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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툰골프 나름인문학12

일기일회 아직 턱도 없다. 드라이버를 잘 치기나 하나? 아이언을 잘 치기나 하나? 어프로치라도? 퍼팅은? 어느 하나도 자신있는 게 없다, 드라이버를 휘둘러 우연히 200미터를 날려도 일타요, 퍼터로 3미터를 쳐도 1타다. 매 순간마다 가만히 앉아 있는 공을 건드리기만 해도 일타다. 그러니 크든 작든 매 순간에 최선을 다해야 하며, 그 순간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 내가 만나는 이 시간은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뿐더러, 과거에도 없었고 미래에도 없다. '만년에 단 한번, 천년에 단 한차례(萬歲一期 千載一會)'다. 이 순간은 생애 단 한번의 만남이요, 전 우주 생애의 절대유일(絶對唯一)하다. 흔히 골프가 인생과 같다고 한다. 만나는 사람에게 정성을 다하고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한 번 지나.. 2023. 6. 29.
늘 보기? 상춘곡과 콰이강의 다리 골프 참 어렵다. "또 보기야? 대체 이게 몇 번째야? 귀신같이 따라붙네." 드라이버 비거리는 짧고, 우드는 사고치기가 일쑤여서 짧은 아이언으로 따라가다보니 늘 보기고, 때론 더블보기다. 어떨 때는 "콰트로플보기", 따라 읽기도 힘든 말을 듣는다. 늘 보기를 하다보니 갑장 친구는 "보기만 하면 변태라는데?"라며 놀린다. 하하하, 그래도 내 입에서 저절로 '늘봄'이 맴돈다. '늘보기, 늘봄, 나날이 봄, 常春, 賞春, 賞春曲...'하여 상춘곡을 다시 노래한다. 이러니 골프를 잘 칠 수 없지. 그래! 노래하며 즐기며 천천히 따라가자. 동반자들에게는 늦어서 미안하지만. 그래도 동생은 '시야! 보기 플레이만 해도 골프, 잘 치는거야'라며 위로했지만, 나는 스크린 골프에서 '늘 보기'란 말이다. 상춘곡을 다시 읽.. 2023. 5. 8.
힘을 빼라. 나름 삶의 신조가 있다. 멀리가려면 가볍게 가라. 그랬건만 골프채를 잡고 힘껏 휘두르다보면 뒷땅에다 탑볼, 아니면 훅이나 슬라이스. 특히나 해저드 연못을 보면 쫄아서 온몸에 힘이 들어간다. 결국 퐁당! 이런 멍충이! 힘이 들어갔기 때문이다. 귀에 딱지가 생길만큼 힘을 빼라고들었건만 2023. 5. 6.
물은 좋은 것이야! - 上善若水 물만 보면 뛰어든다. 물이 좋아서가 아니라 골프공이 잘도 찾아서 들어간다. 해저드! "아이쿠, 이 바보야." 한 클럽 더 잡고 힘껏 휘둘렀는데도 사정없이 빠진다. 이러니, '이 바보야' 자조의 소리가 절로 나온다. O선생님이 웃으며 한 말씀하신다. "그렇다면, 물을 홀 깃대라고 여겨봐유~~허허 " 생각을 바꿔보란 말씀이다. 그래, 역발상! "물은 좋은 것이야." 아니, 물은 진짜로 제일 좋은 것이다. 상선약수(上善若水)에서 '약수(若水)'를 자호로 삼았지 않았나? 물과 친하자. 무서워하지말고 아름다운 경치라고 여기고 여유를 갖자. 박세리의 멋진 샷을 떠올리면서. 에서 읽는다. 上善若水(상선약수) 지극히 착한 것은 마치 물과 같다. 水善利萬物而不爭 (수선리만물이부쟁)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면서도 다투지 아.. 2023. 4. 19.
골프보다 사람이 먼저다. 골프 정말 잘 치고 싶다. 그런데 드라이버를 휘두르고 나면 늘 후회가 막심하다. 나의 스윙 자세가 잘못된 탓이 가장 크지만 주변을 살피지 않고, 앞만 바라 보고 마구 덤빈 탓이다. 골프를 잘 치려면, 하늘과 땅을 잘 살펴야 한다고 들었다. 먼저 하늘의 바람을 읽어야 한다. 앞바람인지 뒷바람인지에 따라 클럽 선택이 달라진다. 훅방향인지, 슬라이스 방향인지를 감잡아 자세를 달리한다. 아침과 낮이 다르고, 맑은 날과 흐린 날에 따라 잔디 결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골프라고 한다. 그 다음은 홀마다 다른 코스를 읽어야 한다. OB와 해저드 라인, 러프와 벙커의 위치를 훑어보고, 페어웨이가 오르막 길인지 내리막 길인지를 살펴서 클럽을 선택하고 샷 방향을 결정짓어야 한다. 그린 위에서도 홀까지 도달할 수있는 경사.. 2023. 4. 18.
부드럽게 빠르게...유약승강강 우드를 잘 치고 싶다. 드라이버의 비거리가 짧아서, 세컨 샷으로 어느 정도는 따라가야 하는데, 우드를 잡으면 늘 사고친다. 난 아무래도 장검에 약한가 보다. 쎌리(Sally)님이 팁을 주셨다. '부드럽게, 그러나 빠르게' 마치 음악연주의 나타냄 말과 같다. dolce(돌체, 부드럽게)와 veloce(벨로체, 빨리) 그래! '돌체, 벨로체'하자. 죽은 것은 딱딱하고 굳어 있고, 살아 있는 것은 부드러운 것이다. 여기에 나름대로 animato(아니마토, 활기있게)를 더해 부드러운 템포를 만들어 보자. 우드를 잡으며 주문을 읊는다. '돌체 벨로체 아니마토' 이제부터 편안한 마음으로 힘은 빼고, 백스윙은 부드럽게, 팔로우스윙은 빠르게, 활기찬 기분으로. 에서 읽는다. 柔弱勝剛强(유약승강강)-36장 부드럽고 약한.. 2023. 4. 18.
L to L과 B to B, 기본으로 돌아가자. 골프 좀 친다고 힘이 들어간다. 비거리를 늘린답시고 팔을 냅다 휘두른다. 결국 뒷땅을 치고 슬라이스 아니면 훅이 났다. "앞 땅도 내 땅, 뒷땅도 내 땅!" 최갑장의 농으로 웃어 넘긴다. 보다 못해, O선생님이 한 말씀 하신다. '팔로 치지말고, 허리를 돌리라.'고. 유투브에서 이것 저거 줏어 보고, 이랬다 저랬다 변덕도 심해지고, 내 나름대로 변칙도 생겼다. 어디서부터 뭐가 잘못되었는지도 모르겠다. 다시 O선생님께 찾아가 여쭌다. 결론은? 그립에서부터 어드레스, 코킹과 힌지, 천천히 백스잉, 탑에서 전환, 무게중심이동, 치킨 윙과 스웨이 잡기, 임팩트에서 릴리즈, 팔로우 스윙 던지기, 그리고 가장 기본적인 'L to L', 처음 배울 때 듣고 익혔던 것을 잊고 있었다. 힘보다는 결국, BTS, 밸런스와.. 2023. 4. 18.
누구를 원망해? 반구저기 그립, 어드레스를 제대로 잡고, '자바머리ㆍ자바다리'를 주문하며 백스윙, 다운스윙, 임팩트, 팔로우 스윙을 했건만, 아이쿠야! 이번에는 OB요, 해저드다. 황보, 초보, 바보야! 후회해봤자 때를 놓쳤다. 애궂게 드라이버를 내리친다. 괜히 바람을 탓한다. 좁고 긴 골프장, 블라인드 홀을 탓한다. 그럴 때, 유쾌하게 술에 취하신 아버지의 노랫가락이 흘러나온다. '누구를 원망해 이 못난 내 청춘을~' 누굴 탓하랴? 헤드업에 치킨 윙한 내탓이지. 슬라이스 바람을 읽지 않았던 내 탓이지. '제 탓이요, 제 탓이요, 제 큰 탓이옵니다' 가슴을 세 번 친다. 다음 홀부터는 단디 살피자. 투덜대지 말고 툴툴 털어버리자. '잘있거라 나는 간다 부디부디 행복하여라.' 백야성의 https://youtu.be/iUPu4m_k.. 2023. 4. 5.
Back to basic, 반자도지동 골프는 홀을 향해 앞으로 나가는 운동이다. 그래서 똑바로 멀리치려고 애를 쓴다. 정타격과 강한 임팩트로 볼스피드를 높이고 적정 발사각을 유지하면서, 목표를 향해 날아가야한다. 그럴려면? O 선생님한테서 매번 듣는 말이 있다. '뒤로 잘 가야 앞으로 잘 간다' 그래, 시작이 좋아야 끝이 좋지. 결국 입력이 출력을 결정짓는다. 그립, 어드레스, 백스윙에 정성을 기울이자. 반동(反動), 백스윙이 중요하다. 노자의 에서 읽는다. '반자도지동(反者道之動), 약자도지용(弱者道之用) ~"거꾸로 가는 것(돌아가는 것)이 이 도의 움직임이다. (강한 것보다)약한 것이 도의 쓰임이다." - 도덕경 40장 2023. 4.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