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음악과 미술71

마지막 낭만주의자, 라흐마니노프 더 높은 하늘, 시원한 바람, 참 좋은 가을. 중앙공원 단풍이 예쁘게 물들었다. 그 바로 앞의 부천아트센터. 아침 일찍 헬스장 들러 간단히 운동하고 둘이서 강연 시간에 맞춰 길을 나섰다. 오늘은 라흐마니노프 음악을 감상하며 그의 생애를 음악평론가 조희창 선생의 강연으로 듣는 좋은 시간이었다. 지금으로부터 150년 전에 러시아에서 태어나, 광기(狂氣)의 20세기 전반을 살면서도 낭만을 지켜온 '마지막 낭만주의자(Last Romantist)' 라흐마니노프. 그의 첼로소나타 3악장(Op19)은 이 가을 맑은 하늘과 낙엽에 너무 잘 어울린다. 첼리스트 얀 포글러(Jan Vogler)와 피아니스트 엘렌 그리모 (Hélène Rose Paule Grimaud)의 연주가 아름답다. 아니 그 보다 영상이 더 매력적이다.. 2023. 10. 25.
가족사랑, 장욱진 그림 장욱진 화백의 그림은 동화같다. 단순하고 간결하면서 따뜻하고 친근하다. 아이들도 따라 그릴 만큼 쉬워서 행복하다. 장욱진 화백은 까치와 동그라미와 아이들과 가족화를 많이 그렸다. 가족은 생의 시종(始終)이며, 복의 원천이요, 위안의 요람이다. 집의 울타리도 둥글고, 나무도 달항아리처럼 둥글다. 아이의 얼굴도 해를 닮아 둥글다. 그래서 넉넉한 미소가 번진다. 그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나도 아이가 되어 엄마를 찾고 고향 집으로 가게 된다. 그래서 더 건강해진다. 그러나 지금은 없는 엄마와 고향, 그래서 더욱 그의 그림을 그리워한다아래 그림은 근래 '60년만에 돌아온 장욱진의 첫 화로 크게 화제가 되었다. 손가락 하나와 한뼘의 크기도 되지 않는 작은 그림이지만 장욱진 가족의 행복은 한량없이 넉넉하다.초현실적인.. 2023. 10. 24.
나날이 좋은 날, 일일시호일 저자거리에서 나물을 파는 할멈은 맑은 날이나 비오는 날이나 매냥 슬픈 얼굴을 지었습니다. 그러다가 장마지거나 가뭄이 지면 나날이 눈물을 흘리며 앉아 있었습니다. 저자길을 자주 지나던 스님이 그 모습을 보고는 무릎을 굽혀 이 울보 할멈에게 물었답니다. "어찌 할멈은 매냥 우시오. 그 사연이나 함 들어봅시다." 슬픈 마음을 하소연할 길 없어 답답하던 터에, 때 마침 자비롭게 물어보는 스님이 여간 고맙지 않았습니다. 할멈은 신세 타령을 늘어 놓습니다. "아, 글쎄. 이내 신세 어찌나 박복한지요. 영감 일찍 저 세상 보내고 어렵게 어렵게 두 딸년을 키웠건만, 큰 딸은 짚신장수한테 시집가고, 작은 딸은 우산장수한테 시집을 갔지 뭡니까? 가뭄이 길어지면 작은 딸네 우산이 안 팔릴 것이고, 장마 때가 되면 큰 딸네 .. 2023. 10. 20.
사이와 그 너머 모네가 "포플러 연작"을 그린 것은 당시 유럽에 유행했던 '자포니즘 (Japonism)'의 영향이 컸다고 한다. 일본의 목판화 (우키요에) 를 본 모네는, 소나무 사이로 보이는 후지산의 모습에 충격을 받았다. '사물의 사이 그 너머로 보이는 모습'을 그리는 것은 당시 유럽에선 그려지지 않던 풍경이었다. "사이와 그 너머, between and beyond, 間과 超, inter et ultra, Meta" 지금 여기에 있는 나, 그것에 감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나와 너 우리 사이에, 지금을 넘어서 내일은, 여기를 벗어나 저기에, 무엇이 있는지를 찾는 것은 더더욱 소중하다. 2023. 10. 6.
한국근현미술전 1. 박생광, 구본웅, 이인성 박생광, 이름 만큼이나 그림도 대단히 인상적이다. 허허!, 그의 호도 그렇다. '그대로' #박생광 그대로 "최근 내가 의식적으로 한국적 시리즈 작업을 하는 데 있어서 흑자는 구태의연하다고 하나, 나는 그것이 바로 나의 진실된 현대화라고 생각한다. 촉석루가 있는 유서 깊은 곳에서 논개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민족을 생각하고, 고색창연한 원색단청을 항상 생각하며 자랐기 때문에 오늘과 같은 내 그림의 세계가 펼쳐진 것 같아..."#구본웅 '내 나이 41, 생활의 대부분과 미술생활의 전부가 왜정의 그물 속에서 지냈다. 나의 미술적 수학 내지 수업이 왜정의 손끝에서 되었다..(중략).. 나는 솔직히 말하노니, 나의 뇌수를 청소시키지 않고는 참다운 나를 찾지 못할 것이며, 그 청소는 쉽사리 일조일석에 완전치 못할 것이.. 2023. 9. 11.
BAC, 부천필하모닉 -낭만주의ii 부천필하모닉 해설음악회4- 낭만주의ii + 드보르작, 체코모음곡 https://mnakvsx137.tistory.com/m/10 [음악탐구] 드보르작 - 체코 모음곡(조곡) 라장조, 작품 번호 39/Dvorak - Czech Suite in D major, Op. 39드보르작 - 체코 모음곡(조곡) 라장조, 작품 번호 39 Dvorak - Czech Suite in D major, Op. 39 이 곡은 노다메 칸타빌레 1화 첫 장면에 나오는 곡으로 나름 깊은(?) 의미를 갖는다. 치아키가 자신의 어린시절 mnakvsx137.tistory.com +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5번과 가수 존 덴버 그리고 민해경 https://munchon.tistory.com/m/1689 2023. 9. 9.
한국근현대미술전4 - 천경자, 최욱경 1) 천경자(千鏡子, 1925-2015) 천경자는 개성 넘치는 화풍과 예술성으로 한국 근현대미술사에 큰 족적을남겼으며 대중적 인지도에서도 독보적인 위상을 차지하는 작가다. 1941년 광주공립여자고등보통학교를 졸업한 뒤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도쿄여자 미술전문학교에서 일본화를 공부하게 된다. 이때 인물화가인 고바야가와 기요시(小早川清,1899-1948)를 사사하여 인물화를 집중적으로 배우게 되었다. 귀국 후에는 1943년, 1944년 연달아 《조선미술전람회》에 입선했다. 모교에서 미술교사로 지내던 중 1949년 서울에서의 개인전으로 큰 주목을 받게 되었다. 천경자의 초기 화풍은 일본화의 영향을 많이 받은 세밀하고 사실적인 채색화의 경향을 띠었지만, 1950년대 후반부터 백양회(白陽會),모던아트협회 등 그룹.. 2023. 9. 7.
한국근현대미술전 3-나혜석, 박래현, 방혜자, 이성자, 3. 여성, 또 하나의 미술사 나혜석, 박래현, 방혜자, 이성자, 천경자, 최욱경 봉건, 남성 중심 가부장제의 질곡을 딛고 일어선 한국 여성 미술의 여정을 추적하는 섹션이다. 근대미술을 '여성'이라는 시각으로 조명한 전시는 아직 한번도 없다. 이 섹션은 남성 중심의 주류 미술사에 새로운 문제를 제기한다(2022년 베니스비엔날레 본 전시는 '여성 비엔날레'를 표방했다). 한국 근대의 여성미술은 그 존재 자체로 선구적, 이례적, 극적, 숙명적이다. 불같은 생애와 예술은 모두가 한 편의 소설이요 드라마 이상이다. 출품 작가 모두 험난한 해외 유학의 길을 걸었다. 결혼과 육아, 가사, 사회 편견 등 많은 고난과굴곡을 딛고 일어선 여성의 승리로 볼 수 있다. 근대 여성 미술사야말로 페미니즘의 맹아다. 최초의 여성.. 2023. 8. 29.
한국근현대미술전 2-배운성/이쾌대/변월룡/황용엽 2. 디아스포라 민족사의 여백 배운성/이쾌대/변월룡/황용엽 민족분단 70년. 이 시간과 공간은 비단 이데올로기의 분단, 국토의 분단에 그치지 않는다. 인간의 삶 자체를 송두리째 뒤흔든 분단이라 해야옳다. 미술의 남북 분단도 장장 70년이 이어지고 있다. 분단의 미술사!동족상잔의 6· 25 전쟁을 거치면서 미술계의 인적 구조는 대대적인 변혁을 겪었다. 이른바 '월남 작가'와 '월북작가'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뼈아픈 이산의 미술사가 탄생했다. 그리고 오늘까지 이어지는 기나긴 분단 고착화와 높은 단절의 벽 이번 전시는 이 분단의 미술사를 조명하는 섹션을 꾸몄다. 자칫 전설로 사라질 뻔했던 월북작가의 유산이극적으로 부활해 우리와 다시 만난다. 또 '제3의 한국' 해외 한인 작가의 작품도 소개한다. 통일의 미술사,.. 2023. 8.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