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학기말고사도 끝났다. 선생님들은 눈코 뜰새 없이 바쁘지만 아이들은 긴장이 풀어진 탓인지 공부를 하지 않으려 한다. 어찌 된 일인지 대한민국이 특히, 대한민국의 학교와 학생은 시험치기 위해서만 공부하는 것 같고, 시험만 끝나면 '만사가 끝났다' 여기는 풍토에 젖어있다. 그만치 우리 사회가 '시험과 문제 투성이' 라서 그런가보다. 아, 문제해결능력 세계 1위라지 않는가! 그 문제가 아닌가?
아이들을 처음으로 컴퓨터실로 불렀다. 오자 마자 PC방 처럼 컴퓨터부터 켜고본다. 내가 써놓은 칠판의 글씨도 뒷전이고 나도 뒷전이다. 인상쓰고 언성높여 야단칠까 하다가 '어차피 켤 컴퓨터인데 내가 좀 기다리자.역시 한국인이다' 싶다.
아이들에게 과제를 주었다. "나의 미래"를 설계해보자며.
아래의내용을 워드로 작성하게 하고 자기에게 이메일로 보내게 하였다. 스스로에게 약속하란 의미이다. 그리고받은메일 보관함에서 지우지 말고 6개월 후에 1년 후에 그리고 1년 반 후에 그리고 2년 후 또 졸업후 그리고 계속, 오늘 스스로에게 한 약속을 돌아볼 것을 잊지말라 하였다.
[나의 미래를 설계해보자]
* 고등학교 졸업후, 사회에 진출했을 때 또는 대학에 입학했을 때
(나의 모습) :
* 내가 30세쯤 되었을 때, 내 삶의 모습
(나의 모습) :
*내가 40세쯤 되었을 때, 내 삶의 모습
(나의 모습):
이 글을 쓰게 하면서 말했다.
"비록 미래의 내 모습이지만 마치 그 시절에 나를 보는 듯 구체적으로 그려라. 꿈과 기도도구체적이어야 하느님이 들어주시지 않겠나? 저도 저를 몰라 막연하다면하느님도 쳐다보시지 않으실꺼야.스스로에게 최면을 걸어. '내가 그리는 모습대로, 내가 바라는 모습대로, 나는 될 수 있다'고 말야. 간절히 기도하면 꿈은 이루어진다. '피그말리온 효과'라는 이야기가 있단다. 인터넷으로검색해봐.지금 당장찾아보고 난 다음 자기의 모습을 기도하듯이 그려라."
자기의 이상적 여인상을 마음으로 그리다 못해 끝내 상아로 조각한 피그말리온은 그만 조각상 여인에게 사랑을 느꼈다. 그래서 간절히 바랐다. 이 여인과 결혼할 것을. 간절한 기도는 하늘에 닿았는지비너스 여신이 그 상아조각상을 여인으로 변하게 하였다. 그리고둘은결혼하여 행복하게 살았다. '전설따라 삼천리' 같은 이야기다. 요즘 아이들 '유치하다'할까 겁난다.
그러나 스스로에게최면을 걸고 자신감을 불어넣고 항상 긍정적인 상황을 그려가며 스스로에게 격려해나간다면 분명 목표한 바는 이루어질 수 있다는 희망을 주는 아름다운 이야기이다. 간단하게는'난 할 수 있어'라며 수시로 자신감을 넣고, 미래의 멋진모습을 상상하며스스로에게 예언을 하는 것이다. 나아가 자기에게 뿐만 아니라,스승이 제자에게, 부모가 자녀에게, 그리고 친구끼리도 긍정적 예언을 해준다면분명 그렇게 될 것이다.
대학교 다닐 때다.동아리 룸과 같았던동심초 다방 아래의 1층 의상실에는 아름다운 마네킹이 있었다. 정말 예뻤다. 올라갈 때마다 한 번씩 쳐다보며 사랑을 느꼈다. 마네킹을 보고 이상적 여인상이라 여겼으니 친구들이 '미친 놈'이라 놀릴 만도 했다.군 입대후 훗날 찾아보니얼굴없는 마네킹으로 모두 바뀌었다. 실연한 기분이 들었다.들어가 물어보고 싶었다. 어디로 갔냐구?기도가 간절하지 않아 그 사랑은 이루지 못했지만, 그 마네킹보다 더 사랑스런 지금의 아내를 만났다.팔불출?
이제 우리 아이들이여유있는 마음으로 진지하게 자기를 그려가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모두 피그말리온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런저런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무는 천지의 도를 전한다. (0) | 2013.01.04 |
---|---|
굽은 나무가 더 좋은 이유 (0) | 2013.01.04 |
마라톤, 다시 도전이다. (0) | 2013.01.04 |
국화를 닮고 싶습니다. (0) | 2013.01.04 |
정발산을 다시 산 것은? (0) | 2013.01.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