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와 <도덕경>에 묻는 교육의 길(1)-말에 대하여 - 황보근영
Ⅰ. 말에 관한 인문학 - 좋은 말로 가르칩시다.
세상살이, ‘일’이 힘든 것도 있지만, 실은 ‘관계’가 더 힘들죠. 그 인간관계에서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이 있다면 ‘말[言]’일 것이구요. 칼 보다 부드러운 혀가 뱉어내는 말 한마디에 사람이 살고 죽기도 합니다. 말이 범람하는 시대, 정말 ‘말’을 삼가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습니다.
교사!, 말로 먹고사는 직업.
돌아보면 참 많은 말을 쏟아내고 살았습니다. 새삼 저의 말을 돌아보며 교육자로서의 ‘좋은 말’은 어떠해야 하는지를 고민하게 됩니다.
성현의 말씀을 들으면 참으로 말하는 것이 무섭고 삼갈 일입니다.
말 아니함[不言]의 가르침과 삶을 어떻게 살아 갈 것인가?
가장 좋은 말은 무엇일까요? 공자는 ‘無言(무언)’, 노자는 ‘不言(불언)’을 말 하였습니다. 다른 말이지만 같은 뜻입니다.
1. 공자의 《논어》 : 인(仁)과 군자(君子)의 인간상을 강조하시면서 언행일치와 말보다는 행실을 먼저하라고 가르치십니다.
04이인24> 君子欲訥於言而 敏於行. [눌언민행]
군자는 말은 어눌하고자 하고, 실행은 민첩하고자 한다.
12안연03> 仁者, 其言也訒. 어진 이는 그 말을 참아서 한다.
13자로03> 故君子 名之必可言也, 言之必可行也. 君子於其言, 無所苟而已矣. (명지필가언야, 언지필가행야)
그러므로 군자는 이름을 붙이면 반드시 말할 수 있으며, 말할 수 있으면 반드시 행할 수 있으니, 군자는 그 말에 있어 구차히 함이 없을 뿐이다.
14헌문14> 公明賈對曰, “夫子 時然後言, 人不厭其言 .....義然後取, 人不厭其取.” (시연후언, 인불염기언.....의연취의, 인불염기취)
공명가가 대답하기를, “공자선생님(夫子)께서는 때에 맞은 뒤에야 말씀하시므로 사람들이 그 말을 싫어하지 않으며, 의에 맞은 뒤에야 취하시므로 사람들이 그 취함을 싫어하지 않는 것입니다.”
14헌문29> 君子 恥其言而 過其行. 군자는 말을 부끄러워하고 행실을 말보다 더한다.
15위령공05> 言忠信, 行篤敬 (언충신 행독경) 말이 충실하고 행실이 독실하라.
16계씨13> 不學詩, 無以言. ~ 不學禮, 無以立.
시를 배우지 않으면, 말을 할 수 없다. ~ 예를 배우지 않으면, 설 수 없다.
17양화19> 子曰, “予欲無言.” 子貢曰, “子如不言, 則小子何述焉?”
子曰, “天何言哉? 四時行焉, 百物生焉, 天何言哉?”
공자 : “나는 말을 하지 않으려 한다.” (여욕무언)
자공 : “스승께서 말씀을 하지 않으시면 저희 같은 소자가 어찌 알 수 있겠습니까?”
공자 : “하늘이 무슨 말을 하던가? (천하언재)
<그런데도> 사시가 운행되고 온갖 물건이 생장하나니,
하늘이 무슨 말을 하던가?”
20요왈03> 不知命, 無以爲君子也, 不知禮, 無以立也, 不知言, 無以知人也.”
명을 알지 못하면 군자가 될 수 없고, 예를 알지 못하면 설 수 없고, 말을 알지 못하면 사람을 알 수 없다.
2. 노자,《도덕경》: 도덕경은 ‘무위자연의 도’를 강조하면서 아래로 흐르는 물[水]과 꾸밈없는 통나무[樸]의 비유를 통해 삶의 ‘겸허’와 ‘유약’의 가치를 전해준다. 더하여 ‘불언(不言)’의 가치를 강조하고 있다.
<2장> 말 아니하는 가르침을 행하다.
萬物作焉而不辭, 生而不有, 爲而不恃,
功成而弗居, 夫唯弗居, 是以不去.
성인은 ‘함이 없는 일’에 처하고 ‘말 없는 가르침’을 행한다.
만물은 스스로 자라나는데
성인은 내가 그를 자라게 한다고 간섭함이 없고,
잘 생성시키면서도 그 생성의 열매를 소유함이 없고,
잘 되어가도록 하면서도 그것에 기대지 않는다.
공이 이루어져도 그 공속에 살지 않는다.
대저 오로지 그 속에 살지 아니하니 영원히 살리로다!
<5장> 말 많이 하지 마라.
多言數窮, 不如守中.(다언삭궁 불여수중)
말이 많으면 자주 궁해진다. 그 속에 지키느니만 같지 못하다.
<생각거리>
〇 지혜로운 자의 말은?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〇 어리석은 자의 말은?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〇 불언지교, 어떻게 할 것인가?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〇 느낌과 다짐 !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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