

논어13. 참 좋은 내 친구, 서촌 골목길에 피어난 우정

by 문촌수기 2018. 9. 18.

13. 참 좋은 내 친구, 서촌 골목길에 피어난 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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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양도성의 법궁인 경복궁의 서쪽에는 인왕산이 있다. 인왕산 자락의 사직단에서 통인시장으로 오르는 서촌의 길을 걷다보면 좌우로 수많은 이야기를 간직한 집터가 있다. 세종이 태어난 마을이라서 이곳을 세종마을이라고 하지만 사람들은 쉽게 서촌(西村)이라 부른다. 서촌 골목길에서 감동적인 우정 이야기를 찾아보고, 나의 친구 사귐을 돌아보자.

나는 좋은 친구인가? 나는 어떤 친구를 사귀는가? 무엇으로 친구를 사귀는가?”

이상한 시인 이상과 꼽추 화가 구본웅의 아름다운 우정

서촌의 토박이인 구본웅(1906~1953)과 이상(1910~1937)의 우정 이야기는 널리 알려져 있다. 삽화가 이승만 씨의 그림을 보면, 훨친한 키에 반항적인 외모를 가진 이상과 대조적으로 키가 무척 작은 구본웅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본웅은 태어나서 4개월 만에 어머니가 산후병으로 돌아가시고 식모의 등에 업혀 젖동냥으로 키워졌다. 어린 식모가 실수로 등에 업힌 아기를 댓돌 위에 떨어트려 그만 척추를 다치고 말았다. 그 고통을 참고 자랐던 본웅은 성장이 멈춰버린 척추 장애인이 되었다. 약골에다 허리가 굽고 키가 작아서 네 살이나 늦게 학교에 들어갔다. 어린 친구들은 본웅을 꼽추라며 놀렸다. 그 놀림 속에서도 유일하게 친구가 되어준 아이가 있었다. 바로 김해경(金海卿)이다. 해경과 본웅은 단짝이 되었고 그림에도 같은 소질을 보였다.

본웅의 큰 아버지가 본웅이에게 미술도구가 가득 담긴 화구상자를 선물로 사다 주었다. 본웅에게 소중한 선물이지만 그 선물을 선뜻 친구 해경에게 주었다. 해경이 그렇게 갖고 싶어 했었던 것이다. 이 화구상자를 선물 받은 해경은 감사의 징표로 자기의 호()(, 상자)’으로 지으면서 호에 어울리는 성()을 같이 찾아 붙였다. 그래서 이상(李箱)’이라는 시인의 이름이 탄생되었다. 그만치 이상은 이상(異常)한 친구이다. 크면서 이상은 건축 설계사가 되었고 또 시인의 길을 걸었다. 그리고 구본웅은 화가가 되었다. 후에 구본웅은 이상을 위해 친구의 초상을 그렸고, 이상은 친구의 성을 빙자한 8씨의 출발이라는 시를 썼다. 차팔(且八)’은 본웅의 성씨인 ()’자를 나눈 글자이다. 그러나 이 해석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아무튼 이상은 장난과 반항의 기질로 글자를 갖고 놀았으며, 오감도(烏瞰圖)와 같은 이상한 시를 썼다.

서촌 마을 골목에는 이상의 집이 보존되어 있다. 이상(김해경)이 어린 시절 살았던 김해경의 큰아버지 집이다. 해경은 네 살 때, 큰 아버지 댁의 양자로 들어가 이곳에서 살았다. 이곳에서 이상의 초상화와 그의 문학작품이 실린 잡지 등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어둡고 좁은 계단에 앉아 그의 영상을 보면 이상한 시인의 삶과 작품에 다가갈 수 있다.

 

수성동 계곡에서 듣는 화중유시(畵中有詩)<인왕제색도> 이야기

이상의 집을 나와 옥인동 골목길을 걸어 올라가면 박노수 미술관도 들를 수 있고, 연희전문학교 시절의 윤동주 하숙집도 만나게 된다. 계속해서 인왕산 자락을 오르면, 인왕산의 튼튼한 암벽이 눈앞에 병풍같이 펼쳐져 있고, 아름다운 수성동 계곡의 물소리를 들을 수 있다. 서울 한 복판에 이렇게 아름다운 숲이 있다니?! 감탄할 것이다. 여러분은 이곳에서 옛 그림 속으로 들어갈 수 있으며, 조선 시대의 화가와 시인이 나누는 우정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그리고 인왕산 숲길을 따라 북쪽으로 들어가면 청운공원, 시인의 언덕, 윤동주 문학관을 찾아갈 수 있다.

 

위의 오른쪽 그림은 겸재 정선(謙齋 鄭敾, 1676~1759)<인왕제색도>이다. 제색(霽色)이란 소낙비 온 뒤에 맑게 갠 모습이란 뜻이다. 이 그림 속에 아름다운 우정의 이야기가 있다. 정선은 친구 이병연(, 사천(槎川), 1671~1751)과 인왕산 자락에서 평생의 우정을 나누며 살았다.

사천이 시를 지으면 겸재는 그림을 그렸고, 겸재가 그림을 그리면 사천은 그림 위에다 시를 썼다. 그렇게 시와 그림을 주고받으며, 그림 속에 시가 있고 시 속에 그림이 있게 되었다. 세상 사람들이 이를 일러 화중유시(畵中有詩)’라 하였는데 시화(詩畫)를 함께 짓고 같이 감상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였다. 세월이 흘러 사천이 쇠약하여 죽음을 앞두고 있을 때, 겸재는 친구의 건강과 부활을 기도하듯 생명력 넘치는 소나무 숲에 둘러싸인 친구의 집을 그렸으며, 변치 않는 우정을 기약하듯 굳센 바위산을 그렸다. 그림을 크게 보면 인왕산 능선을 따라 축성된 한양도성의 성곽의 모습도 볼 수 있다. 당시 승정원일기의 기록에 의하면 사천이 죽기 나흘 전인, 1751년 윤달 525일에 이 그림을 그린 것으로 추정된다. 정선이 비갠 인왕산을 바라본 지점은 지금의 청와대 앞 무궁화동산이나 청와대 뒤의 육상궁(영조의 생모, 숙빈 최씨의 신위사당) 쯤이다. <인왕제색도>는 가히 진경산수화(眞景山水畵)의 백미(白眉)이다.

진경산수화란 조선 후기에 유행한 우리나라 산천을 소재로 그린 산수화라고 정의하고 있다. 종래의 실경(實景)산수화 전통에 18세기에 유행을 시작한 남종화법을 토대로 우리 산천의 형상에 어울리는 필법으로 소화하여 낸 것이다. 정선에 의해 새로 개척된 진경산수화는 실경의 단순한 재현이 아니라 회화적 재구성을 통하여 경관에서 받은 감흥과 정취를 감동적으로 구현하였다는 데 그 특징이 있다 한다. 한마디로 말해서 진면목(眞面目)을 그린 것이다.

 

나는 어떤 친구인가?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가?

공 자 왈, “익 자 삼 우, 손 자 삼 우. 우 직, 우 량, 우 다 문, 익 의,

孔子曰, “益者三友, 損者三友. 友直, 友諒, 友多聞, 益矣.

우 편 벽 우 선 유 우 편 녕, 손 의

友便辟, 友善柔, 友便佞, 損矣.”-논어계씨16.04

공자가 말씀하시길, “유익한 친구가 세 가지이고, 손해가 되는 벗이 세 가지이다. 정직되고, 미더우며, 견문이 많은 사람을 벗하면 유익하다. 아첨을 잘하고, 겉과 속이 다르며, 말 재주만 뛰어난 사람을 벗하면 손해가 된다.”

󰋮 내 인생에 유익한 친구는?

󰋮 내 인생에 해로운 친구는?

  공 자 왈, “ 익 자 삼 요, 손 자 삼 요. 요 절 예 악, 요 도 인 지 선,

孔子曰, 益者三樂, 損者三樂. 樂節禮樂, 樂道人之善,

요 다 현 우, 익 의 요 교 락 요 일 유 요 안 락, 손 의.”

樂多賢友, 益矣. 樂驕樂, 樂佚遊, 樂晏樂, 損矣.”-논어계씨 16.05

공자가 말씀하셨다. “좋아하는 것 중 유익한 것이 셋이요, 해로운 것도 셋이다. 예악으로 절제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 다른 사람의 장점을 칭찬하기를 좋아하는 것, 현명한 친구를 많이 사귀기를 좋아하는 것은 유익하다. 교만을 즐기는 것을 좋아하고, 편안히 노니는 것을 좋아하고, 향락에 빠져 먹고 마시는 것을 좋아하는 것은 해롭다.”

󰋮 내 인생에 이익이 되는 즐거움은?

 

󰋮 내 인생에 손해가 되는 즐거움은?

자 공 문 우, 자 왈 충 곡 이 선 도 지, 불 가 즉 지, 무 자 욕 언.”

子貢問友, 子曰忠告而善道之, 不可則止, 毋自辱焉.”

- 논어안연12.23

자공이 친구 사귐을 물었다.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충심으로 말하여 잘 이끌어주고,
그래도 통하지 않으면 그만 두어라. 스스로 욕됨이 없어야 한다.”

 

󰋮 친구에게 들은 충고는?

󰋮 친구에게 충고해야 하는 것은?

󰋮 충고하여도 내 말이 통하지 않는다면?

증 자 왈 : “ 군 자 이 문 회 우, 이 우 보 인

曾子曰: “君子 以文會友, 以友輔仁.”논어안연12.24

증자가 말씀하셨다.

군자는 글(학문)을 통해 벗을 모으고, 벗과 함께 인(, 사랑)을 돕는다.”

󰋮 나는 무엇으로 친구를 사귀는가?

󰋮 친구와 함께 하는 일은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