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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커피그림이야기

모란 동백, 울엄마

by 문촌수기 2022. 3. 24.

조영남의 '모란동백'을 불러봅니다.
이 곡은 시인이자 소설가인 이제하씨가 작사ㆍ작곡했답니다.
모란아가씨와 동백아가씨를 노래했지만,
저는 내고향 잣뒤에 홀로 계셨던 엄마 생각이 많이 나네요. 고향집 뜨락에 모란을 많이 닮은 작약을 곱게 가꾸셨죠. 타지에 나가 있는 자식들을 걱정하시고 기다리시다가, 외로이 고요히 주무시다가, 동백꽃 낙화같이 돌아가신 어머니를 많이 그리워하며 불러 봅니다.
ㅡ ㅡㅡ
호너 다이아토닉 하모니카
~ Low C(썬더버드)+C key(밥딜런 시그니처)

모란동백 C.mp3
5.81MB
모란동백, 노래그림

ㅡㅡㅡㅡㅡ노랫말ㅡㅡㅡㅡ
모란은 벌써 지고 없는데
먼 산에 뻐꾸기 울면
상냥한 얼굴 모란 아가씨
꿈속에 찾아오네
세상은 바람 불고 고달파라
나 어느 변방에 떠돌다 떠돌다
어느 나무 그늘에
고요히 고요히 잠든다 해도
또 한 번 모란이 필 때까지
나를 잊지 말아요

동백은 벌써 지고 없는데
들녘에 눈이 내리면
상냥한 얼굴 동백 아가씨
꿈 속에 웃고 오네
세상은 바람 불고 덧없어라
나 어느 바다에 떠돌다 떠돌다
어느 모랫벌에
외로이 외로이 잠든다 해도
또 한 번 동백이 필 때까지
나를 잊지 말아요
또 한 번 모란이 필 때까지
나를 잊지 말아요
나를 잊지 말아요

‘모란도 병풍’(일부), 19세기 조선, 비단에 채색, 화면 폭 212.2×74.8㎝. /문화재청
동백꽃나무

 이 노래의 원작자는 소설가 이제하다. 그가 직접 작사·작곡하여 부른 노래로 1998년에 <빈 들판>(나무생각)이라는 시집을 내면서 부록으로 환갑기념,<이제하 노래 모음> CD에 들어있던 곡이다.
처음 제목은 ‘김영랑, 조두남, 모란, 동백’으로 시인 김영랑과 작곡가 조두남을 향한 오마주를 담았다.

시인 이제하는 그의 저서 《모란, 동백》에서 평소 김영랑의 시 ‘모란이 피기까지는’과 ‘선구자’를 작곡한 조두남 선생의 ‘또 한 송이의 나의 모란’을 좋아해서 만든 노래라고 설명한다.
또한, 작가는 이 노래를 ‘찢어지게 가난한 이 나라에서 찢어지게 가난하게 살면서 예술로 일생을 보낸’ 조두남 선생에 대한 ‘오마주’라고 말한다. 애초 조두남을 향한 존경의 뜻이 담긴 노래였다.

ㆍㆍㆍ이떤 이들은 조두남을 친일파라며, 그의 작곡 선구자도 부르지 않는다 한다. 그건 나도 모르겠다. 조두남도 어떤 이도 내가 알지못하고 함부로 평가할 일 아니다. 뭔 대수라고?ㆍㆍㆍ

이제하는 시인이자 화가이며, 소설가다. 문단에서는 대표적인 싱어송라이터로 인정받으면서 기타를 들고 공식, 비공식 무대에 자주 서 왔다. 이 노래 역시 1980년대 후반부터 그가 만들어 불러왔던 노래다. 한국의 밥 딜런을 연상케 하는 그의 노래가 아까워 지인들이 카세트 테이프에 녹음하여 돌려가면서 들었다. 그의 노래에서는 깊이와 철학이 느껴졌고, 목소리 역시 묘한 매력이 있었다. 마치 빈 들판에서 불어오는 바람소리를 닮았다.
조영남이 노래를 듣고 반해서 이제하 선생에게 간청하여 리메이크했다. 틈날 때마다 자신의 장례식장에서 이 노래를 불러달라고 얘기할 정도로 애착을 갖고 있다. 나훈아 역시 ‘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와 더불어 이 노래를 리메이크한 걸 보면 범상치 않은 곡임에 틀림없다.
장르를 넘나드는 멀티플레이어를 인정하지 않는 한국적 풍토만 아니었다면 이제하는 지금쯤 음유시인 반열에 올라있지 않을까.
ㅡㅡ
이제하의 모란동백
https://youtu.be/NTWbDUdClfQ


https://youtu.be/QKyBOMyOOTQ


조영남의 모란동백
https://youtu.be/33tAMu0OARE


나훈아의 모란동백
https://youtu.be/vSaAiiPcK6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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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랑의 "모란이 피기까지는"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 테요
5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 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 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내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조두남,  '또 한송이의 나의 모란'
https://youtu.be/1H7Q8muwuU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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