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는 자기 만큼 배우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 거라며 스스로를 호학자라 자평하였다.
어느 경전이든 가장 첫머리에 나오는 문장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데, 유학의 으뜸이 된다는 <논어>의 첫 글자는 '學'이며 첫 구절은 '學而時習之'이다. <논어>는 한마디로 호학(好學)하는 사람, 군자(君子)의 길을 이야기한다고 선언하고 있다.
學而篇 第一 01ᆞ01
子曰: “學而時習之, 不亦說乎?
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
人不知, 而不慍, 不亦君子乎?”
( 학이시습지 불역열호? 유붕자원방래 불역락호? 인부지이불온 불역군자호?)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배우고 그것을 때때로 익히면 기쁘지(재미있지) 않겠는가? 벗이 먼곳으로부터 찾아온다면 즐겁지 않겠는가?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더라도 서운해 하지 않는다면 또한 군자가 아니겠는가?"
The Master "Is it not pleasant to learn with a constant perseverance and application?
"Is it not delightful to have friends coming from distant quarters?
"Is he not a man of complete virtue, who feels no discomposure though men may take no note of him?
더하기> 학습의 의미
◉ 學[배움] : 학(學)자의 위 부분의 양편에 있는 모습은 손(手)을 상형한 것이고, 그 손 안에 든 효(爻)는 귀한 보물이면서 본받아야 모범이다. 이 모범과 보물을 자녀(子)의 머리 위로 올려 둔 모습이 학(學)이다. 부모와 스승이 자녀ㆍ제자에게, 모범이 될 만한 것을 보여주어 배우게 하는 것이다. 나는 이런 말을 들었다. 새겨 들어야 한다.
“아이는 부모가 하라는 대로 하지 않고, 하는 대로 한다.”
◉ 習[익힘] : 羽(우ㆍ날개짓) 아래에 日(일ᆞ태양)을 더한 글자다. 날짐승이 맑은 날에 하늘을 나는 법을 배운다.
羽(우ᆞ날개짓)+白(비ᆞ코, 自=鼻): ‘자기 스스로 열심히 날개 짓을 한다’는 해석도 한다.
곧 습(習)은 작은 새가 어미 새의 나는 모습을 보고 배운 날개 짓을 혼자서 반복하여 연습을 한다.
시습(時習)은 때때로 수시로 짬짬이 익히는 것이다. 스스로 익히지 않으면 결코 날 수가 없다. 아무리 많이 듣고 보고 배워도 스스로 익히지 못하면 제 것이 될 수 없다. 체득(體得)해야 제대로 할 수 있는 것이다.
# 도산서원, 시습재와 역락서재.
<논어>의 首章 第一句는 퇴계 선생의 학당에서도 지향하는 바이다. 도산서원에 들어가면서 초입에 역락서재와 농운정사가 있다. 유생들의 기숙사이다. 역락서재의 현판을 보면서 공부하고자 스스로 찾아오는 제자를 벗이라 여기며 즐겁게 맞이하는 스승의 모습이 그려진다.
'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
열심히 공부하라는 의미로 건축된 '工'자 형의 농운정사 동쪽방에는 시습재(時習齋)가 현판되었다. 퇴계선생님의 친필이라고 전해진다. 공부란 모름지기 배운 바를 때때로 익히는 것이라는 공자님의 말씀을 새기며 호학의 삶을 본받도록 하였다.
'學而時習之, 不亦說乎?'
# 베이징 올림픽에서 부활한 공자.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은 깊은 잠에 빠져있던 용이 깨어나며 세계인들에게 중화 문명의 위대함을 되살리는 인상깊은 장면을 연출했다. '벗이 찾아오니 기쁘지 아니한가'라는 '유붕자원방래 불역낙호(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라는 구호로 시작한 것이다. 손님 맞이에 이보다 좋은 인사말이 어디 있겠나마는 그간 문화대혁명 시기에 숙청되었던 공자 아닌가? 그래서 놀랬다. 이제 깨어나 세계 문명 속에 중화 정신의 위대함을 드러내는 선언처럼 들렸다. <논어>의 부활이며, 공자의 부활이다. 공자의 3000 제자 입장이 있고 '화(和)' 자의 새김에 이어 화약 종이 인쇄술 나침반 등 중국의 4대 발명품을 세계인들에게 과시하는 공연을 펼쳤다.
<학습>+ 유광종, 차이나별곡 에서
https://chosun.app.link/IphOBq72Fx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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