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말고사 마지막 날시험입니다.
시험 감독을 하면서 지금 아이들이 풀고 있는 시험지를 보았습니다.
시험문제지 마지막 여백에 시(詩)가 있었습니다.
구광렬 시인의 [굽은 나무가 더 좋은 이유]라는 제목의 시를 출제교사 선생님이 적어 두었습니다. 시험 감독이 중요하지만 감독 중에 시에 끌려읽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시에 삿된 생각이 없다'는 옛말을 굳이 떠올리지 않아도 그냥 눈과 마음이 끌려 읽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장자가 말한 '쓸모없기에 천수를 다한그 나무'를 떠올리며 시를 읽어갑니다.
[굽은 나무가 더 좋은 이유] - 구광열
내가 곧은 나무보다 굽은나무를 더 좋아하는 이유는
곡선이 직선보다 더 아름답기도 하지만
굽었다는 것은 높은 곳만 바라보지 않고
낮은 것도 살폈다는 증표이기 때문이다.
내가 곧은 나무보다 굽은 나무를 더 좋아하는 이유는
곡선이 직선보다 더 부드럽기도 하지만
굽었다는 것은 더 사랑하고
더 열심히 살았다는 증표이기 때문이다.
땅에다 뿌리를 두고 하늘을 기리는 일이
어찌 쉬운 일일까
비틀대며 살다보면
폭풍에도 흔들리지 않는
뿌리의 가치를 알게되고
하늘 한 번 쳐다보고
땅 두 번 살피다 보면
굽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굽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강화도 마니산에서
1년 동안 열심히 공부한 학생들을 위로하며,
며칠동안 어려운시험문제를 풀이한 학생들을 격려하며
시험문제보다 더 중요한 인생의 깊이 있는 가르침을 하나라도 더 전하려는
그 선생님의 사랑과 열정를 칭찬하고 싶습니다.
좋은 시를 전해주신선생님께 감사하며,
마음의 평화를 가지고, 읽고 또 읽어보며
또 잊지않기 위해 여기에 남겨 두고굽은 나무를 닮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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