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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C, 첼로 연주회 가을이 오면 어디선가 첼로소리가 들려온다. 내 귀에 문제가 생긴 것이라면 이런 병은 참 좋은 병이다. 나도 계절도 물들어가는 시기에 갈수록 첼로의 매력이 끌린다. 젊은 첼리스트를 만나 듣게 되는 늦가을 소리에 오늘이 설랜다. 12월이건만 내겐 아직도 가을이다.첼리스트 김가은의 노트 20대의 시작을 모든 문화의 집합체라고도 할 수 있는 뉴욕에서 맞이하며 각기 다른 사람과 장소를 경험하였고, 자연스레 “다양성"이라는 용어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다양성”을 인정함으로 음악 안의 특정한 감정과 사건을 폭넓은 시야로 바라보고 그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이번 공연은 시대, 작곡가, 곡의 역사 등 많은 부분에서 확연한 다름이 있는 프로그램으로 구성해 보았습니다. 그중에는 뚜렷한 주제나 사건을 바.. 2023. 12. 10.
차이코프스키, 콘체르트의 밤 내 청춘의 애청곡, 베스트리스트의 협주곡을 듣는다. 부천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연주회 특별기획연주회 차이콥스키 스페셜 Concerto vs Concerto 2023, 11. 30.목 7:30pm부천아트센터 콘서트홀 지휘 박혜산 연주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 Concerto vs. Concerto는 일반적인 연주회의 틀에서 벗어나 오직 협주곡만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한 부천필하모닉 오케스트라만의 특별 기획 프로그램이다. 매년 전석매진을 기록하며 그 인기를 이어가고 있는 이 시리즈의 올해 주제는 차이콥스키이다. 차이콥스키가작곡한 단 하나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바이올리니스트 임동민이 연주하고, 그 어떤 작품보다도 상징적인 피아노 협주곡 제1번을 피아니스트 박진형이 생명을 불어넣으며 협주곡의 매혹적인 광채로 가득찬 저녁을 .. 2023. 11. 29.
단종의 장릉만의 특별함 처가 식구들과 함께 한 영월 관광, 마지막 행선지가 단종의 장릉이다. 먼저, 조선왕조의 가장 슬픈왕, 단종 약사를 정리해본다. 단종 약사 ● 출생 : 1441년(세종 23)에 세자(문종)과 세자빈(현덕왕후) 사이에서 출생 ● 어머니는 난산으로 3일 만에 죽고, 할머니뻘인 세종 후궁 혜빈 양씨가 양육함 ● 8 세 : 1448년(세종 30) 세손에 책봉됨. 조선왕실 최초의 왕세손임 ● 10세 : 1450년(세종 32) 세종 승하, 문종 즉위. 단종은 왕세손에서 세자로 책봉됨 ● 12세 : 1452년(문종 3) 문종 승하, 단종 즉위. ● 13세 : 1453년(단종 1) 10월, 수양대군 계유정난으로 정권을 장악, 안평대군 사사, 고명대신 영의정 황보 인, 좌의정 김종서, 우의정 정 분 등 피살 ● 14세 :.. 2023. 11. 27.
단종의 유배지, 청령포 국가지정 명승 제50호. 어린 단종이 유배되어 온 곳, 육지 속의 섬과 다름없는 청령포(淸泠浦)를 다시 찾았다. 영월군 남면 광천리 남한강 상류에 위치한 단종의 유배지로, 2008년 12월 국가지정 명승 제50호로 지정되었다. 조선 제6대 왕인 단종은 숙부인 수양대군에게 왕위를 찬탈당하고 상왕으로 있다가 1456년 박팽년, 성삼문 등 사육신들의 상왕 복위의 움직임이 사전에 누설되어 모두 죽음을 당하는 사육신 사건이 일어나고 다음해인 1457년 노산군으로 강봉되어 첨지 중추원사 어득해가 거느리는 군졸 50인의 호위를 받으며 원주, 주천을 거쳐 이곳 청령포에 유배되었다. 청령포는 동, 남, 북 삼면이 물로 둘러싸이고 서쪽으로는 육육봉이라 불리는 험준한 암벽이 솟아있어 나룻배를 이용하지 않고는 밖으로 출입할 .. 2023. 11. 23.
노시산방에서 수향산방까지 수화 김환기와 향안 변동림이 노시산방 주인이었던 근원 김용준을 배웅하고 있다. 감은 다 익어가고 날은 차다. ■ 김용준의 노시산방(老枾山房, 기거 1934-1944)1948년 이 출판된 당대에 “시는 정지용, 소설은 이태준, 수필은 김용준”이라는 말을 들을만큼 문사철에 뛰어난 화가, 김용준(近園 金瑢俊· 1904∼1967)이 성북동으로 이사를 한 것은 1934년이었다. 그때만해도 그 곳은 집 뒤로 꿩은 물론 늑대도 가끔 내려올 만큼 산골이다. 하지만 김용준은 '뜰 앞에선 몇 그루의 감나무는 내 어느 친구보다도 더 사랑하는 나무들'이라 할 정도로 늙은 감나무 몇 그루를 사랑했기 때문에 이 집으로 왔다. 한 해전 먼저, 성북동 수연산방에 자리잡은 이태준(1904-1978, 호는 尙虛)이 그 감나무의 늙음을 .. 2023. 11. 21.
BPO, 오페라와 오케스트라 해설음악회 어린이집에서 손녀아기 기침이 심하다며 전화가 왔다. 병원에 데려갔다가 대기 시간이 너무 길어 연주회 가기를 포기하려 했다. 다행히 딸네집에서 저녁을 먹고 시간에 맞춰 들어왔다. 오늘도 오길 참 잘했다. 역시 부천필이다. 오늘 이 연주를 듣지 못했다면 무척 아쉬울 뻔 했다. 유정우 음악평론가와 함께하는 올해의 마지막 해설음악회이다. 내 생애에 처음 들어보는 곡을 이렇게 아름답게 들을 수 있다니! 게다가 최애의 카르멘을 타악기로 이렇게 매력적으로 만들어 내다니! 그것은 하늘이 만드는 번개소리였고, 천둥소리였고 바람의 소리였고 은총의 소리였다.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 해설음악회V 클래식 플레이리스트 「오페라와 오케스트라」 2023년 11월 17일(금) 오후 7시 30분 부천아트센터 콘서트홀 지휘> 김홍식 해설> .. 2023. 11. 18.
카타쿰바, 성북동성당의 유리성화 밖에서 보는 성북동 성당은 밝고 따뜻하다. 성전으로 들어가면 의외로 어둡다. 그 어둠 속에서 눈 앞에 십자가상과 유리성화가 환하게 내방객을 맞이한다. 절로 고개 숙이지 않을 수 없다. 여느 성당과 다르게 일층이 성가대석이고 양쪽의 계단을 내려가야 성체를 모신 제대와 성전이 있다. 하느님 계신 곳으로 더 높이 오르지 않고 더 낮은 지하로 내려가 있다. 그렇게 어둡다보니 마음은 산만하지 않고 성체와 십자가상, 스테인드글라스(stained glass)에 집중할 수 있었다. 성체와 십자가상을 중심으로 양쪽의 유리성화에는 한복입은 주인공도 등장하고 우리의 민화풍이라 친근하다. 유리성화들 사이로 예수의 수난(Passion of the Christ), '십자가의 길' 14처가 부조되어 있다. 천장에서 내려오는 빛을 .. 2023. 11. 16.
온량공검양(溫良恭儉讓) 성북동 최순우 옛집, 대청에 걸린 논어 글귀. "온량공검양이득지" (溫良恭儉讓 而得之)'온량공검양(溫良恭儉讓)'은 자공이 스승 공자의 인품을 표현한 말이다. 공자께서는 따뜻하고 어질며, 공손하고 검소하며 겸양의 덕을 지녀셨다는 것이다. 현판은 추사 김정희의 스승인 강세황의 필체를 모아서 만들었다고 한다. 원문에서는 ‘以’라고 했으나 현판에서는 ‘而’로 썼다. 01학이편 10장에 나온다. 子禽問於子貢曰 夫子至於是邦也 必聞其政 求之與 抑與之與 (자금문어자공왈 부자지어시방야 필문기정 구지여 억여지여) 子貢曰 夫子溫良恭儉讓以得之 夫子之求之也 其諸異乎人之求之與 (자공왈 부자온량공검양이득지 부자지구지야 기저이호인지구지여) 자금이 자공께 물었다. “공자께선 어느 나라든 가실 때마다 그 나라의 정치에 관해 이야기를 나.. 2023. 11. 15.
최순우 옛집, 한용진 조각전 같은 길을 걷다 퇴직한 우인들과 성북동 '최순우옛집'을 찾았다. 뒷뜰 오수당 툇마루에 앉아, 낮잠의 단상을 나누고 후원뜰에 놓인 물확에 대한 담소도 즐겼다. 用자 창살의 안채를 들여다보니 안방 마님 같이 앉아있는 둥근 돌덩이가 전시되고 있었다. 후원에 梅心舍 현판된 ㄱ자 안채 안방이 전시장이다. 들어가는 대청 머리위에 현판된 글도 읽고 안방의 한지더미를 받침대 삼아 놓여있는 돌조각들을 보았다. 영겁의 시간을 품었던 돌이 현세의 인연이 닿아 사람 손에서 잘 다듬어지고 마름질되어 있다. 이제 생명을 지닌 돌이 되었다. 그 위로 햇살이 내려앉아 있다. 그 햇살과 나누는 소리가 정겹다.혜곡의 영감 3 ㅡ 한용진 조각전 김홍남 혜곡최순우기념관 관장 '혜곡의 영감'은 혜곡 최순우 (1916~1984)라는 인물이 우.. 2023. 11.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