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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이야기

상선약수 - 이 여름 '물'에게서 배우다.

by 문촌수기 2013. 1. 6.

상선약수 - 이 여름 '물'에게서 배우다.

06/21/2011 10:30 am

상선약수(上善若水)

“지극히 착한 것은 마치 물과 같다.”

연일 폭염에 물을 많이 찾게 됩니다. 곧 이어 장마도 시작이 된다 하구요. 이래저래 물을 가까이 하게 되는 계절에 ‘물’의 도덕적 의미를 새겨 봅니다.

자는 ‘지혜로운 이는 물을 좋아하고, 어진 이는 산을 좋아한다.’고 하였습니다. 물이 가지는 역동적 변화와 산이 가지는 고요함과 넉넉함을 말하겠지요.

자와 고자와와의 대화는 매우 극적입니다.

인간의 본성은 착하지도 악하지도 않다며 고자는 물에다 비유를 하고 있습니다. 물은 제 모습이 없으니 동쪽으로 길을 터주면 동쪽으로 흐르고 서쪽으로 길을 터주면 서쪽으로 흐른다는 거죠. 물에 동서가 없듯이 인간의 본성에도 선, 불선이 따로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어떤 환경에서 자라는가에 따라 착한 사람이 되기도 하고 악한 사람이 되기도 한다는 논리입니다. 이에 맹자는 고자가 설한 물의 비유를 그대로 가져와서 반박을 하면서 성선설을 주창하였습니다. “고자여. 물에 동서가 없다는 너의 비유는 참으로 그럴 듯하구나. 하지만 물에 위아래[上下]는 있지 않느냐? 어디로 흐르던, 아래로 흐른다는 것을 모르는가? 그것을 보더라도 물은 착한 것이여! 인간의 본성은 본시 착한 것이라구.”

이 착하다’고 선언한 원조는 노자입니다.

노자의 『도덕경』은 과거에서 지금까지의 지배적인 가치보다는 반대가 되는 가치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높은 자리’보다 ‘낮은 자리’, ‘채움’보다는 ‘비움’, ‘직선’보다는 ‘곡선’, ‘강함’ 보다는 ‘연약함’, ‘굳셈’ 보다는 ‘부드러움’의 가치를 말입니다. 행여 여성들이 불쾌하게 생각할지 모르겠습니다만 다분히 ‘여성적 논리’가 지배적이라 할 수 있죠. 이러한 여성적 논리와 가치는 산업화 시대를 바쁘게 살아온 현대인들에게 많은 시사점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느리게 살기, 비우기, 기다리기, 버리기를 통해 삶의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다시 돌아보게 합니다. 노자의 『도덕경』을 대표하는 사자성어는 누가 뭐래도 ‘무위자연(無爲自然)’일 것입니다. 이 형이상학적 개념을 가장 실제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있으니, 바로 ‘물[水]’입니다. 무위자연의 구체적 삶의 모습을 강조하면서 노자는 ‘상선약수(上善若水)’를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원문을 옮겨봅니다.

善若水(상선약수) 지극히 착한 것은 마치 물과 같다.

水善利萬物而不爭(수선리만물이부쟁)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면서도 다투지 아니하고

處衆人之所惡(처중인지소오) 모든 사람이 싫어하는 낮은 자리로 흘러간다.

故幾於道(고기어도) 그러하기에 도에 가깝다.

이 여름, 지혜와 선함, 부쟁과 겸허의 자세를 가르쳐 주는 ‘물’에게서 많은 것을 배우고자 합니다. [文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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