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우리 말이 있지만 그중 가장 아름답고 신비로운 말이 3개 있습니다. '삶, 사람, 사랑' 세 단어 입니다. 자꾸 자꾸 말해보십시오. '삶, 사람, 사랑', '사랑, 사람, 삶', '삶, 사람, 사랑','사랑, 사람, 삶' 말입니다. 그러면 이상하게도 이 세단어의 소리가 똑같아집니다. 마치 그 소릿가락이 은쟁반에 구슬이 구르듯 영롱하기 그지없는 아름다운 말이 됩니다. 사랑도 사람이고 사람도 삶이고 그렇게 사랑은 사람이고 또한 삶이 되어버립니다.
옛부터 불을 사르다를 가리키는 '(아래 아)살다.(燒)'와 살아가다의 뜻을 드러내는 '살다(生)'는 같은 말의 뿌리에서 나왔으며, '사람(아래 아, 람자)'도 바로 '(아래 아) 살다'와 '살다'에서 갈라져 나왔다합니다. 결국 인간은 살아가는 존재이며 그것도 단순히 살아져 가는 존재가 아니라, 생각하고 움직이며 활동하는 존재라는 것입니다. 나아가 타오르는 불과 같이 정열적으로 생의 의지를 방출해나가는 존재인 것입니다.
노랗다에서 '노랑', 파랗다에서 '파랑' 처럼 우릿말에는 용언의 어간에 '-앙/-엉'이 붙어 명사를 이루는 경우가 상당수 있다는데 바로 '사랑'은 불을 사르다의 '(아래아)살다(燒)'에서 비롯되었다 합니다. 즉 '사랑'이란 '불을 사르는 것'이라는 본래의 의미에서 '애틋이 여기어 위하는 마음'의 뜻으로 승화된 것이랍니다. 자신을 불태움으로써 말미암을 수 있는 희생적 사랑은 참으로 사람을 사람답게 하는 것이요 삶을 의미깊게 하는 것입니다. 또한 불사름은 생명현상의 본질이니 사랑은 삶의 가장 큰 명제요 의무인 것입니다. '사랑하는 삶, 사랑하는 사람, 이것이 사람의 삶이다.'라고 말입니다.
사람은 어떤 존재일까요? 우리 한글은 이렇게 가르치십니다. '사람'은 모름지기 서로를 염려하고 '생각'하며 불'사르는' '사랑'으로 '살아가는' 존재라고요. 사랑과 사람과 삶은 하나라고요. 서로 사랑하면서 살아갑시다.
"내가 인간의 여러 언어를 말하고 천사의 말까지 한다 하더라도 사랑이 없으면 나는 울리는 징과 요란한 꽹과리와 다를 것이 없습니다. ...." (고린토전서 13장 1-2절)
554돌 한글날 황보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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