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보기? 상춘곡과 콰이강의 다리
골프 참 어렵다. "또 보기(Bogey)야? 대체 이게 몇 번째야? 귀신같이 따라붙네." 어떤 친구는 나의 보기 투정을 들으면, "변태야 변태, 보기만 하고..그러다가 언제 연애하냐고?"라며 놀린다. '이건 또 무슨 말이지?' 하다가 늦게서야 웃음이 터진다. 드라이버 비거리는 짧고, 우드는 사고치기가 일쑤여서 짧은 아이언으로 따라가다보니 늘 보기(Bogey)고, 때론 더블보기다. 어떨 때는 '콰트루플보기(Quadruple Bogey)', 따라 읽기도 힘든 말을 듣는다. 하하하, 그래도 내 입에서 저절로 '늘봄'이 맴돈다. '늘보기, 늘봄, 나날이 봄, 常春, 賞春, 賞春曲...'하여 상춘곡을 다시 노래한다. 이러니 골프를 잘 칠 수 없지. 그래! 노래하며 즐기며 천천히 따라가자. 동반자들에게는 늦어서 미..
2023. 5. 8.
부드럽게 빠르게...유약승강강
우드를 잘 치고 싶다. 드라이버의 비거리가 짧아서, 세컨 샷으로 어느 정도는 따라가야 하는데, 우드를 잡으면 늘 사고친다. 난 아무래도 장검에 약한가 보다. 쎌리(Sally)님이 팁을 주셨다. '부드럽게, 그러나 빠르게' 마치 음악연주의 나타냄 말과 같다. dolce(돌체, 부드럽게)와 veloce(벨로체, 빨리) 그래! '돌체, 벨로체'하자. 죽은 것은 딱딱하고 굳어 있고, 살아 있는 것은 부드러운 것이다. 여기에 나름대로 animato(아니마토, 활기있게)를 더해 부드러운 템포를 만들어 보자. 우드를 잡으며 주문을 읊는다. '돌체 벨로체 아니마토' 이제부터 편안한 마음으로 힘은 빼고, 백스윙은 부드럽게, 팔로우스윙은 빠르게, 활기찬 기분으로. 에서 읽는다. 柔弱勝剛强(유약승강강)-36장 부드럽고 약한..
2023. 4. 18.
L to L과 B to B, 기본으로 돌아가자.
골프 좀 친다고 힘이 들어간다. 비거리를 늘린답시고 팔을 냅다 휘두른다. 결국 뒷땅을 치고 슬라이스 아니면 훅이 났다. "앞 땅도 내 땅, 뒷땅도 내 땅!" 최갑장의 농으로 웃어 넘긴다. 보다 못해, O선생님이 한 말씀 하신다. '팔로 치지말고, 허리를 돌리라.'고. 유투브에서 이것 저거 줏어 보고, 이랬다 저랬다 변덕도 심해지고, 내 나름대로 변칙도 생겼다. 어디서부터 뭐가 잘못되었는지도 모르겠다. 다시 O선생님께 찾아가 여쭌다. 결론은? 그립에서부터 어드레스, 코킹과 힌지, 천천히 백스잉, 탑에서 전환, 무게중심이동, 치킨 윙과 스웨이 잡기, 임팩트에서 릴리즈, 팔로우 스윙 던지기, 그리고 가장 기본적인 'L to L', 처음 배울 때 듣고 익혔던 것을 잊고 있었다. 힘보다는 결국, BTS, 밸런스와..
2023. 4. 18.
누구를 원망해? 반구저기
그립, 어드레스를 제대로 잡고, '자바머리ㆍ자바다리'를 주문하며 백스윙, 다운스윙, 임팩트, 팔로우 스윙을 했건만, 아이쿠야! 이번에는 OB요, 해저드다. 황보, 초보, 바보야! 후회해봤자 때를 놓쳤다. 애궂게 드라이버를 내리친다. 괜히 바람을 탓한다. 좁고 긴 골프장, 블라인드 홀을 탓한다. 그럴 때, 유쾌하게 술에 취하신 아버지의 노랫가락이 흘러나온다. '누구를 원망해 이 못난 내 청춘을~' 누굴 탓하랴? 헤드업에 치킨 윙한 내탓이지. 슬라이스 바람을 읽지 않았던 내 탓이지. '제 탓이요, 제 탓이요, 제 큰 탓이옵니다' 가슴을 세 번 친다. 다음 홀부터는 단디 살피자. 투덜대지 말고 툴툴 털어버리자. '잘있거라 나는 간다 부디부디 행복하여라.' 백야성의 https://youtu.be/iUPu4m_k..
2023. 4. 5.